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협회 조사, “1분기 수출 호조세”, 선박·석유제품·자동차 등 강세
화공품·농수산물·가전제품은 ‘주춤’, 통상마찰·원가상승도 애로

[중소기업투데이 이상영 기자] 내년 1분기 수출산업경기전망지수(EBSI)는 115.7로 지난 분기(106.0)에 비해 큰 폭으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EBSI 지수가 100을 상회하면 기업들이 향후 수출여건이 지금보다 개선될 것으로 본다는 뜻이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국내 1260개 수출기업을 대상으로 조사·분석한 ‘2022년 1/4분기 수출산업경기전망조사’에 따르면 이처럼 내년 수출도 그 출발부터가 순조로울 것으로 예상됐다.

품목별로는 선박(150.0), 석유제품(144.0),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142.4) 등 주력 품목을 중심으로 수출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 주요국이 ‘위드 코로나(With Corona)’ 정책을 도입함에 따라 각국의 수입이 증가하고, 우리 수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다. 그 중 석유제품은 국제유가 상승과 이로 인해 수출단가가 상승한 덕을 톡톡히 볼 것이란 예상이다. 또한 친환경 전환이 본격화됨에 따라 액화천연가스(LNG) 추진선과 전기차 분야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국내 선박 및 자동차, 자동차부품의 수출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에 화학공업제품(76.5), 농수산물(79.5), 가전제품(87.6)은 2021년 4분기에 비해 수출실적이 좋지 않을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화학공업제품은 글로벌 생산설비 증설에 따른 공급과잉과 더불어 최대 수요국인 중국의 자급률이 올라가면서 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내년 수출환경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10개 항목들 중 절반 이상은 낙관적이란 평가다. ‘수출상담’(116.8), ‘수출계약’(112.8), ‘설비가동률’(103.6) 등을 중심으로 수출환경이 좋아질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역시 주요국의 위드 코로나 정책 덕분이라는 해석이다. 반면에 ‘수출상품 제조원가’(79.3), ‘국제수급상황’(84.1), ‘수입규제·통상마찰’(93.3) 등은 부정적인 평가가 많았다.

특히 기업들이 내년 1분기 수출 애로요인으로 가장 많이 지목한 항목은 ‘원재료 가격 상승’(26.1%)과 ‘물류비용 상승’(25.8%)이었다. 이는 올해 4분기 전망보다 더욱 이에 대한 우려가 커진 결과다. 세계적인 공급망 애로와 물류난, 유가 상승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되기도 한다. 특히 최근 국제유가가 배럴당 80달러를 돌파하고, 비철금속 종합 가격 지표인 런던금속거래소(LME)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기업들의 애로가 심화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 중 올해 3분기 이후 가파르게 증가하던 해상운임은 4분기 들어 상승세가 둔화되고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수출에 지속적인 애로가 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 결과를 종합한 무역협회 도원빈 연구원은 “우리 수출이 내년에도 계속 호조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수출 채산성 악화, 높은 해상 운임료, 오미크론 변이 확산 등은 리스크 요인”이라고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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