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화 제10대 포스코그룹 회장 취임
“지금 포스코그룹에 가장 필요한 것은 신뢰”
“기본은 철강사업이고, 이차전지 소재사업을 쌍두마차로"
주총 이어 기자간담회서 새 비전 및 사업추진 방향 등 밝혀
오후 포항서 취임식, 100일간 현장서 직원들과 소통
[중소기업투데이 황복희 기자] 포스코그룹의 새 수장으로 장인화 회장이 21일 취임했다.
장 회장은 이날 오전 서울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주주총회에 참석한데 이어 기자간담회를 갖고 포스코그룹의 新 비전과 함께 사업추진 방향, 조직운영 구상 등을 밝혔다.
장 회장은 주총에서도 그렇고, ‘신뢰’라는 단어를 여러번 사용했다. 포스코그룹이 현재 당면한 문제가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대목으로, “새로운 출발을 앞둔 지금의 포스코그룹에 가장 필요한 것은 신뢰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국민들로부터 신뢰와 사랑을 받아온 자랑스러운 포스코그룹을 글로벌 초일류 기업으로 만들어야 하는 소명을 갖고 이 자리에 섰다”며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지지와 신뢰를 바탕으로 ‘글로벌 초일류 기업, 포스코’를 반드시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미래를 여는 소재, 초일류를 향한 혁신’을 취임 비전으로 발표했다. “친환경 미래로 나아가는 포스코그룹의 새로운 도약과 성장은 소재의 혁신으로 이뤄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신 비전을 달성하기 위한 세 가지 전략 방향으로 ▲미래기술 기반의 초격차 비즈니스 선도 ▲함께 성장하는 역동적 기업문화 구현 ▲신뢰받는 ESG 경영체제 구축을 제시했다.
그는 이날 포스코그룹 본연의 정체성인 ‘철강’ 보다는 ‘소재’라는 용어를 더 많이 언급했다. 이미 철강기업에서 신소재 기업으로 뱃머리를 틀고있는 그룹의 현 방향성을 그대로 갖고가겠다는 의미로서, 그럼에도 “기본은 철강사업이고 그 기본에 10여년간 노력해서 이룬 이차전지 소재사업을 쌍두마차로 해 초일류로 가야한다”고 밝혔다. “단순 철강기업 포스코가 아니라 미래를 여는 소재가 함께 함으로써 소재 부문에서 국가경제의 책임을 지겠다는 생각을 갖고있다”고 부연했다.
장 회장은 “이차전지 소재사업은 그동안 포스코가 도전해온 많은 신사업 가운데 가장 잘 한 사업”이라며 무조건 성공시키겠다는 굳은 마음을 갖고 있다”고 피력했다.
이어 “철강 부문은 역사적으로 포스코가 굉장히 많은 어려움을 겪었고 임직원들이 똘똘 뭉쳐 역량을 다해 극복해 왔을 뿐아니라 그것을 기회로 삼아 더 발전해왔다”며 “오늘 오후 포항에 내려가 100일동안 포항과 광양, 여러 사업회사를 돌며 직원들과 현장에서 소통하며 철강사업을 어떻게 발전시킬 수 있을지 상세한 의견을 들어 실행하겠다”고 말했다.
철강업황 부진과 이차전지 사업의 해법에 대해, 장 회장은 “철강업은 전세계적으로 경기가 별로 좋지 않고, 이차전지 소재사업의 경우 신사업이 겪는 캐즘 현상(일시적으로 수요가 정체되거나 후퇴하는 단절현장)의 초기에 있다”며 “철강은 부진이 길거나 깊지 않을 것이나 이차전지는 조금 더 길게 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철강도 이차전지도 둘 다 위기는 기회라는 생각이며, 위기의 순간에 원가를 낮추는 등 경쟁력을 키워놓으면 경기가 되살아났을 때 훨씬 더 리워드(보상)가 크다”고 말했다. “이차전지는 최근에 완공됐거나 앞으로 준공될 공장들이 많아, 이 공장들을 초기에 다잡아서 정상화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이차전지 소재에 있어서도 운이 따르는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내다봤다.
최정우 전 회장의 ‘기업시민’을 잇는 새로운 경영이념을 묻는 질문에는, “국가의 발전과 나라의 미래를 위해 기업이 할 수 있는 역할이 분명히 있고, 이것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라고 생각한다”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중요시 하는 것은 전임 회장께서 갖고 있던 생각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답했다. 그는 ‘국민기업 포스코’는 얻기 힘든 큰 영예라고 덧붙였다.
해외 공급망 불안에 대한 대응 및 투자처와 관련해 장 회장은 “실질적으로 이차전지 소재가 약간의 정체기를 겪고 있으나, 전기자동차는 지구의 운명이라 생각하고 어차피 갈 길이므로 그 속도가 늦어졌다 빨라졌다 하며 부침이 있으나 큰 틀에서 봤을 때 흐트러질거라 생각하지 않는다”며 지금이야말로 공급망 안정을 강화할 좋은 기회라고 언급했다.
이외에도 최근의 기류인 ‘그린 트랜스포메이션’에 대해선 “회사가 당면한 큰 문제이자 가장 큰 숙제”라고 평가하며 “이는 회사 혼자서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글로벌 협력이 핵심”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아울러 “글로벌 그린 트랜스포메이션에 있어 선두주자가 되려면 국가도 이 부분에 상당한 노력을 해야 하고, 노력하는 기업들을 도와줘야한다”고 덧붙였다. “예를 들어 그린 트랜스포메이션에서 수소가 중요한데 이를 새로운 사업기회로 삼아서 미래 사업과 연계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R&D부터 시작하고 필요하면 투자까지 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직운영 및 기업문화와 관련한 구상을 묻는 질문에는 “우선 100일 동안 직원들의 전체 의견을 듣고난 후 시작하겠다”며 “기본적인 방향은 슬림하고 플랫하며, 빠르게 결정할 수 있는 조직이 돼야하고, 과감하게 도전할 수 있는 문화가 만들어져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전임 회장때 논란이 됐던 스톡그랜트(자사주 보상) 이슈에 대해, 장 회장은 “스톡그랜트 제도가 꼭 나쁜 제도라고만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만, 사회에서 다른 생각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고 이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이라며 “사회의 눈높이에 맞춰 다시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장 회장은 또한 ‘직원들’을 강조하며, 오늘의 포스코가 있기까지 직원들의 역량과 노력을 높이 평가하고 향후에도 직원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며 함께 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한편 앞서 열린 포스코홀딩스 제56기 정기주주총회에선 대표이사 회장 후보를 비롯한 사내외 이사 선임 안건이 가결됐다. 신임 사외이사로 박성욱 前 SK하이닉스 부회장을 선임하고 유영숙 사외이사와 권태균 사외이사를 각각 재선임했다. 사내이사로는 정기섭 사장(전략기획총괄)을 재선임했고, 김준형 친환경미래소재총괄과 김기수 미래기술연구원장을 신규 선임했다.
주주총회 이후 열린 포스코홀딩스 이사회에서 유영숙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에 선임됐다. 유영숙 의장은 미국 오리건주립대학교에서 생화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연구부원장과 환경부 장관을 역임한 ESG 분야 전문가다.
◇ 장인화 회장 프로필
▲1955년생 ▲경기고 ▲서울대 조선공학 학·석사 ▲미국 MIT대학원 해양공학 박사 ▲2011.1.~2014.3. 前 포스코 신사업실장/신성장사업실장, 상무 ▲2014.3.~2015.2. 前 포스코 신사업관리실장, 전무 ▲2015.2.~2016.1. 前 포스코 철강솔루션마케팅실장, 전무 ▲2016.2.~2017.2. 前 포스코 기술투자본부장, 기술연구원장 겸임, 부사장 ▲2017.3.~2018.2. 前 포스코 철강생산본부장, 사내이사 부사장 ▲2018.3.~2021.2. 前 포스코 철강부문장, 대표이사 사장 ▲2021.3.~ 포스코 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