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은스피치리더십학원 대표
여경협 40대 기수, 서울지회 동남3지부장
억대연봉 포기하고 창업해 한차례 실패 딛고 재도전
'코로나19'때 오히려 사업확장... "단절로 인한 소통욕구 증폭"
일반직장인서 의사·변호사 등 전문직까지 다양한 직군에 1대1 코칭
자기계발서 '어떻게 말해야 할까' 출간
농수산물 가공·유통 '트루엔팜' 설립, 이달중 쇼핑몰 오픈 '새 도전'

한국여성경제인협회가 올해 새 사업으로 야심차게 시작한 '미래여성경제인육성사업'의 계기를 마련한, 조성은 여경협 서울지회 동남3지부장 겸 조성은스피치리더십학원 대표.
한국여성경제인협회가 올해 새 사업으로 야심차게 시작한 '미래여성경제인육성사업'의 계기를 마련한, 조성은 여경협 서울지회 동남3지부장 겸 조성은스피치리더십학원 대표.

[중소기업투데이 황복희 기자] 한국여성경제인협회(회장 이정한, 이하 여경협)가 올해 야심차게 시작한 새 사업으로 ‘미래여성경제인육성사업’이 있다. 여고·여대생에게 선배 여성CEO의 경험과 노하우를 전수, 미래 여성경제인으로 성장시키는 것이 사업취지이며 이를 위해 전국의 14개 특성화여고 및 2개 여자대학을 선정해 업무협약을 맺었다.

지난 5월에는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한무경 의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미래여성경제인 성장을 위한 비전 선포식’을 가졌으며, ‘여성CEO 특강’, ‘실전 창업 멘토링’, ‘국내 기업탐방’, ‘글로벌 탐방’, ‘워크숍’ 등의 프로그램을 신설해 추진하고 있다.

이정한 여경협 회장은 “여성기업의 여성 고용 비율은 약 70%로, 경쟁력있는 여성기업의 증가는 여성 고용확대와 경제활성화는 물론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드는데 일조한다”며 “특히 어린 학생들에게 기업가정신을 심어주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미래여성CEO 육성을 두고 여경협이 나아갈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그런 점에서 미래여성경제인육성사업은 향후 발전방향과 신규사업을 고민하던 여경협에게 딱 맞아떨어지는 과제였다.

이같이 중요한 사업을 협회 차원에서 시작하게끔 계기를 만들어준 사람이 있다. 여경협의 40대 기수라고 할 수 있는 조성은(44. 조성은스피치리더십학원 대표) CEO다. 조 대표는 여경협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서울지회 4개 동남지부 가운데 동남3지부장을 맡고 있다. 여경협은 미래여성경제인육성사업을 본격 시작하기 앞서 지난해 8월 목포여자상업고등학교와 ‘여성인재 취업 및 창업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는데, 이를 주도한 이가 바로 조 대표다. 그는 모교인 목포여상을 시작으로 10월엔 전남여상과의 업무협약을 성사시켰다. 이같은 추진력이 어디서 비롯되는지, 조성은 대표를 만나 여성CEO로서 사회적인 한계를 딛고 사업을 일으킨 이야기 등에 대해 들어보았다.

한국여성경제인협회 서울지회 동남3지부 주최로 지난 6월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여성 CEO를 위한 미래비전 포럼'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앞줄 가운데 하얀정장 차림이 조성은 조성은스피치리더십학원 대표다.  
한국여성경제인협회 서울지회 동남3지부 주최로 지난 6월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여성 CEO를 위한 미래비전 포럼'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앞줄 가운데 하얀정장 차림이 조성은 조성은스피치리더십학원 대표다.  

“2014년 광주에서 상경해 잠실에 200평 규모 사무실을 얻어 사업을 벌였다가 한차례 실패를 겪은후 방향을 못잡고 있을 때 한국여성경제인협회를 소개받고  2015년부터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지역에서 나름 성공한 경험과 자신감으로 연고도 없는 서울에 무작정 올라와 처음부터 너무 크게 사업을 벌였던게 패착이었다는 걸 깨닫고, 자문을 구할 수 있는 선배같은 멘토가 한 사람이라도 있었다면 하는 강한 바램을 느꼈습니다. 사회진출을 앞두고 있는 고향의 후배들도 마찬가지 입장일 것이라는 동병상련의 생각에서 모교 등 여학교와 업무협약을 적극 추진하였습니다.”

그는 목포여상 졸업을 앞둔 1996년 고3때 현지 증권회사에 입사해 창구업무를 거쳐 영업부서로 옮겨 20대에 남다른 ‘영업력’으로 억대연봉에 오른 흔치않은 이력을 갖고 있다. 90년대 후반 IMF경제위기 때 선배들이 떠밀리듯 회사를 그만두는 것을 보고 20대 초반에 일찌감치 창업을 고민했다고 말했다.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기 위해 퇴근후 스피치학원에 등록했고, 나중에는 학원 영업을 병행하며 10년간 창업을 준비했다. 그러면서 야간대학을 다니며 사회복지학을 전공한데 이어 호남대 대학원 스피치커뮤니케이션 학과에서 창업을 위한 전문성을 쌓았다. (이후 서울로 올라와 경희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대학원에서 스피치 토론을 다시 전공했다.)

“스피치학원 영업을 같이 하는 과정에서 광주·전남 지역 기관이나 관공서 등에 모두 연고를 맺을 정도로 네트워크를 다졌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억대연봉을 포기할 수 있었냐고요? 직장과 창업을 놓고 선택의 기로에서 돈보다는 가치에 초점을 두었습니다. 좀 더 넓은 곳에서 꿈을 펼치고싶어 서울로 가겠다고 하니, 당시 주변에서 모두 만류를 했습니다. 지역에 닦아놓은 터전을 두고 굳이 연고도 없는 서울에 가서 고생할 필요가 뭐가 있냐는 것이었죠. 하지만 뜻을 밀어붙여 잠실에 보증금 2억에 월세 2000만원 하는 사무실을 얻어 스피치학원을 열었습니다.”

그렇게 35세에 창업을 선택한 조 대표는 1년반 만에 잠실 사업장을 접고 곧이어 서초동에 40평 규모 사무실을 얻어 다시 시작한 결과, 현재 잠실, 사당, 교대, 강동 등지에 4개 학원을 운영하는 업력 9년차 CEO다. 강사를 포함해 직원은 15명 정도다.

당시의 시행착오를 토대로 조 대표는 창업을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처음에는 작게 시작하라”는 조언을 꼭 해주고 싶다고 전했다.

연고도 없는 서울에서 조 대표는 창업초기 전단지 홍보에 의존하다 점차 구전홍보를 통해 수강생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게다가 업종의 특성상 의외인 것은 지난 3년간 코로나팬데믹 기간에 비대면 수업을 병행하며 오히려 수강생이 늘어나 매출이 25% 가량 성장했다. 이 시기에 그는 강동점을 추가로 개설했으며, 홈페이지 리뉴얼과 함께 <어떻게 말해야 할까>(트러스트북스. 2022.2 출판)라는 제목의 자기계발 서적도 펴냈다. 여기에 하나 더 ‘출산’까지, 코로나로 대부분 움츠러있던 시기에 사업확장, 출간, 출산 등 3가지를 해냈다. 당연히 비결이 궁금했다.

“코로나19라는 단절 상황이 사람들 간에 소통에 대한 욕구를 키우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주로 1대1 맞춤수업을 많이 하는데, 직원들과의 원활한 소통을 원하는 일반 직장인에서부터 의사, 변호사 등 전문직, 취업준비생, 미스코리아, 동물원 사육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직업군이 자신의 생각을 제대로 전달하고 싶다며 문을 두드렸습니다. 특히 전문직들이 의외로 생각을 말로 표현하는데 있어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적지않다는 것을 파악하고, 전문직종을 상대로 한 코칭에 비중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실례로 변호사인데도, 아내에게 말을 잘못하는 바람에 집에서 쫓겨나게 된 상황에서 코칭을 받으러온 케이스도 있습니다. 또 정규직 전환을 위한 면접에 여러번 떨어진 경험의 동물원 사육사 등 각자 처한 입장과 위치는 다르지만, 중요한 점은 다들 절박함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러면서 그는 스피치코칭을 받는 것은 발성이나 발음을 좋게 하는 등 단순히 말을 잘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자신의 생각을 글로 쓰고 이를 다시 말로 표현하는 일련의 과정이 뻥 뚫려 있으면서 일맥상통 해야지, 이 가운데 하나라도 막혀있으면 결국엔 말이 안나온다고 그는 조언했다.

억대연봉 영업사원에서 창업을 통해 학원사업을 일군 조 대표는 새로운 사업을 추가로 준비하고 있다. 고향인 전남 진도의 농수산물을 가공해 유통하는 농업법인 ‘주식회사 트루엔팜(Truhenfarm)’을 설립해 현재 CI 작업중에 있으며 이달중에 쇼핑몰을 오픈한다. 사업을 추진하는 일련의 태도가 거침이 없다.

그는 여성이라는 핸디캡이 존재하는 현실에서 취업 및 창업전선에 선 후배들을 향해 “여성 특유의 섬세함을 바탕으로 과감하게 도전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낸다면 반드시 비전이 보일 것”이라며 자신있는 어조로 응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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