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그룹형지 회장, 한국경영자총협회 부회장
17일 한국섬유산업협회 임시총회서 만장일치로 선임
“지금은 한국 패션산업 재도약의 골든타임”

지난 17일 한국섬유산업협회장에 선임된 최병오 패션그룹형지 회장.
지난 17일 한국섬유산업협회장에 선임된 최병오 패션그룹형지 회장.

[중소기업투데이 박철의 기자] 그의 고향은 부산이다. 늘 바다를 보며 어린시절을 보냈던 터라 꿈도 망망대해를 항해하면서 전 세계를 돌아다니는 마도로스였다. 행복했던 어린시절도 잠시, 중학교 1학년 때 사업을 하시던 부친이 갑자기 돌아가시는 바람에 급격하게 가세가 기울었다. 이때의 충격으로 공부에 대한 흥미도 시들어져 갔다. 부산해양고등학교 입시에도 낙방, 결국 부산기술고등학교로 진로를 틀었다. 실습을 위해 외삼촌이 운영하던 페인트 가게에서 일했다. 이마저 얼마 못가 외삼촌이 세상을 떠나면서 페인트 대리점 사장을 떠맡아야 했다. 호기심 많던 그는 페인트 판매에서 한 술 더 떠 방수페인트 공장을 차렸다가 쫄딱 망했다. 하지만 오락실 사업에 손을 대 대박을 치면서 그간 진 빚을 모두 청산할 수 있었다. 이어 손윗동서의 제안으로 제과점사업에 이어 1982년 동대문 광장시장에서 의류사업에 손을 댔다. 이후 승승장구하던 그는 1993년 거래처가 어음을 부도내면서 나락으로 떨어지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하지만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섰다. 현재 연매출 1조원 대를 올리고 있는 최병오 패션그룹형지 회장의 짤막한 인생 스토리다.

그런 그가 지난 17일 서울 대치동 섬유센터 17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2023년도 제1차 임시총회’에서 만장일치로 16대 한국섬유산업협회 회장으로 선임됐다. 최 신임 회장의 임기는 이달 19일부터 2026년 8월18일까지 3년간이다.

최병오 회장은 이날 “섬유패션산업 재도약의 골든타임인 이 긴박한 시기에 막중한 임무를 수행하게 되어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우리나라 섬유패션산업의 문제점을 정확히 진단하고, 섬유패션산업이 하나가 되어 소통하고 협력해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이어 “글로벌 경기침체 및 경쟁력 약화에 따른 국내 섬유패션산업의 위기상황 극복을 위해 스트림간 소통과 통합을 바탕으로 섬유패션산업의 재도약을 위한 액션플랜을 수립하여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크로커다일레이디, 올리비아하슬러 등 17개 브랜드, 2000여개의 매장 운영과 유통사업 다각화를 통해 패션그룹형지㈜를 국내 대표 패션기업으로 성장시켰으며, 여성 캐주얼 시장의 블루오션을 창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지난 4월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방문길에 최 회장도 동행했다. 그의 장남인 까스텔바작 대표가 최 회장을 수행했다. 당시 부자의 미국행은 형지그룹의 미래를 가늠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2016년 패션그룹형지가 프랑스의 골프웨어 브랜드인 까스텔바작을 인수한데는 향후 그룹의 미래를 고려해 글로벌시장 공략을 위한 전략적인 선택이었다. 이런 가운데 최근 까스텔바작이 미국 군납시장 진출을 위해 실탄을 모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환사채(CB) 발행 등을 통해 외부 자금을 끌어 모은 뒤 현지 군납공장을 인수한다는 방침이다. 이미 지난 4월 ‘까스텔바작 USA’는 1000조원 규모의 미국 연방정부 조달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미 연방조달청 계약관리시스템(SAM)’등록을 완료한 상태다.

한편 패션그룹형지는 10년간의 준비 끝에 지난해 인천 송도에 ‘형지글로벌 패션복합센터’를 건립, 글로벌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최 회장은 크라운, 형지물산, 형지어패럴을 거쳐 패션그룹형지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한국의류산업협회 회장, 대한상공회의소 중견기업위원회 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 한국경영자총협회 부회장, 환경재단 이사, 한국중견기업연합회 수석부회장, ESG포럼 회장, 부산섬유패션산업연합회 회장 등을 맡고 있다.

최병오 패션그룹 형지 회장(오른쪽)이 제8회 HDI 인간경영대상(창조혁신 부문)을 수상한뒤 시상자인 홍석우 전 지식경제부 장관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최병오 패션그룹 형지 회장(오른쪽)이 지난해 12월 제8회 HDI 인간경영대상(창조혁신 부문)을 수상한뒤 시상자인 홍석우 전 지식경제부 장관과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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