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경영硏, “2% 물가목표 고집은 ‘합리적 태만’”
최근 인플레이션 진정? “3가지 논점에서 분석해봐야”

서울 여의도 금융가.
서울 여의도 금융가.

[중소기업투데이 이상영 기자] 최근 인플레이션이 진정되는 모습이나, 향후 전망과 해석을 두곤 여전히 다양한 이견이 맞서고 있다. ‘인플레이션이 과연 끝났는가’를 두고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그런 가운데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2%대의 저금리를 목표로 하기보단, 일정 수준의 인플레이션을 받아들이는 정책이 바람직할 수도 있다”고 해 주목된다.

최근 하나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선진국은 1970년대 오일쇼크 이후, 그리고 우리도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인플레이션에 처했다. 연구소는 “향후 인플레이션 혹은 디스인플레이션의 전개 방향을 가늠하고 대응하기 위해선 그간 인플레이션 과정에서 논의되던 ‘3가지 이슈’들을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첫째는 인플레이션의 원인과 성격이다. 애초 인플레이션 초기엔 ‘포스트 코로나’의 보복소비와 공급난이 맞물린 일시적 현상으로 인식됐다. 인플레이션이 처음 부각된 2021년 중반만 해도 “앞으로 공급난이 해소되면 다시 물가가 안정될 것”이란 기대가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코로나’ 국면에서 이를 타개하기 위한 전후 최대 규모의 부양책이 동원되고 그로 인한 수요 측면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부상되면서, ‘항구적’ 인플레이션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확산됐다.

특히, 그동안 익숙했던 저물가 체제가 막을 내리고, 고물가 체제로 이행하고 있다는 ‘물가체제 전환’ 위험이 부각됐다. 결국 이에 맞서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들이 공세적 통화긴축을 펴기 시작했다.

두 번째 논쟁은 ‘디스인플레이션의 동력과 그에 대한 의미 분석’이다. 우선 “향후 인플레이션이 둔화되면서, 경기침체 없이 물가가 안정되는 연착륙, 이른바 ‘무결점(immaculate) 디스인플레이션’ 진단이 부상했다.

반면에 “과거 물가안정에 있어 3년 이상 소요된 데다, 성급하게 양적완화를 할 경우 물가 불안이 재현된 사례 등을 감안하면 물가안정의 ‘라스트마일’(last-miles)에 주의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라스트마일’, 즉 금리인하 목표치에 근접한 마지막 구간을 넘어서는데 시간이 더 걸리거나, 좌초될 수 있다는 논리다.

세 번째 논점은 ‘통화정책의 역할과 향방’이다. 연구소는 그 향방을 두고 ‘테이블山 접근’ vs ‘마테호른山 접근’으로 표현했다.

즉, 물가가 다소 안정됨에 따라 그동안 중앙은행의 공세적 통화긴축이 수행한 역할, 나아가서 통화정책과 물가안정 간의 관계를 두고도 논쟁이 확산되고 있다. 그 와중에 ‘공급 중시론자’들은 대체로 인플레이션 대응 과정에서 발생한 과잉 통화긴축의 후유증에 주목하며 적극적인 양적완화를 요구하고 있다. 즉 금리를 신속하게 인하하자는 ‘마테호른山 접근’ 방식이다.

이에 반해 ‘수요 중시론자’는 통화긴축을 통한 인플레이션 억제 효과에 주목하는 편이다. 즉, 물가체제 전환 위험에 맞선 지속적인 통화긴축을 요구하고 있다. 이는 장기간 고금리를 이어가자는 ‘테이블山 접근’ 방법이다.

연구소는 그간의 물가 향방에 대한 ‘합리적 태만’(rational neglect)은 더 이상 유효하지 못하다고 결론을 내린다. ‘합리적 태만’은 “구조적 차원에서 공급 순풍이 역풍으로 반전된 상황에서, 2% 물가목표를 고집”하는 것이다. 그 보다는 완만한 인플레이션을 수용하는 정책이 바람직하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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