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 상권 비롯, 성수동·홍대앞·청담동·한남동 등 회복세 주도
MZ세대 특성, 외국인 관광객, 리테일 편의성 등 따라 양상 차이

서울 명동 모습.
서울 명동 모습.

[중소기업투데이 이상영 기자] 2020년초 국내에 코로나19가 발생한 이후 약 3년 4개월이 지나 ‘심각단계’가 해제됐다. 코로나19 시대가 저물어가면서 서울의 중심상권에서도 유동인구가 증가하며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특히, 명동 등 도심에서는 다양한 국가의 외국인 관광객들이 밀려들면서 심심찮게 볼 수 있던 건물의 공실이 공사현장으로 바뀌거나 신규 점포가 들어선 것을 자주 볼 수 있다. 일부 매장앞에는 손님들이 줄을 서는 모습이 보일만큼 빠르게 공실이 줄고 있는 상권이 있는 반면, 여전히 높은 공실률을 보이는 상권들도 있다.

그런 점에서 우리금융경영연구소가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의 자료를 인용하고, 그 결과를 분석한 내용은 자영업자나 소규모 사업장들로서도 충분히 참조할 만하다.

해당 분석은 일단 올해 1분기 서울 가두상권과 관련한 공식 통계를 바탕으로 한 것이다. 이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기준 평균 공실률은 21.4%로, 전년 동기 대비 4%p 하락했다. 특히 명동은 글로벌 브랜드의 대형 플래그십 스토어는 물론 뷰티나 잡화 등 중ㆍ소규모 매장도 연이어 오픈하면서 공실률이 전 분기 대비 17.4%p 하락하는 등 공실을 가파르게 줄여가고 있다.

강남지역은 지난 1분기 공실률이 16.8%로 전년 동기 대비 5.8%p하락했다. 신논현역 인근에 애플스토어 강남이 진출했고 파이브가이즈, 슈퍼두퍼 등 글로벌 버거 프랜차이즈가 연이어 진출하면서 대형브랜드가 상권의 빈 자리를 메워가고 있다. 반면, 가로수길의 지난 1분기 공실률은 37.9%로 의류 브랜드들의 폐점이 늘면서 메인거리의 공실이 소폭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리테일 시장이 ‘차별화’라는 옷으로 갈아 입다

또한 실내취식이 가능해지면서, 중심상권은 유동인구가 증가하며 매출이 회복세로 돌아서기 시작했다. 외국인 관광객이 늘면서, 상권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며 신규 창업이나 투자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모든 상권이 회복세를 보이는 것은 아니다. 상권에서 주된 소비층 역할을 하는 MZ세대의 감성을 잘 담아내거나 차별화된 콘텐츠를 갖춘 상권들이 빠른 회복세를 보이는 반면, 그렇지않은 곳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며 상권 특성에 따라 회복속도에 차이를 보이고 있다.

팝업스토어 & 플래그십스토어의 성지, 성수 및 압구정로데오

특히 접근성이나 가시성이 뛰어난 일부 건물에 대한 수요는 더욱 견고해지고 있다. 성수동이나 압구정동이 대표 지역으로 팝업스토어와 플래그십스토어의 성지로 불리고 있으며, 다양한 핫플레이스의 증가가 유동인구를 유인해 상권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성수동은 대표적인 준공업지역으로 2005년 서울숲이 조성되고, 2010년 들어 고급 주거시설과 개성있는 카페, 음식점이 들어서며 ‘한국의 브루클린’으로 부상했다

뚝섬역 카페거리부터 성수역 주변지역은 다양한 업종의 매장이 넓게 분포하는데, 연무장길을 중심으로 명품 브랜드의 팝업스토어(`21년 샤넬 및 루이비통, `22년 5월 디올 성수 등) 등이 오픈하면서 MZ세대가 주로 찾는 핫플레이스이자 SNS성지로 변화했다.

특히 성수역 주변으로 화장품, 신발, 패션, 주류 등 다양한 업종의 팝업스토어가 운영 중이다. 강남보다 임대료가 저렴하고 유동인구가 많아 기업도 신사업을 테스트하거나 브랜드를 홍보할 때 성수동을 선호하는 추세이다

이 밖에 지하철2호선 및 성수2가 주변으로 지식산업센터의 공급 증가와 더불어 IT관련 업종을 비롯해 패션, 엔터테인먼트 관련 오피스 등도 증가 추세로 향후 5년간 약 20만평이 추가로 공급될 예정이다.

이 지역은 “향후 성수전략정비구역 재개발이나 삼표레미콘 공장부지 개발 등 개발 잠재력이 큰 곳으로 고급주거지의 이미지와 함께 한국판 실리콘밸리로 성장할 것”이란 예상이다

외국인 관광객이 가장 선호하는 쇼핑1번지, 명동

명동의 특징은 대기업 브랜드부터 중저가 리테일매장, 노점상까지 다양한 형태의 업종이 잘 어우러져 있다는 점이다.

중앙로는 코스메틱을 비롯한 잡화 등을 판매하는 브랜드의 플래그십스토어가 몰려 있고, 명동길은 고층 빌딩 위주의 대형의류와 뷰티매장이 주를 이루고 있으며 이면지역은 보세 및 잡화나 식음업종 매장이 자리잡고 있다.

특히, 오후시간대에 노점상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외국인들의 입맛을 사로잡는 동시에 이색적인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얼마전부터는 일본·동남아시아·유럽 등 우리나라를 찾는 다양한 나라의 관광객이 가파르게 증가하며 상권도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F&B와 메디컬 업종이 강화되고 중저가 화장품 로드샵 매장이 증가하는 한편, 내국인을 타깃으로 한 유명 브랜드의 플래그십스토어도 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 해 1분기 외국인 관광객은 약 171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8배가 늘었고, 전 분기와 비교해도 약 16% 증가했다. 대중관계 악화로 중국관광객의 증가는 답보상태이지만, 일본인과 태국 등 동남아시아 관광객이 빈자리를 채워가고 있다.

공실률도 급격히 감소하고 있는데, 팬데믹 기간동안 철수했던 패션 브랜드와 스킨푸드·토니모리 등 화장품 브랜드가 명동에 재입성하거나 점포를 확대하는 분위기 덕분에 공실률이 전분기 대비 17.4% 하락했다. 다만, 중국 정부의 단기비자 발급 중단 등의 영향으로 중국인 관광객의 방문이 늘지 않고 있어 완전한 회복세를 보이지는 못하는 상황이다.

서울 홍대앞 모습.
서울 홍대앞 모습.

팬데믹을 기회로 호황을 누리는 명품상권...청담동, 한남·이태원

이른바 명품을 판매하는 전문매장 중엔 팬데믹 기간에 오히려 매출이 성장하며 ‘오픈런’ 현상까지 만들어낸 곳들이 있다. 명품매장은 MZ세대들 사이에 유행처럼 번지던 플렉스문화나 펜데믹 기간동안 보복소비로 폭발적인 매출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이런 흐름은 엔데믹 이후에도 지속되고 있는데, 세계적인 명품기업이 빠르게 성장하는 우리나라의 관심을 끌기 위해 경쟁적으로 투자를 늘리고 있다. 이처럼 명품소비처의 대표적인 곳으로 ‘청담동’과 ‘한남동’을 꼽을 수 있다.

청담동 명품거리는 갤러리아백화점부터 청담사거리까지 대로를 따라 형성된 패션과 문화의 거리이자 우리나라 최고의 명품상권으로, 세계적인 브랜드의 플래그십스토어와 신발·의류 등 다양한 패션아이템을 모아놓은 편집매장이 밀집해 있다.

한남동 상권은 청담동이나 명동과는 달리 즐길거리가 풍부한 곳으로 삼성가에서 꼼데길을 중심으로 부동산을 매입하며 변화하기 시작했다. 현재 지하철 6호선 한강진역부터 제일기획 주변까지 구호·띠어리·구찌·폴스타·비이커·에스프리 등 트랜디한 브랜드나 편집매장이 자리 잡으며 패션의 성지로 탈바꿈했다.

특히, 구찌는 청담동에 이어 이곳에 단독매장을 오픈해 화제가 됐는데, 주변에 구매력이 높은 부유층이 사는 고급주택이 밀집해 있는 것을 고려한 선택으로 분석된다. 이 밖에 이태원로 이면을 중심으로 독특한 콘셉트의 F&B 매장이나 와인샵, 파인다이닝 레스토랑, 프리미엄 베이커리 등도 늘어났고 현대카드 스토리지, 블루스퀘어, 리움미술관 등 복합문화공간도 즐비해 특색있는 상권으로 각인되고 있다.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진출하는 기업 증가

온라인 플랫폼 회사가 소비자와의 접점을 늘리고 홍보를 강화하기 위해 체험형 공간을 꾸미거나 매장을 신규 출점하는 것도 또 하나의 추세다. 오프라인에 진출한 대표적인 패션 브랜드는 무신사·쿠어·커너낫·인사일런스 등으로 백화점이나 가두상권 채널을 통해 브랜드를 폭넓게 알리고 신규 고객도 창출하고 있다.

특히 눈에 띄게 성장하는 무신사는 2021년 5월 최초로 홍대 앞에 ‘무신사 스탠다드’를 오픈한 이후, 2022년 7월 강남 2호점을 거쳐 현재 성수동에 ‘무신사 타운’을 조성 중이다. 성수동에만 신사옥 등 다섯곳의 부지를 동시에 개발하는 중으로, 무신사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동시에 부동산 시세 차익까지 기대해볼 만하다.

이 밖에 체험형 오프라인 매장도 증가세인데, IFC의 발란 커넥티드 스토어나 압구정동 머스트잇, 성수동 오프컬리(마켓컬리) 등 판매보다는 주로 문화체험에 활용하는 공간을 통해 고객과의 접점을 늘리고 있다.

이처럼 코로나19 발병 이후 3년여만에 일상이 회복되면서 주요상권에도 신규 매장의 출점이 증가하고 유동인구 또한 큰 폭으로 늘면서 상권마다 활기를 찾아가는 중이다. “각각의 상권마다 특징이 있지만, 주요 소비층으로 자리잡은 MZ세대에 맞는 '갬성'과 특색있는 콘텐츠를 갖추려는 시도는 공통적인 분위기”라는게 연구소의 진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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