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성장 고착, 생산가능인구 감소...‘창업 없는 경제’ 한계 도달
중기부, GEW KOREA 2025 통해 국가 성장동력 재정비 시동
매년 11월 셋째 주, 전세계 200여 개 국가서 동시 개최
‘광복 80주년, 한국형 AI와 기업가정신으로 재도약하는 내일’ 주제
18~23일 6일간 온·오프라인 동시 진행
[중소기업투데이 황복희 기자] 한국경제가 저성장 국면과 기술 패러다임 전환이라는 복합적 도전에 직면한 가운데, 기업가정신(Entrepreneurship)이 다시 국가 경제 아젠다로 부상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세계 기업가정신 주간(GEW) 한국행사’를 대대적으로 개최하고, ‘K-기업가정신’을 향후 10년 국가 경쟁력의 핵심 키워드로 제시했다.
한국경제는 이미 잠재성장률 하락, 생산가능인구 축소, 투자 부진이라는 구조적 한계에 봉착했다. 제조·수출 중심 모델의 이전 성장 경로가 더는 충분한 활력을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정부는 신규 성장동력의 지속적 창출을 위한 해법으로 ‘기업가정신’을 다시 꺼내 들었다.
AI가 이끄는 AX 시대... “디지털이 아니라 AI가 이제 성장 엔진”
올해 GEW KOREA 2025의 주제가 ‘광복 80주년, 한국형 AI와 기업가정신으로 재도약하는 내일’인 이유는 단순하지 않다. AI를 중심으로 기술, 산업, 노동, 운영 방식이 재편되는 AX(AI Transformation)가 본격화되면서 기존 산업의 생산성과 부가가치 구조가 빠르게 재정의되고 있기 때문이다.
스타트업의 혁신 속도는 대기업의 내부 AI 전환 속도를 앞서기 시작했고, 글로벌 자본은 AI 기반 초기기업을 중심으로 재배치되며 제조·의료·금융·문화까지 산업 경계가 흐려지는 초격차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이런 환경에서 한국이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는 “AI 시대에 부합하는 새로운 형태의 기업가정신”, 즉 K-기업가정신의 재정비가 필수라는 것이 정부의 인식인 것으로 해석된다.
청년 세대의 도전 감소... 제도보다 ‘문화’가 우선 과제로 떠올라
창업 정책이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청년들의 창업 도전 의향은 여전히 주요 선진국 대비 낮다는 점도 ‘K-기업가정신’ 필요성이 커진 이유다. 정부는 이를 단순 창업 자금이나 프로그램 문제가 아니라, “기업가정신 문화 자체가 약화된 구조적 문제”로 해석하고 있다.
올해 GEW KOREA에서 기업가정신 콘텐츠 공모전, 청소년 기업가정신 우수 교육 사례 발표, 숏폼 챌린지 등 문화·교육 확산 프로그램을 확대 편성한 것도 장기적 기업가정신 생태계 복원을 위한 조치다.
즉, 지금은 정책 → 제도 → 생태계 → 문화로 이어지는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의미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 ‘국가 차원의 혁신 역량’이 직접 경쟁하는 시대
세계는 지금 미·중 전략경쟁, AI·반도체·바이오를 둘러싼 초국가적 기술 경쟁, 지역별 공급망 재편 등의 요인으로 국가 단위 혁신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이 글로벌 무대에서 지속적으로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빠른 실험·빠른 성장·빠른 스케일업이 가능한 창업 생태계가 필수다.
GEW 한국행사가 세계 200개국과 연결되는 이유는 한국 창업 생태계를 글로벌 네트워크와 직접 연결시켜 국가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전략적 목적이 있기 때문이다.
‘광복 80주년’이라는 역사적 맥락... 경제 재도약 시점과 맞물려
정부가 올해 행사 슬로건에 ‘광복 80주년’을 전면에 배치한 것도 상징적이다. 광복 이후 한국은 무(無)에서 산업화를 일궈내고 IMF 외환위기 속 벤처 붐을 만들며 제조·IT·플랫폼 산업의 고도화를 동시에 경험했다.
이 모든 흐름의 공통점은 기업가정신을 기반으로 한 ‘재도약의 경험’이다. 중기부는 이를 80년 시점에서 다시 꺼내 “한국 경제의 네 번째 도약을 준비하자”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