임병훈 텔스타㈜ 대표이사 CEO
이노비즈협회 명예회장

임병훈 텔스타㈜ 대표이사 CEO
임병훈 텔스타㈜ 대표이사 CEO

한국을 경험한 외국인들에게 소감을 물으면 예나 지금이나 ‘다이나믹 대한민국’이라는 단어를 가장 많이 답한다고 한다. “우리도 한번 잘 먹고 잘 살아보자”라고 외치며 반세기만에 세계 최빈국에서 선진국이 되었고, 노벨문학상까지 받으며 모든 분야에서 세계인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 할아버지에서 손자까지 3대가 한 공간에서 부딪히며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이루며 생긴 대한민국만의 특별한 DNA 덕분이다.

최근 한국은행 이창용 총재는 올해 GDP(국내총생산) 성장율을 1%대로 예측하며, 혁신성이 떨어진 대한민국 경제를 대단히 비관적으로 전망했다. 일선 산업현장에서 제조기업들을 상대로 스마트팩토리 구축 비즈니스를 하고 있는 필자의 소감도 똑 같다. 급기야 이제는 규제혁신을 절규하는 혁신기업가들도 보기 힘들다. 수 년전만 해도 아우성이 넘쳤는데, 갑자기 왜 이렇게 양들의 침묵이 느껴질까?

현재 대한민국 경제단체는 대한상공회의소, 한국경제인협회, 중견기업협회 그리고 중소기업중앙회가 있고 그들이 정부 정책파트너로서 활동하고 있다. 모두가 대한민국 산업화를 이끌어낸 주역들로서 산업별, 직능별, 조합형 단체로 시작된 경제단체들이다. 그들은 자신들의 산업을 지키기 위해 다양하고 강력한 규제를 필요로 한다. 정치권도 전통산업을 보호하고 키운다는 명분이 있으니 서로 누이좋고 매부좋은 관계다.

규제개혁은 기존 산업의 보호장벽을 허무는 걸 의미한다. 혁신은 산업간, 업종간, 계층간 장벽을 허물며 생겨난다. 자연히 기득권의 저항이 클 수 밖에 없고, 그들의 양보 없이는 불가능하다. 그걸 해결하지 못해 많은 국가가 선진국 문턱에서 다시 후진국으로 돌아간다. 당연히 전통산업은 소중하지만 그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혁신이다. 그들의 혁신은 혁신기업으로 부터 시작된다. 혁신기업이 나타나지 않으면 결국 조용히 쇠퇴된다.

‘다이나믹 대한민국’을 다시 살리려면 정부가 혁신기업 단체를 정책파트너로 삼아야 한다. 대한민국의 벤처정책과 이노비즈(INNOBIZ, 기술혁신형 중소기업)정책은 결코 고인물이 될 수 없다. 벤처 창업정책과 이노비즈 성장정책이 세트로 시스템화 된 덕분에 지난 20여년 동안 중견기업으로 성장한 기업들이 수 없이 많다. 벤처와 이노비즈 정책이 오늘날 ‘제조 강국’ 대한민국을 만든 최고정책이라는 것을 세계인들이 더 잘 안다. 실제로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개발도상국들이 앞다투어 우리 제도를 배우며 도입하고 있다.

대한민국은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한 플랫폼 경제에서 실기하며 지금의 위기를 겪고 있다. 정부의 산업정책이 기업정책을 압도하며 규제개혁을 적기에 못 해 주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행히 AI 시대가 열리며 다시한번 기회가 왔다.

AI는 산업간 경계도 없고 기득권층도 없다. 이번 기회를 살려야 한다. 그러려면 혁신기업단체들로 구성된 혁신기업중앙회를 만들어 정부 정책파트너로 삼아야 한다. 그들을 앞세워 대한민국 경제시스템을 산업중심에서 기업중심으로 전환시켜 가야 한다. ‘규제개혁’과 ‘다이나믹 대한민국’이 그곳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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