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우산시스템구축비 "두배로 뻥튀기", 그 배경은?
노란우산시스템구축비 "두배로 뻥튀기", 그 배경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16년 60억대서, 120억대로 튀겨 재추진
'특정기업 밀어주기' 의혹도
법정소송 중인 농심NDS 시스템은 포기, 60억 예산 날아가
농심측 "거의 완성단계여서 기능보강만 하면 되는데..."
여의도 중기중앙회 전경
여의도 중기중앙회 전경

[중소기업투데이 황복희 기자] “4년여만에 입찰규모가 64억에서 122억원으로 두배가량 뛴 점을 납득할 수가 없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최근 입찰에 부친 디지털공제시스템(노란우산) 구축사업을 바라보는 중소기업계 안팎의 시각이다. 지난달 19일 공고마감된 이 사업엔 대기업인 LGCNS와 중소기업인 크로센트, 동양시스템즈 등 3곳이 입찰에 응모해, LGCNS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중앙회 출범 이래 시스템 구축사업으론 최대 규모인 이 사업은 그간 우여곡절이 많았다. 5년전인 2016년 1월 처음 입찰에 부쳐져 2018년 농심NDS가 95% 이상 시스템개발을 완료하고 몇가지 오류를 바로잡는 과정에서 개통이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중앙회와 법정다툼으로 진행된 상태다. 당시 농심은 중앙회로부터 전체 개발비 60억(하드웨어 17억+소프트웨어개발 43억원) 가운데 50억 정도를 받았고, 인건비 10억 정도를 미수금으로 남겨둔 상태였다. 양자간 소송은 현재 법원의 ‘전문가 감정’ 단계에 있다.

2016년 농심이 수주했을 당시와 이번 입찰을 비교해보면 개발해야할 소프트웨어양은 오히려 줄었다. 입찰제안요청서를 기준으로 살펴볼 때 2016년 당시엔 공제사업, 노란우산공제, 파란우산공제 손해공제, 파란우산공제 PL단체보험 등 크게 4가지 카테고리였으나 이번엔 노란우산공제와 파란우산 PL단체보험으로 시스템개발 양이 절반수준으로 줄었다는게 SI(시스템통합) 업계의 분석이다.

이처럼 개발해야할 소프트웨어 양이 줄었음에도 오히려 입찰규모는 2016년 당시 64억에서 2021년 현재 122억원으로 더블로 증가했다. 그간의 인건비(개발자) 상승을 감안하더라도 금액이 지나치게 ‘튀겨졌다’는게 업계 관계자들의 표현이다. 특히 전체 122억 가운데 하드웨어 장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20억대면 충분해 나머지 100억원 정도는 오로지 소프트웨어 개발비용으로 봐야한다는 얘기다. 소프트웨어 개발비용의 대부분은 개발자 인건비가 차지한다.

앞서 중앙회는 농심측과 소송이 진행중인 상태에서 지난해 6월 해당 사업을 다시 입찰에 부쳤다. 하지만 본지가 지난해 6월30일자로 우선협상자로 LGCNS가 확실시되고있다는 내용의 보도(‘중기중앙회 공제시스템 구축 사업권 LGCNS로?’)를 한지 3일만에 중앙회는 입찰공고를 전격 취소하고 무기한 연기했다. 그러다 그로부터 4개월여가 흐른 지난해 11월23일 재입찰 공고를 내고 LGCNS를 우선협상자로 선정해 다시금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농심NDS가 중앙회를 상대로 ‘20억원의 용역대금 청구’ 소송을 제기한 시점은 2018년 9월이다. 중앙회로부터 받지 못한 잔금 10억원과 개통지연에 따른 추가용역비 10억원을 합한 금액을 지불하라는 요구다.

농심NDS 관계자는 “시스템개통을 앞두고 2018년 상반기에 중기중앙회 직원들을 대상으로 시스템사용자 교육을 진행했고, 중앙회도 그 시점에 은행 등 31개 관련기관에 시스템개통에 따른 협조요청 공문을 보낼 정도로 시스템개발이 거의 완료된 상태였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그로부터 2년의 세월이 흘렀으나 당시 95% 이상 시스템개발을 완료해놓았기 때문에 현 시점에서 어느정도 기능보강만 하면 수개월안에 시스템을 개통할 수 있는데도, 중앙회가 122억원이란 거액의 발주를 다시 낸 점을 이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SI 업계에 따르면 시스템개발사업의 경우 원가산정이 어려워 규모에 따라 사업을 고물줄처럼 마음대로 늘였다 줄였다 할 수 있으며, 이는 업계 관계자들은 다 아는 사실이라고 전했다. 60억짜리든 120억 짜리든 ‘끼워맞추기 나름’이라는 얘기다. 게다가 대기업이 수주를 하더라도 커미션만 가져가고 사실상 일은 협력업체로 참여하는 중소기업이 다하는 것 또한 공공연한 사실이다. 이에 중소기업의 권익을 대변해야할 중앙회가 대기업에 일감을 주는 것에 대해 중소SI업체들을 중심으로 ‘분개’ 수준의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입찰 평가기준 또한 대기업에 유리하게 돼 있는 것으로 지적돼 ‘대기업 밀어주기’라는 비난까지 사고 있다.

중앙회는 80억 이상 사업의 경우 대기업의 입찰참여를 법적으로 허용하게 돼있다는 입장이나 누가봐도 옹색한 변명에 지나지않는다. 해당사업은 중소기업 연합이 가져가는 게 명분에서도 맞다는게 중소기업인들의 지적이다. 사업규모가 커서 대기업에 수주를 준다는 것 또한 요즘엔 중소기업도 100억대가 넘는 시스템개발 사업을 많이들 하고 있어 성립이 안된다.

해당 사업을 두고 2년여동안 법정소송을 끌어오고 있는 중앙회는 지난 2019년 3월 현 김기문 회장 취임 이후 농심측과 협상채널이 완전히 닫힌 상태로 소통이 전혀 안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본지는 중앙회의 입장을 듣고싶었으나 이번 디지털공제시스템 사업과 관련해 중앙회는 본지의 공식 답변요청에 대해 거부의사를 나타내고 있다.

중기중앙회는 매년 100억원이 넘는 국고보조금이 들어가는 공직유관단체로서 ‘공공성’을 띤 기관이다. 뿐만 아니라 무려 14조원 규모의 노란우산공제기금(2007년 출범)을 정부로부터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다. 파란우산 등 다른 공제들을 합치면 기금규모는 한층 커진다. 2년마다 중소벤처기업부(과거 중기청)의 정기감사 대상이긴 하나 지금까지 감사원 감사 등 제대로된 감사를 받은 적은 없다.

중기중앙회는 이번 122억 규모의 시스템사업 외에 최대주주로 있는 홈앤쇼핑 데이터웨어하우스 구축 등 수백억 규모의 시스템 구축사업을 줄줄이 앞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특히나 프로그램개발을 비롯한 SI 발주사업의 경우 중앙회장이 바뀐 2019년 3월 이후 최근까지 2년도 안돼 47회(입찰공고 기준)나 추진됐다. 2018년 5회, 2017년 14회, 2016년 13회와 비교해 폭증 수준이다.

이번 중앙회의 디지털공제시스템 구축 사업과 관련해 122억이라는 사업규모가 타당한지, 중앙회가 본연의 존재이유에도 불구하고 무리하게 대기업을 사업자로 선정한 것은 아닌지, 앞서 농심NDS가 거의 완성해놓은 시스템을 포기하고 새로 거액의 사업을 진행하는게 합당한지 등 철저한 규명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중소기업계는 입을 모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