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 칼럼] 윤석열 대통령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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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중앙회, ‘공정’과 ‘상식’으로 거듭나야
박철의 본지 발행인 겸 대표
박철의 본지 발행인 겸 대표

[중소기업투데이 박철의 기자] 제20대 대통령 취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대통령께선 검사시절부터 대통령 선거에 당선되기 까지 공정(公正)과 상식(常識)의 아이콘이었습니다. ‘공정’과 ‘상식’이야말로 우리사회가 지켜나가야 할 사회적자본입니다. 이런 기본이 무너지면 국가와 조직도 무너집니다. ‘공정’은 공평하고 정의로움을 뜻하며, ‘상식’은 사람들이 보통 알고 있거나 알아야 하는 지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통령께서 ‘공정과 상식’의 세상을 만들겠다고 한 캐치프레이즈는 역설적으로 우리사회가 상당부문 불공정과 비상식, 다시 말해 특권과 반칙으로 얼룩졌다는 이야기나 다름없습니다. 문재인 정부가 내편, 네편을 가르는 등 국민적 소통을 막으면서 불거진 갈등은 국가를 분열시켰고, 이를 우려하는 국민의 소리를 외면했으며 사필귀정(事必歸正), 그 결과는 대선패배로 이어졌습니다.

대통령께서는 지인들에게 “내가 정치할 것도 아닌데 누구 눈치를 보겠습니까. 소신대로 하겠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했습니다. 그런 소신과 철학이 정치인으로서 근본을 만들고 대통령으로 당선되는 밀알이 되었습니다.

대통령께서는 10일 취임식에서 ‘다시 도약하는 대한민국, 함께 잘 사는 국민의 나라’를 향한 새 출발을 선포했습니다. 중소기업을 대변하는 법정단체인 중소기업중앙회(이하 중앙회)도 창립 기념식 및 중소기업주간을 맞아 이번 주 ‘60년의 발걸음 100년의 희망’이라는 구호로 새 출발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윤석열 정부의 출범을 맞이하면서 중앙회 창립 60주년이 자연스레 오버랩 됩니다.

한국의 5대 경제단체 중의 하나인 중앙회는 오는 14일 창립 60주년을 맞이합니다. 중앙회를 중심으로 한 중소기업계는 60성상(星霜)을 거치면서 한국을 세계 10대 경제대국으로 발전시키는데 불쏘시개 역할을 해 왔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중앙회의 지난 60년은 그간의 세월에 대한 성찰과 더불어 다음 세대를 향한 60년을 새롭게 시작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중앙회는 1962년 중소기업협동조합법에 의해 설립된 경제단체로 대기업과의 관계에서 자조와 협동을 통해 중소기업의 이익을 대변하라는 취지에서 만들어졌습니다. 중앙회는 지금까지 정부의 ‘우산’ 속에서 각종 정책지원을 통해 성장을 해 왔으며 지금은 국내 대표 경제5단체의 일원이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회갑을 맞은 중앙회를 바라보며 축하와 덕담 보다는 씁쓸함과 절망이 앞섭니다.

김기문 현 중앙회장의 말대로 ‘경제 3불’(거래불공정·시장불균형·제도불합리)이 중소기업 발전의 장애물로 꼽히고 있으나, 그보다 심각한 고질병은 다름아닌 ‘특권과 반칙’으로 얼룩진 과거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대통령직인수위에서 활동했던 A의원은 최근 필자와 만난 자리에서 “협동조합은 물론 중앙회는 이미 자정능력을 상실했다”며 강하게 질타했습니다. 그런데도 “중앙회 회원들이 내는 회비가 전체 중앙회 예산의 3%수준에 불과하다”며 정부가 과도하게 직접지원을 하고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중통령’(중기 대통령)이라 불리는 김기문 회장은 과거 중앙회장 재임 시절, 연임 선거를 앞두고 직원들을 대상으로 ‘그라디오스’라는 불법 사찰 프로그램을 깔았다가 중앙회와 담당직원이 사법처리까지 받은 부끄러운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자신이 창업한 로만손(현 제이에스티나)이 스위스바젤박람회장 내 명품관을 얻기 위해 중앙회 명의로 공문을 보내는 등 중앙회를 사적 이익의 창구로 활용하기도 했습니다. 누적부금 18조원인 노란우산공제는 출범 이후 15년간 공정성을 담보하는 감사원 감사 한번 받지 않았고, 대규모 공사 프로젝트를 발주하면서도 늘 의혹과 특혜의 꼬리표가 붙어 다녔습니다. 코로나로 고통과 아픔을 겪고 있는 소기업 소상공인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는 처사가 아닐 수 없습니다.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중앙회 자회사인 홈앤쇼핑에서는 자체 감사결과가 뒷받침하듯 수십억원에 이르는 비리가 발생했음에도, 비리의 주범은 아무런 법적 처분도 받지 않은 채 거리를 활보하고 있습니다.

김기문 회장은 과거 홈앤쇼핑에서 3년간 27억원이라는 과도한 보수를 받았다는 MBC 보도에 “대외업무를 위한 공동대표를 맡으면서 홈앤쇼핑 카드수수료 인하, 외부로부터 인사 청탁을 막아 유능한 인재확보를 위해 자신의 역할이 필요했다”는 내용의 해명자료를 내놓은 바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해명과 달리 2020년 서울지방법원은 “중앙회장이 (홈앤쇼핑 신입사원 채용과정에서) 2명의 직원을 청탁했다”고 밝혔습니다. 현 김옥찬 홈앤쇼핑 사장을 채용하면서도 공모기간을 변칙 연장해 이 과정에서 정권의 입김이 작용하지 않았나 하는 의혹도 제기됐습니다.

지금도 김기문 회장은 선거법 위반에 따라 재판을 받으면서 자숙과 성찰을 해도 부족할 판에 회원사의 쓴소리를 대변하는 언론사를 향해 조직과 자금력을 앞세워 일종의 ‘덕석말이’를 하고 있습니다. 전형적인 내로남불에 다름 아닙니다.

윤석열 대통령님!

대통령께서는 후보시절 중앙회를 3번이나 방문하는 등 중소기업에 대한 각별한 관심을 표명한 바 있고, 최근에도 국정과정를 통해 ‘중소·벤처기업이 경제의 중심에 서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공언했습니다. 나무의 뿌리가 썩으면 결코 숲은 만들어질 수 없습니다. 한국경제의 뿌리인 668만개 중소기업을 대변하는 중앙회가 바로서지 않으면 한국경제의 미래는 요원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럼에도 정부는 중소기업을 위해 연간 17조원(지자체 지원금 포함 30조원)이라는 거대 예산을 투입하고 있는데, 깨진 항아리에 물을 붓는 격이 아닌지 되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경제5단체장 가운데 유일하게 직접선거로 선출되는 중앙회장은 그 위상과 영향력이 적지 않습니다. 그런 만큼, 그 책임 또한 엄중해야 합니다. 중앙회장이 선거법위반, 특히 금품선거 혐의로 기소가 되면 즉시 패스트 트랙을 적용해 회원들에게 돌아가는 피해를 최소화해야 합니다. 우선 당선되고 보자는 식으로 법을 위반하고 시간을 끌어 임기를 채우겠다는 발상을 아예 잘라야 합니다. 그게 공정이며 상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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