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문 회장 취임 동시에 홈앤쇼핑 이사진 교체
일부 이사들 임기 1년 이상 남아 논란
사장 공모기간 연장, 특정인 염두 의혹

중소기업중앙회(이하 중앙회)가 대주주인 홈앤쇼핑이 ‘친문 자금책’이라는 의혹이 연달아 터지면서 그 유탄이 어디로 튈지 관심사다. 최근 시사저널에 의해 정치권의 돈줄이 적힌 이른바 ‘이정근 노트’가 공개돼 그동안 수면 하에 잠겼던 홈앤쇼핑 콜센터 및 택배 비리, 인사 비리 등 각종 게이트가 터질 공산이 커지고 있다. 중소기업 판로지원을 명목으로 정부의 허가를 받아 올해로 출범 13년을 맞은 홈앤쇼핑을 둘러싸고 그간 왜들 그렇게 말들이 많은지, 중소기업 전문 채널 홈앤쇼핑의 과거, 현재, 미래를 6회에 걸쳐 게재한다. <편집자 주>

홈앤쇼핑 마곡사옥 전경.
홈앤쇼핑 마곡사옥 전경.

[중소기업투데이 박철의 기자] 2019년 3월 29일 홈앤쇼핑은 주총을 앞두고 김기문 회장을 기타 비상무이사로, 박해철 전 중앙회 본부장을 사내이사로, 안정호 김앤장 변호사를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이사회에 상정했다. 이어 주주제안으로 최종삼 전 대표, 박인봉 전 기타비상무이사, 유영호 전 상근 감사 등 임기가 1년 이상 남은 이사들의 해임 안건도 동시에 올려졌다. 주주제안은 소액주주운영위원회(위원장정재한)가 주도했다. 

이런 일련의 행위는 김기문 회장의 친정체제를 돕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됐다. 이에 부담을 느낀 유 전 감사는 주총을 앞두고 전격 사퇴했다. 그러나 김기문 회장의 복심으로 통하는 박해철 전 본부장은 중소벤처기업부의 태클로 사내이사 진입이 물거품이 되면서 김 회장의 체면도 구겨졌다. 이쯤 인사권자는 홈앤쇼핑 감사와 사외이사 자리를 놓고 정재한 위원장과 김규태 전 IBK부행장을 놓고 저울질을 하다가 최종적으로 김 전 부행장을 감사로 낙점했다. 감사와 사외이사의 연봉은 거의 4배 차이가 넘는다. 홈앤쇼핑 사장 선임 권한을 쥐고 있는 이사들의 연봉은 6000만원에 이르지만 회의수당 등을 포함하면 7000만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감사의 연봉은 3억원 수준이다. 그래서 홈앤쇼핑 감사는 물론 사외이사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곤 한다.

이런 가운데 2019년 10월 홈앤쇼핑이 두 차례 걸쳐 압수수색을 당하자 최종삼 사장은 “도의적인 책임을 지고 물러나겠다”며 사퇴를 선언했다. 결국 홈앤쇼핑은 비상대책위 중심으로 비상경영에 돌입했고 해가 바뀌면서 신임 대표이사 공모를 위한 물밑작업에 들어갔다.

홈앤쇼핑 사장추천위원회(이하 사추위)는 전임 대표이사 선임을 할 당시 공모방식 대신 4대주주 추천으로 바꿨다. 공모기간은 2020년 4월20일(월)부터 24일(금) 오후 6시까지 5일간으로 정했다. 이에 따라 현대그룹 출신인 H씨가 2대주주인 농협의 추천을 받아 2020년 4월24일 오후 3시 직접 홈앤쇼핑 마곡사옥에 들어가 후보등록을 했다. 그는 후보 등록을 마치고 담당자에게 확인한 결과 “현재까지 단독이다”라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그러나 이쯤 사추위는 갑자기 사장후보 공모기간을 4월 27일로 3일간(주말 포함) 연장했다. 당시 이에 대해 어느 누구도 해명을 하지 못했다. 이를 두고 각 언론은 특정인을 앉히기 위한 꼼수라는 비판을 가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최상명 비상대책위원장은 기자에게 “4대 주주가 추천한 홈앤쇼핑 사외이사들에게 구두 통보했으며 법적하자는 없다”고 강조했다.

김옥찬 후보는 공모기간 연장 마지막 날인 4월27일 홈앤쇼핑 사장 후보로 등록하면서 H씨와 경쟁하는 모양새가 갖춰졌다. 당시 김옥찬 후보는 해외출타 중이었다는 소문도 있지만 확실치 않다.

대표이사 공모기간 연장 의혹

2020년 4월27일 홈앤쇼핑 대표이사 공모를 마감한 직후 김옥찬 후보가 유력시 된다는 각 언론의 보도가 잇따랐다.

최상명 비대위원장은 “대표이사 후보의 자질로 4차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모바일과 핀테크, 데이터’에 대한 식견과 비전에 중점을 두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막상 면접심사를 본 두 명의 후보가 홈앤쇼핑의 이같은 미래비전을 주도하기에 적합한 인물인가 하는 점에서 의문점을 남기기도 했다. 결국 소문대로 김옥찬 후보가 홈앤쇼핑 사장으로 최종 결론이 났다. 김옥찬 전 대표는 후보시절인 2020년 5월17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언제 어떤 서류를 준비해서 지원했느냐”는 질의에 “직원이 서류를 접수해서 정확한 날짜는 기억하지 못한다. 다만 이력서 등 관련 서류는 지원서 양식에 맞춰서 했다”고 밝혀 여지를 남겼다. 김옥찬 후보는 KB금융지주와 SGI서울보증 KB국민은행장 부행장(은행장 직무대행) 출신의 정통 금융맨이다. 외형상 드러난 경력으로 모바일과 핀테크, 데이터 등과의 연관성을 찾기 어렵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노영민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홈앤쇼핑과의 유착관계가 보도되면서 김옥찬 씨가 홈앤쇼핑 사장으로 선임된 배경을 놓고 설왕설래다. 시사저널은 친문자금책으로 홈앤쇼핑을 지목하고 있다. 노영민 전 비서실장은 친문 핵심인사다.

김옥찬 전 대표는 노영민 전 실장과 연세대 동문이며 김기문 회장 등과 함께 충북 출신으로 평소에 출향인사 모임에도 종종 나온다고 한다. 금융맨 출신의 김옥찬 전 대표는 방송이나 홈쇼핑, 유통 등의 전력이 전무하다.

홈앤쇼핑은 중소기업제품 판로확대를 위해 2011년 6월 방송통신위원회의 승인을 받아 설립된 채널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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