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K-기업가정신 청년 포럼' 경남 진주서 열려
GS, 삼성, LG, 효성그룹 창업주들의 기업가정신 조명
허동수 GS칼텍스 명예회장 기조강연
4대 그룹 사장단, 방문규 산자부 장관, 조규일 진주시장 등 참석
K-기업가정신의 요체는 '인간존중'과 '공동체가치'

허동수 GS칼텍스 명예회장이 지난 15일 '진주 K-기업가정신 청년포럼'에서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허동수 GS칼텍스 명예회장이 지난 15일 '진주 K-기업가정신 청년포럼'에서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14~15일 경남 진주에서 열린 'K-기업가정신 청년 포럼' 행사에서 주요 참석자들이 기념 퍼포먼스를 하는 모습. 
14~15일 경남 진주에서 열린 'K-기업가정신 청년 포럼' 행사에서 주요 참석자들이 기념 퍼포먼스를 하는 모습. 

[중소기업투데이 황복희 기자] “우리나라 기업가정신의 발원지인 이곳 진주의 ‘K-기업가정신’은 나라를 걱정하고 국민을 살피는 마음, 기업을 통한 국가와 인류사회에 대한 공헌, 인본주의적 인재경영, 기업이윤의 사회적책임 정신이 그 요체로서, 무엇보다 인간을 존중하고 공동체적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허동수 GS칼텍스 명예회장은 지난 15일 진주 K기업가정신재단(이사장 정영수) 주최로 열린 ‘진주 K-기업가정신 청년포럼’에 참석해 기조강연을 통해 대한민국의 경제기적을 일군 ‘K-기업가정신’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허 회장은 “진주 승산마을에서 태어나 지수초등학교를 다니며 승내천에서 또래들과 고기잡고 멱 감고 썰매타며 행복한 유년시절을 보냈다”며 “조부이신 효주 허만정 선생과 선대 허정구 명예회장님은 공부하라는 말씀 보다 늘 성실과 근면, 우애와 겸손을 강조하셨다”고 회고했다. 

허 회장은 “당면한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고 더 나은 미래를 열어가기 위한 해법이자 새로운 시대정신으로 인간을 존중하고 공동체가치를 중시하는 K-기업가정신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 회장의 고향인 진주 승산마을은 GS, 삼성, LG, 효성 등 4대 그룹의 창업주들이 나고 자라며 서로 교류를 맺고 기업을 태동시킨 곳으로, 이렇틋 한 지역에서 같은 시기에 4명의 인물이 나고 자라 글로벌 기업을 일군 사례는 전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것으로 알려진다.

진주시는 이같은 승산마을의 가치에 주목해 한국경영학회와 함께 지난 2018년 7월 진주를 K-기업가정신의 수도로 선포하고, 1980년대 한국 100대 재벌 중 30여명을 배출한 지수초등학교의 폐교건물을 리모델링해 K-기업가정신센터로 탈바꿈시켜 중소·벤처기업인들과 초중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기업가정신 교육을 하고 있다.

이날 행사를 주최한 K-기업가정신재단은 진주 출신 창업 1세대의 기업가정신을 계승 발전시키고 국내외로 확산시키기 위해 올해 2월 정·재계·학계 주요 인사 33명이 중심이 되어 발족됐다. 진주 출신의 정영수 CJ그룹 글로벌경영 고문이 초대 이사장을 맡았다.

조규일 진주 시장이 지난 15일 '진주 K-기업가정신 청년 포럼'에서 환영사를 하는 모습. 
조규일 진주 시장이 지난 15일 '진주 K-기업가정신 청년 포럼'에서 환영사를 하는 모습. 

‘논개’를 상징으로 하던 진주를 K-기업가정신의 수도로 우뚝 세우고 있는 인물로 2선 조규일 시장을 빼놓을 수 없다. 조 시장은 2018년 7월 시장 취임과 동시에 진주를 K-기업가정신의 수도로 선포하고 K-기업가정신의 발현지로서 진주의 지역적 가치에 주목, 이를 자원화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올해 6월 조 시장은 미국 UN본부가 마련한 중소기업의 날 행사에서 진주의 K-기업가정신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했으며, 이어 7월에는 전세계 47개국에서 130여명이 참석한‘K-기업가정신 진주 국제포럼’을 통해 K-기업가정신의 가치와 독창성을 알렸다.

조 시장은 이날 ‘진주 K-기업가정신 청년포럼’에서 환영사를 통해 “진주 K-기업가정신은 진주와 인연이 있는 창업주들이 만든 세계적 기업인 삼성, LG, GS, 효성이 지향했던 기업가치를 의미한다”며 “그 가치는 바로 우국애민과 사업보국, 인본주의적 인재경영, 기업이윤의 사회적책임 정신이며 무엇보다 인간을 존중하고 공동체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어 이같은 기업가정신의 요체를 젊은 세대와 공유함으로써 청년들에게 꿈과 희망, 비전을 제시할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진주시 능력개발관에서 열린 이번 행사는 ‘진주 K-기업가정신의 원류를 찾아서’를 주제로 한 오전 포럼에 이어 GS, 삼성, LG, 효성 등 4대 그룹의 기업가정신을 소개하는 오후 강연으로 이어졌다.

'진주 K-기업가정신 청년 포럼' 모습. 왼쪽부터 오준 전 유엔경제사회이사회 의장, 성경륭 전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사장, 김기찬 가톨릭대 교수, 김연성 한국경영학회 차기회장, 허재영 전국지속가능발전협의회 대표회장.  [황복희 기자] 
'진주 K-기업가정신 청년 포럼' 모습. 왼쪽부터 오준 전 유엔경제사회이사회 의장, 성경륭 전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사장, 김기찬 가톨릭대 교수, 김연성 한국경영학회 차기회장, 허재영 전국지속가능발전협의회 대표회장.  [황복희 기자] 

오전 포럼에선 오준 전 유엔경제사회이사회 의장을 좌장으로, 김기찬 가톨릭대 교수, 김연성 한국경영학회 차기회장, 성경륭 전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사장, 허재영 진주 K-기업가정신재단 지역발전위원장이 연사로 나와 진주 K-기업가정신에 대해 조명했다.

김기찬 교수는 K-기업가정신의 뿌리로서 조선중기 유학자인 남명 조식의 실천정신과 경의사상을 소개하며 “한국경제가 그 어느 국가에서도 볼 수 없는 혁신을 짧은 기간에 단번에 이뤄내며 한강의 기적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은 사람중심의 K-기업가정신이 정신과 행동의 기반이 되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성경륭 이사장은 “미중 패권경쟁과 기후위기 등 전세계적으로 복합위기가 도래하고 한국 또한 저성장과 인구소멸, 경제침체 장기화 등에 직면한 가운데 이를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기업가정신의 정립이 필요하다”며 “진주 K-기업가정신도 현재와 미래의 요구를 반영해 사회적 기업가정신과 지속가능한 기업가정신을 포함해 한층 높은 수준의 기업가정신으로 질적 혁신을 이루어야 한다”고 밝혔다.

허재영 위원장은 “LG그룹의 공동창업주이자 GS그룹의 시조인 허만정의 부친인 지신정 허준은 만석꾼 재산을 77세 되던 해인 1920년에 자식과 조상, 동네주민, 국가 등에 4등분해 나누도록 하고, 후손들이 이를 지키지 않을 것을 염려해 승산마을 부용산 기슭에 가난한 이를 돕는 공동 토지임을 뜻하는 ‘허씨 의장비’를 세워 지나다니는 마을사람들이 다 보고 또 후세가 이를 잊지 않게 했다”고 소개했다.

이같은 선친의 뜻을 이어 아들 허만정은 일신재단을 만들어 진주여고의 전신인 일신여자보통고등학교를 설립하고 이순신장군의 사당인 남해 노량의 충렬사 건립자금을 기부했다. 걸출한 기업인들을 배출한 지수보통학교의 부지도 당시 허 씨 집안이 기부한 것이다. 허 위원장은 K-기업가정신은 허씨 의장비로 대표된다고 평가했다.

이어진 오후 강연에선 김기태 GS칼텍스 고문, 박승희 삼성전자 사장, 이명관 LG인화원장, 손현식 효성TNS 대표이사가 연사로 나와 사업보국과 인재경영 등에 기반한 이들 4대 그룹의 기업가정신을 각각 소개했다.

14일 진주 아시아레이크사이드호텔에서 열린 'K-기업가정신 청년 포럼' 환영만찬에서 이건수 동아일렉콤 회장이 축사를 하고 있다. 
14일 진주 아시아레이크사이드호텔에서 열린 'K-기업가정신 청년 포럼' 환영만찬에서 이건수 동아일렉콤 회장이 축사를 하고 있다. 

이외에도 이번 행사에는 방문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이건수 동아일렉콤 회장, 박선근 미국 한미우호협회 회장 등이 주요 인사로 참석했다. 이와함께 유타대 송도캠퍼스 등 대학생들과 지역 기업인들이 참여해 진주 K-기업가정신을 공유하는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

전날인 14일에는 지수 승산마을과 의령의 호암 이병철 생가, 효성그룹 조홍제 회장이 태어나고 자란 함안 조홍제 생가를 돌아보는 K-기업가정신 성지순례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진주시 지수면에 있는 K-기업가정신센터(옛 지수초등학교)에는 600년 전통의 부자마을인 허씨, 구씨 집성촌을 배경으로 한 진주 K-기업가정신의 발현지와 더불어,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을 실천한 근·현대 기업인들이 소개돼 있다. 그곳 전시에서 한국경영학회는 진주지역에서 발현한 K-기업가정신에 대해 이렇게 정의하고 있다.

“작은 이윤에 연연하지 않고 사람을 중심으로 의로운 이익을 추구하고 사회적 책임을 수행한다.”

'진주 K-기업가정신 청년 포럼'에 참가한 대학생 등 참가자들이 진주시 지수면 옛 지수초등학교를 리모델링해 세워진 K-기업가정신센터를 방문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배경의 소나무는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 구인회 LG그룹 창업주, 조홍제 효성그룹 창업주가 함께 심고 가꾼 것으로 전해지며 일명 '부자 소나무'(富者松)로 불린다.    
'진주 K-기업가정신 청년 포럼'에 참가한 대학생 등 참가자들이 진주시 지수면 옛 지수초등학교를 리모델링해 세워진 K-기업가정신센터를 방문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배경의 소나무는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 구인회 LG그룹 창업주, 조홍제 효성그룹 창업주가 함께 심고 가꾼 것으로 전해지며 일명 '부자 소나무'(富者松)로 불린다.    

 

경남 의령군 정곡면에 위치한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생가를 지난 14일 진주 K-기업가정신 청년 포럼에 참가한 대학생 등이 둘러보는 모습. 
경남 의령군 정곡면에 위치한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생가를 지난 14일 진주 K-기업가정신 청년 포럼에 참가한 대학생 등이 둘러보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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