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힌 혁신의 삼성전자는 조직을 분사하고, 연구개발에서 벤처기업과의 협업과 열린혁신에 매진해야 한다. 삼성전자, 혼자 가면 빨리 가고 함께 가면 멀리 간다.”지난 7월, 홍콩시립대를 떠나 대만 타오위안 국제공항에 내리자마자, 나는 곧장 신주로 향했다. 그곳에는 대만 반도체 산업의 심장이라 불리는 ITRI(Industrial Technology Research Institute, 工業技術研究院)가 있기 때문이다.ITRI 건물 벽면에는 이런 문구가 쓰여 있다.‘산이 위대한 이유는 다양한 층이 축적되었기 때문이고, 산업이 번영하는 이유는
어느 회사에서 입사 동기 두 명의 진급 심사 결과가 발표되었다. 한 명은 진급이 되고, 한 명은 탈락했다.탈락한 직원은 불만을 품고 사장을 찾아가 항의했다.“같이 입사한 동기는 진급이 되었는데, 왜 나는 아닙니까?”묵묵히 듣던 사장은 말했다.“잠시 나가서 지금 시장에서 어떤 물건들이 거래되고 있는지 알아보고 오게.”잠시 후 돌아온 직원은 보고했다.“농사꾼이 감자를 팔고 있었습니다.”사장은 되물었다.“양은 얼마나 되던가? 가격은?”직원은 짧게 답했다.“그런 건 모르겠습니다. 시킨 일은 그게 아니지 않습니까.”이번에는 사장이 진급한 직
회사에서 직원을 대하는 저의 스타일을 바꾼 결정적인 계기가 있습니다. 큰딸이 취업에 도전하던 약 10년 전 일입니다. 당시 대학교 강단에서도 취업 지도를 활발하게 하던 때라, 나름대로 이 시대 청년들을 잘 안다고 자부했습니다.면접 때문에 속상하다고 하길래 몇 마디 따끔하게 조언을 건넸더니, 딸은 “아빠는 면접을 못 봐서 속상한 딸에게 야단만 치냐?”고 대들었습니다. 만반의 준비를 했음에도 결과가 아쉬웠던 날, 분을 못 삭히고 눈물까지 보이기에 ‘그까짓 것 가지고 왜 우느냐’며 핀잔을 줬던 것이 화근이었습니다. 위로 대신 핀잔을 들은
“트럼프에게 줄 돈 3500억불(500조원)이 있으면, 그냥 관세 내고 자국 수출기업 지원해라”-. 미국 싱크탱크(CEPR) 설립자 딘 베이커 경제학자가 쏟아낸 말이다. 우리가 하고 싶었지만, 차마 하지못했던 말이다. 300여 명 우리 노동자들이 가혹한 처사를 당하며 미 이민당국에 구금된 현실에도, 국민들 다수는 속으로 분을 삭여야 했다. “이런 대접받을 바엔 판을 뒤집는게 낫다” 싶기도 했지만 생각만으로 그쳐야 했다. 자칫 ‘반미(反美)’로 몰릴까 찜찜하기도 하고, 한국의 새 정부를 ‘책봉’하듯 하는 트럼프 정권의 험상궂은 위세도
60세, 정년 이후를 어떻게 살 것인가? 수많은 조언과 방법들이 강연으로, 각종 칼럼으로, 금융권의 상품으로 쏟아져 나온다. 자산 관리, 자기계발, 건강, 자격증 취득 등 방법도 다양하다. 필자에게도 역시 큰 관심사이다.그런데 지난 주, 한동안 연락이 뜸했던 예전 직장 동료가 사무실을 찾아왔다. 오랜만에 나눈 대화 속에서 뜻밖의 이야기를 들었다. 같이 다니던 회사를 떠난 후에 후배에게서 큰 도움을 받았다는 것이었다. 후배가 다른 회사로 이직한 후에도 인연을 이어갔는데, 그가 어느 부동산 자산관리 회사에 재직할 때 자리 좋은 매물이
정책 결정에는 과학성과 합리성이 우선이다최근 우리나라의 정책 결정 과정을 보며 깊은 우려를 금할 수 없다. 새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전임 정부가 추진했던 정책들을 무시하거나 심지어 정반대로 뒤집는 일을 반복하고 있다. 이제는 고질적인 관행이 되었다. 이는 양극화된 양당 제도로 더욱 악화되고 있다. 국가의 장기적인 비전과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정책의 연속성과 축적의 지혜가 중요함에도 ‘덧셈’이 아닌 ‘뺄셈’ 정치에 몰두하고 있다. 그 결과 국민의 혈세가 낭비되고, 국민 불편과 사회적 비용이 막대하다.최근 마침내 인공지능(AI)
메모의 중요성‘메모’의 중요성과 방법에 대해 자주 생각하게 된다. 중요한 일을 빠뜨리거나 후배 직원들이 업무를 놓치는 일을 겪을수록 더욱 절감하게 된다. 사회생활 전체가 거대한 약속에 의해 돌아가는 점을 생각하면 더없이 중요하고 습관이 되어야 할 행동이다. 일상의 습관이나 자기계발의 중요성을 따져보는 의미로 서점에서 팔리는 책을 가끔 찾아보기도 한다. 교보문고에 ‘메모’라고 이름 붙여진 책만 7천개가 넘고, 아마존서점에 ‘MEMO’를 검색해보니 5만개가 넘을 정도로 이만한 결과가 나오는 키워드는 찾기가 어려웠다. 매우 중요하지만 역
아동 내의를 제조·판매하는 섬유봉제업체에 상무로 입사했을 때의 일이다. 앞서 다니던 대기업에서 자리를 옮긴 40세의 경력사원, 지금으로 치면 ‘중고신입’이었다. 입사 초기 회의에서 직원들이 “30수”, “50수”, “백수”라는 말을 주고받는데 도무지 무슨 뜻인지 알 수 없었다.때마침 다른 업체에서 ‘백수 내의’라는 신제품 광고도 나오던 시절이라, 웃픈 상상도 했다. ‘백수 내의? 혹시 하얀 색(白)이라서? 아니면 정말 노는 백수처럼 편하다는 뜻인가?’ 몇 날 며칠 말귀를 못 알아듣던 기억이다. 그것도 임원이라는 사람이…회사 적응의
중소기업에서 5년여를 전문경영인으로 일한 적이 있다. 당시 가장 어려웠던 것이 신입사원 잘 뽑고 정착시키는 일이었다. 대기업에서 인사업무 10년 넘는 경력도 무용지물일 정도로 중소기업의 신입사원 채용이 어려운 것은 예나 지금이나 매일반이었다. 요즘 같은 인터넷 광고나 홍보 수단이 흔치 않아서 지역 구청에 등록된 구인 데이터로 지원자를 찾곤 했다. 5개월 정도 지나서야 겨우 한 명을 확정했고, 곧바로 전임자와 인수인계를 진행하도록 했다. 이 전임자는 이미 5개월 전 사직 의사를 표명한 상태였다. 후임자 올 때까지 자리를 지켜달라고 하
지난 4월2일 서울동부지검 형사 5부는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에게는 ‘판로지원법’ 위반 혐의로 약식기소를, 그의 딸인 김유미 제이에스티나(구 로만손) 대표에게는 ‘대외무역법’ 및 ‘판로지원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고 밝혔습니다.이날 검찰에 따르면, 제이에스티나가 2017년부터 2023년까지 중국산 시계 60억원어치 12만개를 국산으로 둔갑시켜 판매하고(대외무역법), 급기야 2023년에는 ‘직접생산확인서’를 발급받아 조달청에 7500여개의 시계를 납품했다는 내용이 그 핵심입니다.제이에스티나가 자사 공장에서 생산하지 않은 시계를
신입사원이 입사 초기에 직장 상사에게서 꾸중을 받으면 충격은 예상외로 크다. 그 충격이 몇 번 겹치고 핑계가 생기면 바로 사직서를 제출하는 경우가 많다. 직장 상사와 신입사원의 소통 중 온도차가 큰 경우가 시간 개념이다. 상사들은 업무 지시를 그냥 ‘빨리’하라고 하든가 마감시한을 언급하지 않는다. 기존의 직원은 같이 일한 경험으로 ‘눈치껏’ 처리하며 무사히 지낸다. 자연스럽게 신입 사원에게도 같은 방식으로 지시한다. 신입사원은 ‘적당’하게 준비한다. 그런데, 상사가 중간에 점검해보면 부진하던가 우왕좌왕하는 것을 보게 된다. 꾸중이
[중소기업투데이 황복희 기자] 소비자를 속이고 정부를 속였다. 수년간 중국산 시계를 국산으로 속여팔았고, 타사 생산 제품을 자사 공장에서 생산했다며 조달청에 납품했으니 그러하다. 판로지원법상 중소기업자간 경쟁제품은 직접 생산하는 제품에 한해 정부납품이 가능하게 돼 있다. 직접생산확인 제도(일명 ‘직생’ 제도)로서, 현재는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중소기업유통센터에서 확인서를 발급해주고 있다.국민 여동생 아이유가 광고모델인 주얼리회사 ‘제이에스티나’(前 ‘로만손’)가 그런 짓을 벌여 대표 등이 재판에 넘겨졌다. 700만 중소기업인을 대변한
첫돌을 앞둔 손주의 홀로서기 노력이 힘겹게 보였다. 그러다가 6개월쯤 지나니 홀로서기를 넘어 혼자 걷기도 잘 한다. 그동안 가족이 둘러앉아 “잘 한다, 잘 한다”로 박수쳐 주기만 해도 되었다. 손주의 그 모습이 그저 좋았다. 필자도 절로 신이 났었다. 당하면서 배우는 모습의 전형이다. 아마 생각하는 힘이 있었으면 중도 포기를 했을 지도 모른다. 동물적 본능으로 반복 또 반복했다. 이런 모습을 보며 마냥 좋다가도 안타까운 소식에 금방 마음이 상한다. 필자가 실무를 총괄하는 GYBM연수과정을 마치고 취업을 하였으나 1, 2개월 만에 회
한국을 경험한 외국인들에게 소감을 물으면 예나 지금이나 ‘다이나믹 대한민국’이라는 단어를 가장 많이 답한다고 한다. “우리도 한번 잘 먹고 잘 살아보자”라고 외치며 반세기만에 세계 최빈국에서 선진국이 되었고, 노벨문학상까지 받으며 모든 분야에서 세계인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 할아버지에서 손자까지 3대가 한 공간에서 부딪히며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이루며 생긴 대한민국만의 특별한 DNA 덕분이다.최근 한국은행 이창용 총재는 올해 GDP(국내총생산) 성장율을 1%대로 예측하며, 혁신성이 떨어진 대한민국 경제를 대단히 비관적으로 전망했
8년전 필자 딸의 일이다. 대학 졸업 직전에 한 대형 백화점에 취직했던 시점이었다.주변의 선배 직원들이나 백화점 코너에서 일하는 판매직 직원들에게 들었다고 했다. 직접 대놓고 말을 하고 때로는 수군거리는 것을 들었다고 했다.“오래 다닐 수 있을까?”“그 많은 부서 중에 하필이면 여기에 왜 왔어?”“나 같으면 더 좋은 부서로 보내 달라고 하겠네. 스펙도 좋은 데…”시간이 제법 지났지만 생생하게 기억에 남아 있다. 그리고 지금도 여전히 기업의 한 모퉁이에서 일어나는 안타까운 일들이다.일하게 된 식품파트가 백화점 업무 중 힘든 자리이고
딥시크 충격이 어느 정도 가시면서 갖가지 뒷담화가 쏟아지고 있다. “80억원만 들었겠느냐, V3가 나오기까지 V1, V2를 더하면 그 수십 배는 될 것”이라고도 한다. “오픈AI 콘텐츠를 베끼고 증류했을 것”이라는 고발도 있었고, 추측인지 억측인지 모르나 “첨단 A100 칩 5만개는 갖고 있을 것”이라는 얘기도 나돈다. 따지고 들면 딥시크는 기획과 생성 모두가 ‘일탈’의 연속이어서 흠잡을데도 많다. 약탈적인 정보 수집, 보안에 대한 무신경, 타이핑 습관으로 개인의 신상을 수집하는 위험천만의 근성까지 갖췄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주요국
설 명절을 어떻게 하면 잘 보낼 수 있을지 생각해 봤다. 특히 이번 설 명절 연휴는 최장 9일간으로 역대급으로 길다. 바쁜 일상에 쫓기다 맞이한 소중한 시간을 허망하게 허비할 수는 없지 않은가. 시절이 어수선하고 불안정할수록 꼭 해야 할 일을 생각해 보았다. 너무나 당연한 일을 못 하고 사는 ‘나’에게 해당되는 일이기도 하다.우선 ‘기억하기’다. ‘설’은 돌아가신 분을 기억하는 날이다. 차례를 올리거나 위령미사에 참례하거나 성묘를 가는 것이 모두 돌아가신 분에 대한 기억의 다른 이름이다. 하늘의 별이 된 사람들에게 편지를 쓰거나 공
9546은 무엇? 소상공인의 국민경제 위상“9546을 아십니까. 9988은 아시지요. 그러면 9981은요.”2025년 을사년 새해를 맞아 한국 사회에 던지는 질문이다. 정해진 룰도 없이 탄핵과 비상계엄의 오징어게임이 펼쳐지고 있다. 넷플릭스 드라마 보다 실감나는 현실이다. 게임의 승자는 과연 뭘 기대할까.9981과 9546이 모두 널브러진 상황에서 차곡차곡 쌓인 돈덩어리. 공동체가 무너진 황량한 광야에서 이 뭉치돈은 무슨 의미를 가질까.요사이 길거리 가게들이 너무 안쓰럽다. 그래서 이 골목 저 골목 열심히 찾아 다닌다. 안타까운 것
저녁 내내 뉴스를 보다가,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또 TV뉴스를 켠다. 밤새 무슨 변고가 또 생기지 않았나 싶어서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생긴, 많은 사람들의 버릇이다. ‘버릇’이라기보단, 노이로제이고 트라우마다. 대명천지 21세기에 총을 든 군인들이 국회와 헌법기관에 쳐들어가는 일은 꿈이었으면 하는 악몽이었다. 그건 공포 그 이상이었다. 상식있는 시민들에겐 두려움을 넘어 시대와 세계에 대한, 암흑과도 같은 절망이었다. 친위쿠데타를 일으킨 권력자를 탄핵소추로 일단 멈춰세우긴 했지만, 상처 깊은 ‘쿠데타 증후군’은 아직 현재진
트럼프가 미국 47대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45대 대통령으로 4년간 집권하면서 상식이나 예상을 뛰어넘는 행동으로 많은 기행을 남겼다. 고집과 독단이 심하다. 그가 다시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되어 여러 나라에서 긴장하고 있다. 우리나라와의 관계도 만만치 않을 것 같다. 그는 특히 한국의 방위비 부담을 대폭 늘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한 면밀한 대비가 필요할 것이다. 트럼프는 많은 약점을 가지고도 국민의 절대적 지지를 받았다. 이유가 무엇일까. 이런 트럼프 현상을 음미해 볼 필요가 있다.트럼프 현상의 첫 번째 의미는 선진국의 우경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