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출범, 中企 판로지원 목적 '공공재'
채용비리, 사회공헌기금 비리, 콜센터 비리 등
'홈앤쇼핑은 친문 자금책' 시사저널 보도, "바람잘 날 없어"
'각종 비리 온상' 지목에 '정치바람'까지 타...출범 명분 퇴색

중소기업중앙회(이하 중앙회)가 대주주인 홈앤쇼핑이 ‘친문 자금책’이라는 의혹이 연달아 터지면서 그 유탄이 어디로 튈지 관심사다. 최근 시사저널에 의해 정치권의 돈줄이 적힌 이른바 ‘이정근 노트’가 공개돼 그동안 수면 하에 잠겼던 홈앤쇼핑 콜센터 및 택배 비리, 인사 비리 등 각종 게이트가 터질 공산이 커지고 있다. 중소기업 판로지원을 명목으로 정부의 허가를 받아 올해로 출범 13년을 맞은 홈앤쇼핑을 둘러싸고 그간 왜들 그렇게 말들이 많은지, 중소기업 전문 채널 홈앤쇼핑의 과거, 현재, 미래를 6회에 걸쳐 게재한다. <편집자 주>

홈앤쇼핑 마곡사옥 전경.
홈앤쇼핑 마곡사옥 전경.

[중소기업투데이 박철의 기자] 

강남훈 구속은 정치적 핍박?

시사저널은 노영민 전 비서실장의 자금책으로 ‘홈앤쇼핑’과 ‘허인회 태양광’을 지목하고 있다. 또한 김기문 중앙회장과 서승원 전 부회장에 대해 특정기업인이 요구한 중소기업대출 알선처리 및 홈앤쇼핑 비자금 조성 등 의혹을 4차례 정도 제기했다. 이에 대해 김기문 회장은 전면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노영민 전 비서실장이 출국 금지되면서 본격적인 수사가 진행될 경우, '홈앤쇼핑 사장 공모' 돌연 연기 등 홈앤쇼핑을 둘러싼 각종 진위가 양파껍질 벗겨지듯 밝혀질 공산이 큰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011년 중소기업제품 판로확장을 위해 설립된 홈앤쇼핑은 현 김기문 중앙회장의 주요 업적으로 꼽힌다. 그러나 학연, 지연, 혈연으로 얽힌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각종 이권에 얽히거나 개입한 의혹이 불거지면서 ‘사유화’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홈앤쇼핑은 개국이후 지금까지 4명의 대표이사가 거쳐 갔다. 이 가운데 3명의 대표가 불명예 퇴진을 하는 부끄러운 역사를 지니고 있다. 특히 지난 2017년부터 2019년까지 2년 동안 4차례에 걸쳐 경찰로부터 압수수색을 당하는 만만찮은 이력이 있다.

홈앤쇼핑 성장사(史)를 얘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은 강남훈 전 홈앤쇼핑 대표다. 강 전 대표는 중앙회 임원(비서실장, 본부장)으로 근무하다가 2011년 홈앤쇼핑 주식회사 설립을 위한 실무를 진두지휘했다. 2011년 개국이후 2018년까지 7년간 홈앤쇼핑 전무, 대표이사 부사장을 거쳐 대표이사에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다. 하지만 홈앤쇼핑이 신사옥 건립 관련 입찰비리(2017. 10.11)와 취업비리(2017,12.1) 혐의로 두 차례에 걸쳐 압수수색을 당하자 임기만료를 2년여 앞둔 2018년초 중도 사퇴를 했다.

앞서 중기부 장관을 지낸 권칠승 의원 등이 2017년 국정감사장에서 강남훈 대표와 이인규 변호사간 유착관계를 물고 늘어지는 등 강 전 대표를 강하게 압박했다. 당시 권 의원은 이인규 변호사의 친인척이 홈앤쇼핑에 입사한 배경을 따졌다. 강 전 대표는 이인규 변호사로부터 추천을 받아 경리 여직원을 뽑았지만 정당한 절차를 거쳐 채용했기 때문에 법적하자가 없다고 강변했다. 이인규 변호사는 MB정부 시절, 대검찰청 중수부장을 지내면서 노무현 전 대통령을 수사한 핵심 인물이었다. 당시 세간에는 이 변호사가 노무현 전 대통령을 강압 수사하면서 노 전 대통령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데 적지 않은 빌미를 제공했다는 여론이 비등했다. 이 변호사는 강 전 대표의 경동고 동기로 평소에도 친분이 두터운 사이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최근 이인규 변호사는 <나는 대한민국 검사였다>라는 제하의 자서전을 통해 강남훈 전 대표에 대한 미안함과 안타까움을 이렇게 서술했다.

이인규 전 중수부장의 자서전 표지

“어느 날 중소기업중앙회 간부로부터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이인규 변호사와 관련된 홈앤쇼핑 자료를 모두 제출해 달라고 한다’는 말을 전해 들었다. 문재인 정권에서는 민간인 사찰의 DNA가 없다더니..홈앤쇼핑 대표이사 강남훈은 고등학교 동기동창으로 둘도 없는 친구다. 민주당 국회의원들은 강남훈 대표를 국회에 출석시킨 가운데 나에 대해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하고 안건과는 아무런 관계도 없는 음해성 질문을 해 댔다. 결국 강 대표는 경찰 수사를 받는 등 핍박을 받다가 탁월한 경영실적에도 불구하고 정당한 사유 없이 회사에서 쫓겨났다. 검찰과 경찰은 홈앤쇼핑을 수사해서 나와 관련된 비위를 찾으려고 했으나 아무런 소득이 없자 별건수사로 강 대표를 취업비리 혐의로 기소했다. 그는 1심에서 징역 8월을 선고받고 법정구속까지 되었다. 그러나 2020년 10월 항소심에서 무죄판결을 받은데 이어 2021년 4월29일 대법원에서 최종적으로 무죄가 확정되었다. 강 대표는 그때 받은 스트레스로 병을 얻어 생사를 넘나드는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인규 변호사의 글은 자신의 친구인 강남훈이 문재인 정권에 의해 정치적 핍박을 당했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러나 이 변호사의 이런 항변에도 불구하고 그는 법조인으로서 홈앤쇼핑 설립과정에 관여했고, 이후 홈앤쇼핑 사외이사, 중소기업연구원 사외이사, 중소기업중앙회 법률고문을 맡으면서 각종 수임료를 비롯해 적지 않은 금전적 보상을 받았다는 점에서, 이번 출판물에서 강남훈 전 대표를 언급한 것이 적절한지 논란이 되고 있다.

한편 강남훈 전 대표의 또 다른 고교 동기인 황희철 변호사(김&장)와 이인규 변호사 아내가 홈앤쇼핑 개국 과정에서 중소기업 등에 한정해 공모한 홈앤쇼핑 주식을 보유한 사실이 알려져 비난이 일기도 했다.

홈앤 채용비리, 최종 무죄판결

2017년 국정감사장에서 강남훈 홈앤쇼핑 대표는 국회의원들의 질의에 진땀을 뺐다. 주로 김기문 중앙회장과 홈앤쇼핑 대표의 과도한 보수, 중앙회 자회사에 대한 일감몰아주기, 노란우산공제 부실 관리, 인사채용 등이 타깃이 됐다. 당시 중소기업을 대표한다는 김기문 중앙회장이 홈앤쇼핑에서 3년간 27억원의 보수를 받아 세간의 입방아에 오르기도 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공직자윤리법 제3조2항에 근거해 인사혁신처 지정 공직유관단체다.

이런 가운데 2017년 10월11일 국정감사 기간 중에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가 홈앤쇼핑 마곡 사옥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배경인즉 홈앤쇼핑이 2015년 1월 삼성물산과 총공사비 970억원에 시공사 계약을 맺고 착공에 들어간 마곡 신사옥 입찰과정에 석연치 않은 대목이 적지 않다는 이유에서였다. 마곡 신사옥 입찰에는 삼성물산과 대림산업, 현대건설, GS건설이 참여했다. 당시 대림산업(현 DL이앤씨)은 삼성물산보다 무려 180억원 가량 적게 입찰금을 써냈으나 삼성물산이 입찰을 따냈다. 이에 대해 홈앤쇼핑은 보도자료를 내고 "신사옥 신축공사를 위한 시공사 선정 및 입찰 과정에서 법적, 절차상 문제가 없었다"고 해명했다. 당시 공사현장을 총괄한 K씨도 “마곡동 사옥관련 입찰에는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진행했다”며 세간의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경찰은 2017년 12월1일 채용비리 혐의로 홈앤쇼핑 마곡 사옥을 샅샅이 뒤졌다. 이 사건으로 강남훈 대표는 징역 8월의 실형을 받고 구속되었지만 최종심에서 무죄판결을 받았다. 이와 관련해 본지는 중앙회가 강남훈 대표에게 3명의 신입사원 응시자를 채용청탁을 했다는 서울중앙지법의 판결문을 토대로, 김기문 당시 중앙회장의 연루 여부 등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2020.9.17. 보도>. 해당 판결문에 따르면 강남훈 대표는 ‘중앙회 회장 등 회사 내외부 유력인사들로부터 채용청탁을 받았다’라고 적시돼 있다.      <계속>

저작권자 © 중소기업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