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3E 다음 차세대 버전, 16개 DRAM 다이 48GB, 고효율 전력
1b 수율 70% SK하이닉스, 최초 HBM4 개발 ‘엔비디아에 샘플 제공’
삼성 1c D램으로 ‘역전’ 시도? “아직은 40% 수율 그쳐”
국내 일부 언론 “SK에 역전 가능” 전망 불구, 여전한 ‘SK철옹성"
[중소기업투데이 조민혁 기자] HBM3에 이어 최첨단 HBM4(고대역폭 메모리4) 경쟁이 뜨겁다. 현재로선 HBM 경쟁에서 선두를 달렸던 SK하이닉스가 다시 시장을 선점한 가운데 삼성전자와 마이크론이 부랴부랴 뒤를 쫓고 있다. 특히 미국 전자산업협회(EIA) 산하 JEDEC(솔리드 스테이트 기술 협회)가 지난 4월 HBM4 메모리 표준을 확정, 상용화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함으로써 본격적인‘HMB4’ 시대가 열렸다.
美 공인기관 JEDEC ‘HBM4 표준’ 제시, 개발 경쟁 촉발
이미 지난 2013년부터 이들 글로벌 반도체 업체들은 HBM4 기술 개발에 주력해왔다. 적어도 수율 60% 이상의 성과를 올리느냐가 관건이었다. 이 대목에선 국내 언론에 비해 해외 기술매체들이 비교적 ‘객관적’ 평가를 하고 있다.
대만의 ‘디지타임스’에 따르면 SK 하이닉스는 올해 초 HBM4 테스트에서 70%의 수율을 달성, 앞서 나가기 시작했다. 최근엔 미국에서 열린 ‘전미 정보기술전’에서 48GB HBM4 16단, 36GB HBM4 12단 등 HBM 라인업을 소개, 시장 주도를 위한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익스트림테크’는 “JEDEC가 마이크론, 삼성, SK하이닉스 등 기존 업체들에게 막대한 수익을 가져다줄 것으로 예상되는 HMB4에 대한 완전한 사양을 제공했다.”며 “AMD, 엔비디아와 같은 반도체 기업들이 차세대 AI GPU 등 각종 하드웨어를 개발함에 따라 HBM3에서 HBM4로의 점진적인 전환을 위한 계기를 마련했다”고 전했다. 그 과정에서 보여줄 이들 ‘빅3’의 3파전을 흥미롭게 지켜볼 만하다는 뜻이다.
JEDEC이 제시한 HBM4 표준은 16개의 DRAM 다이 스택에서 48GB의 용량을 지원한다. 이에 따르면 각 스택은 32개 채널 또는 64개의 가상 채널이 있으며, HBM3이나, HBM3E 제품보다 전력 효율이 더욱 높다. 다만 게임용 그래픽 프로세서가 아닌, AI와 데이터센터 애플리케이션용 GPU에만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외신들 “SK, 올 하반기에 HBM4 양산, 시장 선점” 예상
SK 하이닉스는 이를 위해 TSMC와 협력, HBM4 제품을 개발했다. 기술 리뷰 전문매체 ‘비디오카즈’는 “마이크론과 삼성도 HBM4 분야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며, (기술 발전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세 업체 모두 2025년 하반기나 2026년에 본격 양산체제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그 중 가장 진도가 빠른 SK하이닉스는 지난 3월 엔비디아 등 주요 고객사에 HBM4 12단 샘플 제품을 공급한 바 있고, 올해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개발 중인 HBM4 16단은 고객(엔비디아, AMD) 요구 시점에 맞춰 공급할 예정이며, 시점은 내년 하반기로 예상된다.
특히 삼성은 HBM 경쟁에서 뒤처졌던 상황을 HBM4에서 만회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익스트림테크’는 “SK 하이닉스와 달리 삼성은 자체 파운드리를 보유하고 있다.”고 삼성의 유리한 측면에 주목하기도 했다. 즉 “인텔의 사례에서 보듯, 파운드리는 때때로 자금난을 초래할 수 있지만, 자체 파운드리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은 삼성이 다른 업체와 협력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해석했다. 실제로 삼성은 작년 가을 파운드리 매각설을 일축했다. 덕분에 “HBM4 메모리는 양호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어 올해 말 양산이 시작될 가능성이 있다”고도 했다.
‘트렌드포스’는 또 “삼성의 4nm(나노) 다이 테스트 수율은 40%를 넘어섰는데, 이는 (HBM4 등) 공정 개발에 있어 긍정적인 신호”라며 “삼성은 이 다이를 12단 HBM4 메모리에 사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면 올해 고객 확보(GPU 제조업체 등) 경쟁이 어떻게 전개될지 지켜볼 만하다”고 했다.
삼성, 선폭 미세한 6세대 D램으로 ‘차별화’ 강조
그런 가운데 일부 국내 언론은 ‘삼성의 대역전’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어 이채를 띠고 있다. 특히 삼성이 SK하이닉스 등보다 앞선 ‘1c D램’ 공정으로 HBM4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삼성 대역전’의 근거는 5세대(1b) D램의 SK하이닉스보다 삼성전자가 6세대(1c) D램을 채택하고 있다는 점이다. 첨단 D램 공정 가운데 선폭의 미세함을 기준으로 발전 단계를 보면 x, y, z, 1a, 1b, 1c 등 6세대에 이른다. 선폭이 미세할수록 성능과 전력 효율이 높아진다.
그래서 “((1b) 단계에서 수율 70%인) SK하이닉스가 업계 최초로 HBM4 개발에 성공하며 엔비디아에 샘플 공급을 완료했지만, 삼성전자가 1c 공정 수율 안정화에 성공한다면 반전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런 이유로 “삼성의 1c 나노 공정은 많은 스텍과 저(低) 난이도로서, 6월까지 40% 수율을 달성하고 양산 준비를 마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그러나 이는 그야말로 “‘관측’에 불과한 보도”라는 해석도 따른다. 40% 수율에 이른다고 해도 양산에 이를 만큼 기술적 완성도가 충족될 수 없다는게 업계의 상식이다.
실제도 같은 보도에서도 이와는 상충되는 서술도 하고 있다. “HBM4 성공을 위한 삼성전자의 최우선 과제는 1c D램 수율 개선”이라며 “일반적으로 수율은 60% 대로 올라와야 양산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러면서 “삼성은 6월까지 40% 수율을 맞추고, 연말 양산 직전까지 60%까지 끌어올려야 하는 상황”이라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결국 연말까지 60~70%의 수율이 가능할지 알 수 없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앞서는 “6월까지 40% 수율로 양산 준비를 마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모순되는 전망을 한 셈이다.
SK하이닉스, 엔비디아 ‘블랙웰’ 등 HBM 시장 선점
SK하이닉스는 진작부터 엔비디아의 최첨단 GPU 플랫폼 ‘블랙웰(GB200)’과 ‘블랙웰 울트라(GB300)’에 HBM3E 8단과 12단을 공급하고 있다. 뒤이어 마이크론 역시 12단 인증이 확실시되고 있다.
HBM 시장 전체를 봐도 여전히 SK하이닉스가 크게 앞서 가고 있다. iM증권 자료에 의하면 용량(GB) 기준으로 올해 예상되는 HBM 생산량 31억8천만 GB 중에서 SK하이닉스가 16.2GB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뒤를 이어 삼성전자가 10.6GB, 마이크론이 5GB에 이른다.
한편 한국의 카이스트(KAIST)와 테라(테라바이트 상호연결 및 패키지 연구실)은 앞서 HBM4, HBM5, HBM6, HBM7, HBM8을 포함한 차세대 HBM 표준을 세부적으로 공개,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이는 앞으로 10년 간 계속 진화할 데이터 센터 및 AI 스펙을 충족하기 위한 세대별로 기술 추세를 반영한 것이다. ‘Wccftech’는 “적어도 HBM4 이후 HBM8에 이르기까진 최대 64TB/s 및 24-Hi 스택을 갖추게 될 것”으로 전망하며, “특히 HBM4는 이제 고대역폭 메모리 시장의 가장 뜨거운 요소로 떠올랐다. JEDEC의 표준 시방 발표를 계기로 이젠 차세대 데이터센터와 AI GPU의 표준으로 확정되었다.”고 규정했다.
이에 AMD와 엔비디아 역시 자신들의 차세대 칩인 ‘MI400’과, ‘루빈’에 HBM을 사용한다고 확인했다. 이에 SK하이닉스를 필두로 한 삼성과 마이크론 ‘빅3’의 HBM4 경쟁은 더욱 가열될 조짐이다.
※ 이 기사는 재외동포신문(https://www.dongponews.net)에서 제공한 기사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