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회 HDI 인간경영대상 시상식 열려
인재교육, 창조혁신, 재외동포기업 등 7개 부문 걸쳐 11명 선정
국내 조찬모임의 효시, 인간개발연구원 수여

김우재 무궁화유통그룹 회장(오른쪽)이 제8회 HDI 인간경영대상(재외동포기업 부문)을 수상한후 시상자인 조남철 한인문화진흥원 원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우재 무궁화유통그룹 회장(오른쪽)이 제8회 HDI 인간경영대상(재외동포기업 부문)을 수상한후 시상자인 조남철 한인문화진흥원 원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중소기업투데이 황복희 기자] ‘좋은 사람이 좋은 세상을 만든다.’

우리나라에 조찬모임 문화를 연 고 장만기 회장이 설립한 47년 역사의 (사)인간개발연구원(회장 오종남)은 위의 창립이념을 바탕으로 2015년부터 매년 인간중심 경영철학을 실천하는 모범 기업인 및 기관의 최고경영자를 발굴해 각 부문에 걸쳐 HDI 인간경영대상을 수여하고 있다.

1975년 시작돼 지난 47년간 매주 한차례도 빠짐없이 조찬강연을 열어온 것으로 유명하다. 먹고사는 문제도 해결되지 않았던 70년대에 기업인들에게 공부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각계 인사를 강사로 초빙해 매주 목요일 오전7시에 모여 강연을 듣는 조찬모임을 가졌다. 인간개발연구원이 수여하는 HDI 인간경영대상은 송년 무렵이면 봇물을 이루는 여타 상들과는 다른 가치를 지닌 상으로 수상자에게 각별한 영예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20일 오후 서울 강남 JW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제8회 HDI 인간경영대상 시상식에선 인재교육, 상생지속, 창조혁신, 사회공헌, 재외동포기업, 기술혁신, 공로상 등 7개 부문에 걸쳐 11명의 인사에게 인간경영대상이 수여됐다.

수상자들의 면면을 보면, 인재교육 부문에 ▲박인주 제니엘그룹 회장 ▲이준우 ㈜파오스 회장, 상생지속 부문에 ▲김태주 ㈜제스파 회장 ▲이홍기 골드라인그룹 회장, 창조혁신 부문 ▲박한길 애터미 회장 ▲최병오 패션그룹 형지 회장, 사회공헌 부문 ▲권혁운 아이에스그룹 회장 ▲조용근 (재)석성장학회 이사장, 재외동포기업 부문 ▲김우재 무궁화유통그룹 회장, 기술혁신 부문 ▲김진석 ㈜휴럼 회장, 공로상 부문 ▲유장희 대한민국학술원 경제경영분과 회장 등이 각 부문 ‘인간경영’의 표본으로 뽑혔다.

이 가운데 재외동포기업과 기술혁신 부문은 올해 처음 신설됐으며 김우재 회장과 김진석 회장이 각각 1회 수상자로 선정됐다.

수상자 선정에 있어 평가 자문위원으로 두상달 미래성장위원회 위원장, 김병일 도산서원 선비문화수련원 이사장(전 기획예산처 장관), 박호군 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총장(전 과학기술부 장관), 손병두 삼성경제연구소 상임고문(전 서강대 총장), 이경숙 글로벌차세대한인지도자재단 이사장(전 숙명여대 총장), 장태평 대통령 직속 농어촌특별위원회 위원장(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등이 참여했으며, 이날 시상자로 참석했다.

오종남 인간개발연구원 회장은 이날 개회사에서 “HDI 인간개발연구원은 1975년 2월 ‘좋은 사람이 좋은 세상을 만든다’는 신념으로 당시 30대 후반의 장만기 청년이 설립한 비영리 사단법인으로 매주 아침7시에 경영자 조찬 공부모임을 이 땅에 정착시킨 주인공”이라며 “2015년부터 우리 사회가 귀감으로 삼아 본받을 만한 분들을 발굴해 인간경영대상을 수여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오 회장은 “‘삼인행 필유아사언(三人行, 必有我師焉), 3인이 가면 그 중에 반드시 스승이 있고, 택기선자이종지(擇其善者而從之), 즉 선한 자는 그를 따라 할 것이고, 기불선자이개지(其不善者而改之), 그러하지 않은 자를 보고 나를 고친다’는 공자말씀이 있는데, 우리 사회에 반면교사로 삼을 불선자(不善者)는 많으나 귀감으로 본받을 만한 선자(善者)는 많지 않다”며 “오늘 수상하신 한 분 한 분의 훌륭한 삶의 궤적이 우리 사회에 귀감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수상자 선정 심사위원장인 이금룡 (사)도전과나눔 이사장은 심사총평에서 수상자 11명에 대해 일일이 선정배경을 소개하며 “저를 포함해 7분의 심사위원과 8분의 선배 평가위원님들이 함께 많은 대화를 나누며 심도있는 심사를 거쳐 11분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인간개발연구원의 강사로 초빙되지 않으면 유명인사가 아니다는 얘기를 예전에는 했는데, 앞으로는 인간경영대상을 받지 못하면 진정한 경영자가 아니다는 얘기가 나오도록 사명감을 갖고 더욱 열심히 훌륭한 경영자를 발굴하겠다”고 덧붙였다.

인간개발연구원 주최 제8회 HDI 인간경영대상 시상식에서 수상자 등 참석자들이 단체촬영을 하고 있다.
인간개발연구원 주최 제8회 HDI 인간경영대상 시상식에서 각 부문 수상자들(앞줄)이 시상자로 참석한 각계 인사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날 재외동포기업 부문 1회 수상자로 선정된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거주 한상(韓商) 김우재 무궁화유통그룹 회장은 수상소감을 통해 “1980년 인도네시아에 무궁화유통을 세워 지난 42년간 아내와 둘이서 발로 뛰며 회사를 운영하는 과정에서 인도네시아 3억 인구에 대한민국의 식품을 소개해왔다”며 “그 결과, 지금은 인도네시아 전역에 40개의 무궁화유통 간판이 걸리는 등 중국 화상들이 수백년간 구축한 견고한 유통망을 뚫고 한국식품을 유통시키는 길을 터온 점을 평가해 이 상을 주신 것으로 안다”고 감회를 나타냈다.

김 회장은 “현지에 한국식품과 문화를 알린 선구자로 평가해준 점 외에도, 회사를 경영하는 과정에서 휴머니즘에 기반해 현지에서 얻은 이익을 사회에 환원하는 노력을 해온 점, 세계한인무역협회 회장 등을 역임하며 차세대 한상들을 교육하고 육성해온 점 등을 인정받은 듯 하여 개인적으로 더욱 의미가 큰 상”이라고 밝혔다.

김우재 회장은 세계한인무역협회 회장을 역임했으며 지난해엔 ‘무궁화꽃 피고’라는 제목의 첫 시집을 발간하기도 했다.

박한길 애터미㈜ 회장(오른쪽)이 제8회 HDI 인간경영대상(창조혁신 부문)을 수상한뒤 시상자인 두상달 미래성장위원회 이사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박한길 애터미㈜ 회장(오른쪽)이 제8회 HDI 인간경영대상(창조혁신 부문)을 수상한뒤 시상자인 두상달 미래성장위원회 이사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창조혁신 부문 수상자인 박한길 애터미㈜ 회장은 “월급쟁이 생활을 하다 2009년 50세를 넘긴 나이에 창업해 그 말썽많은 다단계 분야 사업을 시작했다”며 “당시 다단계에 대해 공부해보니 원리적으로는 문제가 없는데 경영하는 사람들에게 문제가 있다는 생각에서 정상적인 유통을 한번 만들어보겠다는 각오로 가격은 할인매장 보다 싸게, 품질은 백화점 보다 더 좋은 제품을 팔아보자 해서 ‘절대 품질, 절대 가격’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걸고 다단계사업에 도전했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역시나 싸고 좋은 제품은 소비자들로부터 환영을 받는 것 같다”며 “지난해에는 국내에서 대략 1조원, 해외에서 1조2000억 정도의 매출을 올리고 세계 26개국에 해외 현지법인이 나가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말썽많은 분야도 누가 경영을 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며 “열심히 벌어 사회에 기여하고자 노력하고 있으며 특히 교육 분야에 관심이 있어 300억 정도 투자해 기독교 대안학교인 드리미 고등학교를 세웠고 해외에도 10개 정도의 기독교 학교 건립을 추진중”이라고 밝혔다.

박 회장은 “지난해 매출의 2% 이상을 사회에 기여하며 500대 기업 가운데 매출액 대비 기부금 비중 1위를 차지했다”며 “열심히 벌어 세금내고 남은 부분은 사회에 기여하려고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있다”고 수상소감을 덧붙였다.

박한길 회장은 2021년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3억불 수출의 탑을 수상했으며 한국직접판매산업협회 회장, WFDSA(직접판매세계연맹) CEO Council 위원을 맡고 있다.

최병오 패션그룹 형지 회장(오른쪽)이 제8회 HDI 인간경영대상(창조혁신 부문)을 수상한뒤 시상자인 홍석우 전 지식경제부 장관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최병오 패션그룹 형지 회장(오른쪽)이 제8회 HDI 인간경영대상(창조혁신 부문)을 수상한뒤 시상자인 홍석우 전 지식경제부 장관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창조혁신 부문 수상자인 최병오 패션그룹 형지 회장은 “1982년 동대문시장 한 평에서 시작해 대한민국 여성들로 하여금 옷에 대한 스트레스를 안받게 해주겠다는 큰 꿈을 갖고 사업을 해왔다”며 “1993년 부도를 겪은지 내년이면 30년이 되고 지난 3년간 코로나 팬데믹으로 힘든 나날을 보낸 가운데 이 뜻깊은 상을 받게 되어 영광스럽고도 감회가 남다르다”는 소감을 밝혔다.

최 회장은 연간 2조원대에 이르는 여성 어덜트 캐주얼 시장을 만든 주역이다. 1990년대 고가 혹은 저가로 양분화됐던 중장년 여성캐주얼 시장에 가성비 좋고 품질 좋은 상품과 유통으로 새로운 어덜트 캐주얼 시장을 열었다. 이로써 중장년 여성들의 옷입는 행복과 국민생활 향상에 기여했을 뿐만 아니라, 가두매장 중심의 유통전개를 통해 소상공인들의 패션창업을 활성화시켰다. 패션그룹 형지는 올해 창립 40주년을 맞아 인천 송도로 본사를 이전하고 '형지 송도 G3(Great, Growth, Global)' 미래선언을 했다. 최 회장은 "글로벌 전초기지인 송도에서 해외시장 개척에 주력, 새로운 성장신화를 이룰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최병오 회장은 한국경영자총협회 부회장, 한국중견기업연합회 수석부회장을 맡고 있으며 최근 부산섬유패션산업연합회 회장에 취임했다.

인간경영대상 역대 수상자로는 김영철 동화세상에듀코 대표, 구자관 삼구아이엔씨 책임대표사원, 임병훈 텔스타홈멜 회장(현 이노비즈협회 회장), 김원길 바이네르 대표, 최창환 장수산업 회장, 문주현 엠디엠 회장 등 68명이 있다.

인간개발연구원은 고 장만기 회장(2021.1 작고)이 1975년 당시 온 나라가 생산량 증대, 수출증대 등 물량적 성장만을 강조하던 시절, 사람의 중요성과 인간경영을 주창하며 설립했다. 초창기 인간개발의 취지를 잘 이해하지 못해 “인간개발이 도대체 뭐냐?”고 묻던 사람들도 있었으나 1975년 2월5일 첫 번째 ‘인간개발경영자조찬회’가 열린 이후 이 모임은 ‘인간개발경영자연구회’로 발전해 현재 2067회가 넘어가기까지 한 주도 빠짐없이 한국 경영자들의 새벽을 깨우며 수많은 인사들과 유명인들이 거쳐 간 국내 최고의 조찬연구회로 자리잡았다. 인문적 지혜와 실용적 지식을 삶과 경영 그리고 사회적으로 공유함으로써 인간의 잠재력 개발과 조직의 창조혁신을 돕고 인류에 헌신하는 사회공헌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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