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방재정공제회 이사장

순천시가 시 승격 70주년을 기념해 2019년 11월26일 순천만국가정원 잔디마당에서  소외계층을 위한 '사랑애(愛) 김장 나눔 대축제'를 개최했다.
순천시가 시 승격 70주년을 기념해 2019년 11월26일 순천만국가정원 잔디마당에서 소외계층을 위한 '사랑애(愛) 김장 나눔 대축제'를 개최했다.

최근 순천 월등에서 복숭아 재배를 하고 있는 어떤 농업인과 대화할 기회가 있었다. 그 분의 말씀에 따르면 월등 복숭아의 가장 큰 문제점은 다품종 소량생산에 있다고 하였다. 대형 유통업체 납품으로 안정적 판로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데 여러 품종을 재배하다 보니 품질의 균일화가 어려워 그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순천시 예산 지원도 기자재 구입비 보조 보다는 홍보와 마켓팅에 중점을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매년 열리는 월등복숭아 축제 역시 가수 초청 공연 등의 행사보다는 복숭아 재배농가의 소득창출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운영되어야 한다고도 했다.

그 분이 제안한 복숭아 축제의 운영 개선방안은 크게 두 가지였다. 하나는 접근성을 고려해 축제 장소를 월등면사무소 앞에서 순천만 정원으로 옮겨 순천시민은 물론 외지 관광객을 상대로 월등 복숭아를 홍보하고 판매하자는 것이었다. 다른 하나는 복숭아 축제에 지원되는 시비 4000만원을 공연과 같은 행사비보다는 복숭아 할인판매 보조금으로 쓰자는 것이었다. 구체적으로 농가로부터 상자 당 2만원에 복숭아를 구입해 1만5000원에 판다. 다시 그 수입금으로 상자 당 2만원에 복숭아를 구입해 1만5000원에 파는 과정을 계속 반복하면 궁극적으로 농가들에게 약 8000 상자(1억6000만원)의 판매 수익이 돌아가게 된다는 것이다.

그 외에 특히 흥미로웠던 제안은 순천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을 한 자리에 모아 널리 홍보하고 판매도 하는 통합 농수산 대축제에 대한 아이디어였다. 순천에서 생산되는 신선 농축산물은 월등의 복숭아와 매실 외에도 낙안과 도사의 오이, 별량의 고들빼기와 미나리, 낙안의 배, 황전의 한우와 매실 등이 유명하고 단감 재배나 양봉을 하는 농가도 적지 않다. 또한 신선 농축산물을 활용한 가공식품도 많기 때문에 이러한 가공식품과 신선 농축산물을 한자리에 모아 축제를 열자는 것이었다. 검토할 가치가 충분한 아이디어라고 생각된다.

그 분의 이야기를 듣다보니 순천에서 생산되는 농축산물을 모아 축제를 여는 것도 좋지만 규모를 키워 ‘동부육군 농축수산물 대축제’도 개최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동부육군은 여수, 광양, 고흥, 보성, 구례를 통칭하는 용어로 지리적 중심지는 우리 순천이다. 특히, 역사적으로 보면 여수나 광양은 조선말까지 순천의 속현이었던 경우가 많았다. 여름에는 ‘순천미인 농축산물 축제’를 개최하고, 가을에는 우리 순천이 동부육군의 맏형으로서 곡성군까지 참가하는 농축수산물 축제 개최를 주관하는 것도 의미있는 일일 것이다.

농축수산물은 품질 좋은 상품을 생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홍보와 마케팅도 못지않게 중요하다. 전남도가 운영하는 남도장터나 홈쇼핑, 각종 전시회 참가 등 다양한 온·오프라인 수단이 활용되고 있지만 소비자들이 직접 우리 순천을 찾아오도록 만드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물론 지금도 월등 복숭아 축제나 별량 고들빼기 축제 등이 있긴 하지만 면(面) 단위의 소규모 축제에 불과하다. 순천시가 주관이 되어 대규모의 통합 축제를 개최한다면 홍보·마케팅 효과는 말할 것도 없고 타 지역 관광객의 유인효과도 적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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