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 2개 대표 PB브랜드로 통합 ‘인지도 집중’ 전략
....마트·슈퍼 통합 운영 전략으로 작년 영업이익 확대
이마트, 효자 ‘노브랜드’로 PB 통합 검토

롯데마트 마스터 PB 오늘좋은 상품 이미지. [롯데쇼핑]
롯데마트 마스터 PB 오늘좋은 상품 이미지. [롯데쇼핑]

[중소기업투데이 노철중 기자] 유통업계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 집중으로 빠르게 전환되면서 대형마트, 백화점 등 전통 유통업체가 경영 위기에 처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발맞춰 온라인 사업 겸업을 선언했지만 그 성과는 미미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런 가운데 각 대형마트 등에서 저렴하지만 가성비 높은 자체 브랜드(PB) 제품이 매출에 기여하고 있어 답답한 시장환경에서 돌파구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최근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 닐슨아이큐가 발표한 ‘유통업체 PB 매출’ 분석 결과에 따르면, 6500개 오프라인 소매점의 매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 1년간(2022년 4분기~ 2023년 3분기) 국내 PB 시장 규모는 전년보다 11.8% 성장했다. 전체 소비재 시장이 같은 기간 1.9% 성장한 것에 비하면 약 6배 높은 수치다.

대형마트의 전체 매출 대비 PB의 비중은 8.7%로 나타났다. 업태별 PB 매출 비중이 높은 순서는 기업형 슈퍼마켓 5.3%, 편의점 4.1% 순으로 조사됐다.

롯데쇼핑, PB 브랜드 2개로 통합 전략

롯데마트는 PB 전략을 재정립해 전체 매출 기여도를 높이고 있다. 2019년 롯데마트는 PB 브랜드 총 38개를 핵심 브랜드 10개로 압축한 바 있다. 여러 종류의 브랜드에서 오는 혼선을 줄이고 대표상품 출시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롯데마트만의 PB 브랜드를 각인시키려는 목적이었다.

이에 롯데마트는 브랜드 인지도 조사를 통해 소비자가 느끼는 기존 PB 브랜드 이미지를 면밀히 분석하고 카테고리의 성장성 및 지속 가능성을 바탕으로 10개의 엄선된 PB 브랜드를 선택했다. 2022년 10월에는 PB 브랜드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가정간편식(HMR) PB 브랜드 '요리하다'를 개편하고 지난해 3월에는 통합 PB 브랜드 '오늘좋은'을 새롭게 출시했다. 

'요리하다'는 '집에서 즐기는 셰프의 레시피'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FIC(Food Innovation Center)에서 근무하는 셰프가 직접 상품을 개발해 맛을 평가하고 최적의 레시피를 제안하는 롯데마트만의 HMR 브랜드다. '오늘좋은’은 기존의 식품, 일상용품 카테고리의 ‘초이스엘’, 디저트와 스낵의 ‘스윗허그’, 건강기능식품의 ‘해빗’과 더불어 가성비를 대표하는 ‘온리프라이스’ PB 브랜드를 통합해 새로운 콘셉트를 더한 롯데마트의 마스터 PB 브랜드다.

향후 롯데마트는 가공식품과 일상용품 중심의 ‘오늘좋은’과 HMR 브랜드 ‘요리하다’로 2가지 PB만 운영해 롯데마트만의 PB 브랜드를 고객에게 각인시킨다는 계획이다. 출시 1주년을 맞이한 ‘오늘좋은’은 론칭 당시 100여 개 상품으로 시작해 현재 500여 개까지 품목이 확대됐다. 그 결과로 지난해 PB 매출은 2022년 대비 약 15% 상승했다는 게 롯데마트의 분석이다.

롯데쇼핑은 2022년부터 롯데마트, 롯데슈퍼를 통합 운영하고 있다. 상품기획, 할인행사 등을 공동으로 진행해 운영에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전략이다. ‘오늘좋은’도 통합 운영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이와 같은 운영 전략의 결과, 롯데마트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873억 원으로 전년 대비 80.4%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롯데슈퍼 또한 영업이익이 256억 원으로 흑자전환했다.

롯데쇼핑은 롯데마트·슈퍼의 PB 상품을 해외에 수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올초 김상현 롯데 유통군 총괄대표 부회장이 직원들에게 보낸 CEO 메시지에서 “미국으로 PB 상품을 수출하는 것을 기획하고 있다”고 언급했기 때문이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아직 구체화 된 것은 없지만 미국 월마트에 PB 상품을 납품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마트 대표 PB '노브랜드' 이미지. [이마트]
이마트 대표 PB '노브랜드' 이미지. [이마트]

이마트, 노브랜드 중심 PB 통합 움직임

이마트는 확고하게 자리잡은 대표 PB 브랜드 ‘노브랜드’를 내세워 침체에 빠진 오프라인 유통채널을 재정비하겠다는 계획이다. 올해 이마트는 이마트·이마트에브리데이·이마트24 통합 전략을 꺼내들었다. 특히 이마트24는 노브랜드를 연계한 신규 가맹 모델을 론칭하겠다는 방침이다.

또한 각 계열사별로 자체적으로 PB 상품을 개발·판매하던 것을 브랜드 하나로 통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브랜드 이외에 ‘T스탠다드(트레이더스)’, ‘생활의딜(이마트에브리데이)’ 등이 있지만 이들의 매출 규모는 미미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마트 매출에서 노브랜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점차 커지는 추세다. 지난해 노브랜드의 매출은 1조3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8.7%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전자공시에 따르면, 이마트의 지난해 별도 기준 매출액은 15조14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마트 관계자는 “현재 여러 개로 운영되던 PB 제품의 통합을 검토하고 있지만 노브랜드로 통합할지 아니면 신규 통합 브랜드를 선보일지 확정되지 않은 상태”라고 밝혔다.

위기에 놓인 오프라인 유통이 과거 미국 코스트코가 했던 것처럼 PB 상품을 통해 다시 전열을 가다듬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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