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AI 붐’ 최고 수혜자, 엔비디아 ‘H100’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
2년 만에 주가 7배, 시장가치 세계 3위로 껑충…뉴욕증시 전체 견인

끝이 없어 보이는 엔비디아 신화가 펼쳐지고 있다. [셔터 스톡]
끝이 없어 보이는 엔비디아 신화가 펼쳐지고 있다. [셔터 스톡]

[중소기업투데이 이상영 기자] 천정부지로 주가가 치솟고, 시총이 마이크로소프트를 제치며 세계 3위에 오르는 등 엔비디아는 그야말로 끝이 없어 보이는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엔비디아 주식의 급격한 상승은 S&P 500은 물론, 나스닥 등 월스트리트 전체를 들뜨게 하고 있다. 그러면서 이 회사는 ‘영광의 시가총액 2조 달러 클럽’에 당당히 이름을 얹었다.

팩트셋(FactSet)등 시장분석기관에 의하면 2022년 10월 14일 이후 엔비디아 주가는 7배 이상 올랐다. 그 결과 현재 시장 가치가 마이크로소프트, 구글을 뛰어넘는 2조 달러 이상이 되면서 아마존과 애플에 이어 미국은 물론 사실상 세계에서 세 번째로 시장가치가 높은 기업이 되었다.

이 회사는 특히 지난 2월 21일 엄청난 4분기 실적을 보고한 직후 단 두 번의 거래 세션에서 약 2800억 달러의 가치를 추가했다. 이로 인해 180 거래일만에 시장가치가 졸지에 1조 달러에서 2조 달러로 상승하기에 이르렀다. 앞서 애플이나 마이크로소프트 모두 2조달러에 도달하는 데 500거래일 이상이 걸린데 비하면 가히 경이적이다.

그 과정에서 엔비디아는 일반 투자자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주식 중 하나가 되었다. 팩트셋에 따르면 엔비디아 주식 거래를 해온 59명의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 중 54명이 매수 또는 초과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현상은 오로지 ‘AI붐’ 때문이다. 고대역폭의 엔비디아 ‘H100’칩은 ‘귀하신 몸’이 되었고, 이 회사의 주식은 시장에서 가장 인기 있는 주식으로 매일 기록을 갱신하고 있는 것이다.

덩달아 다른 칩 관련 주식들도 폭등했다. PHLX 반도체 지수는 올해 18% 상승했다. 또 AMD(dvanced Micro Devices) 역시 37% 상승했고, 램 리서치(Lam Research)와 브로드컴(Broadcom) 역시 각각 25% 상승했다.

연일 ‘기록 갱신’ 속 승승장구

그런 가운데 지난 2월28일 나스닥 종합지수가 2021년 이후 처음으로 최고치를 경신했고, S&P 500은 이미 2024년 들어 15번째 기록적인 종가를 기록했다. 두 지수 모두 지난 18주 중 16주 동안 상승함으로써 연초 대비 8.4%, 7.7% 상승을 기록했다.

앞서 엔비디아는 지난 2022년 3분기 석달 동안 6억8000만 달러의 실적을 거둔 바 있다. 그러나 그로부터 1년 여가 지난 2023년 4분기엔 그보다 20배에 가까운 122억9000만 달러의 수익을 올렸다. 총 수익률 역시 그 기간 동안 53.6%에서 거의 76%로 증가했다. 이는 주식시장에 그야말로 ‘미친듯한 폭등의 연속’을 초래할 수 밖에 없다.

이를 지켜본 일부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들은 새삼 AI열풍이 과거에도 그랬듯이, 주식 시장의 거품을 유발하고 있지는 않은지 경계하는 분위기로 변하기도 했다. 실제로 한켠에선 ‘거품’ 논쟁도 일고 있다. 과거의 사례에 비춰 멀지 않은 장래에 큰 폭으로 폭락할 것이란 전망이다.

현지 애널리스트들은 “고객들로부터 AI 주식에 관한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면서 “무엇이든 너무 잘 될 때마다 긴장된다. 그래서 ‘거품’ 가능성에 대해 고객들에게 조언을 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전했다.

좀 더 직설적으로 우려를 표하는 목소리도 있다. 일부 투자자문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에게 “현재의 AI 거품은 1990년대 기술 거품보다 더 클 수도 있다”는 경고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엔비디아 주가 상승으로 엄청난 이익을 보고 있어 이런 경고에 그다지 귀를 기울이지 않고 있는 분위기다. 그래서 블룸버그는 “대마초나 블록체인 주식과 같은 과거의 투기적 ‘열광’과는 별개의 인공 지능에 대한 열광”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엔비디아 주가 흐름을 보여주는 그래프. [블룸버그 통신]
엔비디아 주가 흐름을 보여주는 그래프. [블룸버그 통신]

“엔비디아 주식, 과거 등락 거듭한 일 기억해야” 환기도

그럼에도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1년 전보다 낮은 주가수익률(P/E)에 거래되기 때문에 투기 열광이라고 부를 수는 없다. 엔비디아는 그저 정상적인 걸음으로 나아가고 있을 뿐”이라며 ‘거품설’을 부정하고 있다. 그러나 ‘1년 전보다 낮은 주가수익률’은 그 만큼 엔비디아의 향후 장세 내지 시장 전망에 대한 신중론이 개입한 것이란 해석도 가능한 대목이다. 

그럼에도 낙관론자들은 “흔히 강세장의 맥락에선 으레 있을 수 있는 것”이라고 거품설을 일축하고 있다.  반면에 또 다른 애널리스트들은 “과연 엔비디아가 지금처럼 엄청난 성장 속도를 유지할 수 있을까 의문”이란 시각도 내비친다. ‘팩트셋’이 접한 애널리스트들은 “내년 1월에 끝나는 엔비디아의 회계연도 매출이 지난해 609억 달러에서 1070억 달러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엔비디아 칩 수요가 앞으로 몇 년 가지 못할 것”이라고 점치기도 한다.

뉴스레터 전문매체인 ‘High-Tech Strategist’는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이 회사가 호황과 불황을 겪은 회사라는 사실을 잊고 있는 것 같다”며 과거 숱한 부침을 겪어왔음을 상기했다. 그러면서 “지난달 실적 보고 이후 많은 투자자들이 장기 풋옵션을 통해 엔비디아에 베팅하고 있다”고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실제로 다우존스 마켓 데이터(Dow Jones Market Data)에 따르면 엔비디아 주가는 1999년 회사가 상장된 이후 14차례에 걸쳐 50% 이상 하락했다. 가장 최근에는 2018년 2개월 동안, 그리고 2022년에 끝난 8개월 동안 주가가 56% 하락한 바 있다.

특히 일각에선 엔비디아의 전체 매출이 생각보단 오래가지 못할 수도 있을 것으로 우려하기도 한다. 엔비디아가 밝히길 꺼려하고 있지만, 특정한 기업 한 군데가 지난해 엔비디아 매출의 거의 5분의 1을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엔비디아로선 약점이 아닐 수 없다.

또한 인텔, AMD Arm 등 다른 경쟁자들의 추격도 날로 거세지면서 매출과 마진이 줄어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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