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기업상속은 회사의 역사와 ‘業의 특성’을 승계하는 것”
[인터뷰] “기업상속은 회사의 역사와 ‘業의 특성’을 승계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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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술 '자랑스러운 중소기업인 협의회' 회장
1994년 이래 '자랑스러운 중소기업인' 賞을 받은
창업세대와 2세 경영인들의 모임
국내1위 김전문업체 삼해상사 대표이사
김덕술 '자랑스러운 중소기업인 협의회' 회장과의 인터뷰는 '기업'과 '그 기업을 일군 사람'의 의미가 묵직하게 다가오는 계기가 됐다. 김 회장이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5층에서 포즈를 취했다. [황복희 기자]
김덕술 '자랑스러운 중소기업인 협의회' 회장과의 인터뷰는 '기업'과 '그 기업을 일군 사람'의 의미가 묵직하게 다가오는 계기가 됐다. 김 회장이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5층에서 포즈를 취했다. [황복희 기자]

[중소기업투데이 황복희 기자] “자중회를 위해서라면 당연 인터뷰에 응하겠다.”

기자의 인터뷰 요청에 김덕술 자중회장(삼해상사 대표이사)은 이같은 말로 흔쾌히 수용했다. 전화 너머로 들려오는 목소리에서 자중회에 대한 그의 각별한 애정을 읽을 수가 있었다.

지난 1일 오전, 지방출장을 가야하는 바쁜 일정을 쪼개 그가 대표로 있는 삼해상사(주) 본사가 위치한 송파에서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로 한달음에 달려와주었다.

사단법인 ‘자랑스러운 중소기업인 협의회’(자중회). 중소벤처기업부가 주관하고 중소기업중앙회가 시행하는 ‘이달의 자랑스러운 중소기업인’에 선정된 기업인 모임이다. 매달 한사람씩 시상하다 요즘은 분기별로 시상한다. 지난 7월엔 배조웅 국민레미콘 대표가 선정된 바 있다. 이때 배 대표는 “여지껏 많은 상을 받아봤지만 가장 받고싶고 값어치있는 상”이라는 수상소감을 밝혔다. (기자가 자중회에 특별한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배 대표의 이 수상소감에서 비롯됐다. 1994년 이래 지난 25년간 중소기업인들이 그처럼 자랑스럽게 여기는 상을 받은 사람들의 집합체, 이곳을 한 번 들여다보고 싶었다.)

“예로부터 사농공상(士農工商)이라 해서 ‘상(商)’에 대해 인정을 안해주지 않았나. ‘자랑스러운 중소기업인’으로 선정되면 중기중앙회 2층 벽면에 브론즈로 제작돼 ‘중소기업을 빛낸 얼굴’로 남는다. 자중회는 정부에서 중기 대표기관이자 우수기관으로 인정해주고 있다보니 이런 점들이 여느 훈장 보다 영예로운거다.”

자중회 멤버 112명은 창업세대이거나 2세 경영인들로 구성됐다. 그간 창업주들이 회장직을 맡아오다 지난해 2월 김 회장이 2세 경영인로선 처음으로 회장직을 이어받았다. 상을 받은 것은 2009년 12월이다.

“직전 회장들과 연배가 10여년 차이가 난다. 젊은 내게 맡긴 것은 ‘활발히 해보라’는 의미로 받아들였다.”

지난 세월 자중회를 끌고온 창업세대에 이 모임은 각별한 의미가 있다고 김 회장은 전했다.

“2세에게 물려주고 활동성은 주춤해졌으나 창업세대는 특별한 분들이다. 이 분들의 주요 관심사 중 하나는 2세에게 ‘창업정신을 어떻게 연결시킬거냐’다. 업(業)을 30~40년 끌고왔다는건 산도 있고 계곡도 있는데 이걸 이겨내고 온거니까, 그 과정에서 구축한 본인들의 생각과 경영마인드를 2세에게 전달하고 싶어한다. 하지만 세대차도 있고, 부자지간에 교육이 어렵잖나. 자중회를 통해 그같은 정신을 잇고싶어한다. 더 좋은 수익모델이 나오거나 어려움이 왔을 때 업을 포기하지 않을까, 본인처럼 성공적으로 끌고갈 수 있을까. 그것을 가장 걱정한다.”

이같은 창업정신의 승계 외에도 이(異)업종간 교류 및 정보교환의 장(場)으로서 역할, 상(賞)을 받은 자부심 등이 지난 세월 자중회를 지탱해온 바탕이라고 김 회장은 덧붙였다.

김 회장 또한 자중회에 들어온 이후 다른 창업자들의 모습을 보면서 배우는게 많다고 했다.

“자중회 회원사를 찾아가는 공장방문 프로그램이 있는데, 견학하면서 느끼는 감동을 얘기하면, 굉장히 선제적이고 혁신적이라는 거다. 그 분들은 위기가 오기 전에 준비하고 대응한다. 자동화는 10년전에 이미 했으며 요즘 얘기하는 스마트팩토리도 몇 년전에 이미 갖춰놓고 AI와 로봇, 무인공장까지 미래지향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자동화가 안돼있으면 제조공정이나 특별한 기술이라도 갖고있다.”

김 회장은 자중회 회원사들의 특징에 대해 “끊임없이 변신하려고 노력하는데, 업종을 바꾸는게 아니라 본 업종에서 기술개발과 차별화, 독자적 영업망 구축 등을 통해 역량을 갖춰 다 해외로 나간다. 고객이 국내에 한정된 분은 없다”고 말했다.

김 회장이 대표이사인 김전문업체 삼해상사 또한 글로벌 진출을 위해 지난해 7월 CJ제일제당과 지분투자 형식의 협업방식을 택했다.

기업 및 사회 환경의 변화와 더불어 자중회 또한 어떤 변신을 거쳤는지 물었다.

“전에는 이업종간 교류와 친목 위주였으나 현재는 사회공헌이란 새로운 화두가 생겼다. 자중회에도 역사가 생겼지않나. 하여 주변을 돌아봐야되지 않나 생각한다. 개별기업에서 기부 등 사회공헌 활동을 하고는 있으나 멘토-멘티 사업, 청년 컨설팅 사업 등 자중회 차원에서 고민하고 있다.”

자중회가 구상중인 멘토-멘티 사업은 창업세대가 갖고있는 경영 노하우와 경험, 도전정신 등을 청년세대에 전달할 수 있도록 매칭을 해주는 작업이다.

“창업세대는 흙수저에서 시작해 금수저를 만든 분들이다. 창업을 꺼리는 분위기에서 청년들에게 기업가 정신과 도전정신을 심어주는 ‘좋은 모델’이 될 수 있다. 기업을 2세에 넘겨주고 나면 활동할 여력이 있을거고 이분들을 청년세대 또는 다른 경영자와 매칭시키는 작업을 중기중앙회와 연계해서 하면 현실적으로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김 회장은 “기업에 대한 시각이 긍정적으로 바뀌도록 기업 스스로도 노력을 해야한다”며 “제도가 못하는 틈새를 기업이 한 분야씩 맡아 ‘도네이션(donation·기부)’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제시했다.

그는 “기존에 하시던 분들은 어떻게든 끌고가는데 새로 기업을 하는 사람들이 기업가정신을 잃어버리는게 너무 안타깝다”며 그 이유에 대해 “리스크는 당연히 있는거고, 과실이 적다고 보는거다”고 진단했다.

대화는 중소기업인들의 가장 큰 관심사인 ‘기업상속’ 문제로 넘어갔다.

“상속 보다는 증여제도를 강화해줬으면 한다. 기업상속에 대해 ‘부의 세습’으로 보는 사회적인 시각이 있는데, 사실 2세 입장에선 정리해서 돈을 받는게 제일 좋다. 하지만 창업자 입장에선 재산을 물려주는 차원이 아니다. 여태까지 본인이 쏟은 정신과 열정이 녹아있는 회사의 역사와 ‘업(業)의 특성’을 승계하는거다. 소비자와의 약속, 종사하는 직원, 납품업체, 부자재업체, 거래선 등 구성원간의 약속을 이어가는거다. 그래서 더 안정적으로 이어가길 바라는거다. 창업자는 2세라고해서 믿지않는다. 증여를 하면 감시를 할 수 있다. 2세가 잘 못하면 기부하는게 낫다. 그래서 사전에 주고 판단이 옳았나 보고, 잘못된거면 빨리 포기하고 수정을 해야지 않겠나.”

그는 증여한도 확대와 대주주지분율 완화, 증여시점 일몰제 적용 등의 필요성을 예로 들었다.

인터뷰를 통해 김 회장이 일관되게 강조한 것이 한가지 있다. ‘기업을 일군 사람’에게 본인의 회사와 업(業)은 어떤 의미를 지니며, 그들이 진정 원하는 바는 무엇이고, 왜 그것을 원하는지.

밖의 사람들이 보는 것과는 ‘시각’(視角) 자체가 달랐다. ‘기업의 영속성’, 기업 또한 사회적 자산임을 감안할 때 그들이 염원하는 기업의 영속성을 사회 또한 같이 지켜나가야할 당위성이 있지않을까. 이 날의 인터뷰는 기자에게 그런 느낌표를 남겼다.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2층에 있는 역대 '자랑스러운 중소기업인' 상 수상자 브론즈.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2층 벽면에 전시된 역대 '자랑스러운 중소기업인' 賞 수상자 브론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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