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이후 TV광고 중단, 전속모델도 부재
레인지, 보일러, 건조기 등 주력 제품도 ‘고전’

차태현 씨를 모델로 사용한 린나이코리아 광고
차태현 씨를 모델로 사용한 린나이코리아 광고

“가스기구의 명가, 린나이~”

한때 TV광고를 주름잡았던 ‘린나이’ 광고가 언젠가 TV에서 사라졌다. 경쟁사인 ‘경동나비엔’, ‘귀뚜라미보일러’가 성수기를 맞아 대중마케팅을 강화하며 새로운 이미지를 선보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렇다 보니 요즘은 린나이 제품이나 광고를 보려면 인터넷이나 제품이 진열된 양판점, 대형마트의 진열대를 찾아야할 상황이 됐다.

2000년대 초중반까지만 해도 린나이코리아는 신화의 ‘에릭’이나, 영화 식객으로 히로인이 된 ‘김래원’ 씨등 당시 핫한 연예인들을 자사의 광고모델로 발탁했다. 그러나 이러한 TV CF 명맥이 이어졌던 것은 2012년부터 3년간 전속모델로 활동됐던 박하선씨가 마지막이었다.

린나이는 2015년엔 영화배우 차태현씨를 전속모델로 선정했지만, 인지도나 그의 인기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지면광고나 화보 외에 막상 TV CF를 통해서는 그를 보기 힘들었다.

업계에 따르면 린나이의 마지막 TV CF가 방영된 것은 2016년 1월까지 였고, 그나마 2017년에는 차태현씨와의 전속 계약도 종료되면서 현재는 전속모델도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최근 린나이는 그동안 국내에서 쌓아온 인지도에 의지한 영업을 이어왔다. 그러나 업계 간 경쟁이 가열되며 일선 대리점들의 불만이 적지 않다는 전언이다. 더욱이 원자재 및 부품가격 인상을 이유로 올 초 대리점의 보일러 공급가격도 인상했다. 이로 인해 경쟁사와의 격차는 더 커진 셈이다.

연말에는 50세 이상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고 있다는 소식까지 전해지며 ‘린나이 경영상태가 좋지 않은 것 아니냐’는 의혹도 불거졌다.

이와 관련 한 언론사에서는 희망퇴직, 주력제품 점유율 감소 등을 근거로 “가스기구 명가 린나이가 흔들리고 있다”는 보도까지 냈다.

1974년 49:51의 한일 합자회자로 국내 진출한 린나이는 가스레인지를 필두로 가스오븐, 온수기, 가스보일러, 상업용 가스기구와 가스의류건조기 등을 제조·판매하며 1980~90년대 국내 가스기기 시장을 주도했다.

2000년대 중반까지 일본 회사와 엄격하게 구분된 독립적인 회사였지만 IMF구제금융 시기를 거치며 린나이코리아의 경영난은 가중됐고, 2008년부터는 합자지분에도 변화도 생겼다.

초대 경영자였던 강성모 회장 일가는 당시 경영난을 타개하기 위해 일본으로부터 긴급 원조를 받았지만 나중 이 차입금은 지분으로 대체됐다. 그리고 2012년 아들인 강원석 대표가 보유한 0.4% 의 지분마저 포기하며 린나이코리아는 2013년 100% 일본 기업으로 변모했다.

관련업계는 “일련의 변화가 린나이 TV 광고의 변화와 맥락을 함께하는 것 아니냐”고 분석했다. 독립경영체가 아닌 일본의 종속회사이다 보니 국내 법인은 반드시 일정 부분의 이상의 이익을 창출해야 하고, 이로 인해 불필요한 광고·판관비를 줄이면서 TV 광고가 사라진 것이 아니냐는 설명이었다.

여기에 동양매직을 인수한 SK매직이  린나이 텃밭이던 가스레인지분야에서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며 최근 시장 점유율을 압도했고, 가스보일러 역시 Big3간 치열한 경쟁과 특판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린나이 무리한 영업도 경영상황을 악화시켰다는 분석이다.

또 2016년까지 판매량이 급증했던 의류건조기 시장 역시 정부가 가정용 전기요금에 대한 누진세를 완화하면서 설치가 불편한 가스식보다 설치가 간편한 전기식으로 돌아서기 시작했다. 더욱이 LG와 삼성 등 대형 가전사들이 커지는 시장을 겨냥해 다양한 제품을 출시하고 있고, SK매직과 동부대우전자 대유위니아 등 중견업체까지 시장에 가세하면서 린나이를 압박하는 상황이 됐다는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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