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파마·테크 신약개발 위해 협업 전쟁
구글, 일라이릴리·노바티스와 전략적 파트너십 체결
엔비디아, 암젠과 DGX 슈퍼 POD 기반 슈퍼컴퓨터 활용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 2024 홈페이지. [KOTRA]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 2024 홈페이지. [KOTRA]

[중소기업투데이 노철중 기자] 지난 1월 8일부터 11일까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세계 최대 바이오 헬스케어 투자행사인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JPM WEEK)'에선 신약개발에 AI가 필수로 자리잡는 등 제약·바이오업계 AI도입과 빅파마가 주도하는 업계 인수합병 흐름, 빅테크와 빅파마 간 협업 등이 주요 트렌드로 제시됐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는 이번 컨퍼런스에 참가해 다양한 연계 행사를 참관하고 참가기업 인터뷰를 통해 2024년 글로벌 제약·바이오 산업현황을 담은 보고서를 공유했다. 보고서를 토대로 올해 글로벌 제약·바이오 업계 핵심 키워드를 정리해본다. 

글로벌 빅파마 M&A 역량 1조3700억 달러 규모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진행된 전체 제약·바이오 업계 인수합병(M&A) 중 69%를 빅파마(대형 제약사)가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11개 대형 제약사가 10억 달러 이상 규모의 계약을 최소 1건 이상 체결했다는 분석이다. 대표적으로 화이자가 항암제 전문기업 씨젠을 430억 달러(당시 환율 기준 약 56조원)에, 머크가 자가면역치료제 개발 기업 프로메테우스를 108억 달러(약 14조원)에 인수한 것이 꼽힌다.

글로벌 회계·세무·재무 컨설팅 서비스 기업 EY(Ernst & Young)는 바이오·의료 업계의 ▲1조3700억 달러에 이르는 기록적인 수준의 M&A 역량 보유 ▲주요 의약품의 특허 만료에 따른 수익 문제 직면과 비유기적 성장동력 확보 필요성 확대 ▲바이어(Buyer) 중심의 시장상황 등을 근거로 2024년에도 큰 손들의 M&A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러한 상황에 비춰 나타난 핵심 키워드는 인공지능(AI), 당뇨·비만 치료제 GLP-1, 항체-약물접합체 ADC 등이다.

신약개발에 AI는 필수

산업·생활 전반에 AI 사용이 급속도로 늘어나는 가운데 제약·바이오 업계의 AI 도입도 필수적인 것이 됐다. 신약을 개발하는 데 보통 10년이 걸리고 이 중 후보물질 발굴에만 걸리는 시간은 3~4년에 이른다. AI를 후보물질을 발굴하는 데 활용하면 신약 개발 기간이 대폭 줄어들 것이라는 게 업계의 지배적인 인식이다. 후보물질 발굴뿐만 아니라 임상시험의 준비과정과 수행 등에도 활용될 수 있다.

 

[KOTRA]
[KOTRA]

흥미로운 점은 최근 빅테크와 빅파마 간 협업이 눈에 띈다는 것이다. JPM WEEK 전인 1월 7일 구글의 모기업인 알파벳이 설립한 AI 기반 신약개발 기업인 아이소모픽랩스(Isomorphic Labs)는 알파벳의 AI 딥마인드가 개발한 단백질 구조를 예측하는 프로그램인 알파폴드(AlphaFold)의 차세대 버전을 기반으로 일라이릴리, 노바티스와 각각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일라이릴리와 노바티스는 신약 개발에 알파폴드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며 특히 노바티스는 공개되지 않은 표적 3개에 대한 저분자 치료제를 발굴하는데 적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오픈AI의 챗GPT로 다시한번 주목받고 있는 엔비디아는 이번 JPM WEEK에서 암젠과 AI 신약개발을 위한 파트너십을 확대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신약개발 AI 바이오니모(BioNeMo)를 도입한데 이어 DGX 슈퍼 POD를 기반으로 한 슈퍼컴퓨터 프레이자(Freyja)를 통해 신약개발 빅데이터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제약·바이오 기업의 AI 기업과의 협업 수요는 점점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며, 다수의 특허 만료 의약품의 영향으로 신약개발 AI 글로벌시장 규모는 2028년까지 49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AI는 신약개발 외에도 검진 정확도 개선, 데이터 기반 맞춤형 의료서비스, 효율적인 헬스케어 시스템 관리 등에도 AI 기술 도입이 가속화 할 것으로 전망된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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