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동, 송영조, 조덕현 '경합'
2007년 이후 첫 직선제, 후보 8명 등록…1111명 선거인 1125표 행사
2차투표 여부, 3천명 이상 조합 2표 ‘부가 의결권’, ‘초선’ 조합장 등 변수

차기 농협중앙회장 직을 두고 경합을 벌이고 있는 (왼쪽부터) 강호동, 송영조, 조덕현 후보.
차기 농협중앙회장 직을 두고 경합을 벌이고 있는 (왼쪽부터) 강호동, 송영조, 조덕현 후보.

[중소기업투데이 이상영 기자] 농협중앙회장 선거가 오는 25일 17년 만에 직선제로 치러진다. 8명의 후보가 나선 가운데, 1111명의 조합장들이 직접 투표한다. 다만 ‘부가의결권’에 의해 총 투표수는 1125표에 달한다. 농협 안팎의 분석과 언론에 의하면 대체로 강호동·송영조·조덕현 조합장이 3파전을 벌이고 있어, 2차 결선투표의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그럴 경우 1차 투표에서 1위를 했더라도 과반 득표를 하지 못하면, 2차 투표에서 질 수도 있다.

현재 후보자 등록을 마친 후보는 황성보 동창원농협조합장, 강호동 율곡농협조합장, 조덕현 동천안농협조합장, 최성환 부경원예농협조합장, 임명택 전 NH농협은행 언주로지점장, 송영조 부산금정농협조합장, 이찬진 전 여의도연구원 정책자문위원, 정병두 고양시을 선거구 국회의원 예비후보(기호순) 등 8명이다.

앞서 농협중앙회장을 한 차례 연임할 수 있는 농협법 개정안이 지난해 5월 국회 상임위원회를 통과했지만,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막히면서 이성희 현 회장의 재임은 좌절되었다.

이번 선거는 2021년 농협법 개정에 따라 17년 만에 직선제로 치러진다. 그전에는 정부가 농협중앙회장을 직접 임명했으나, 1988년에 회원 조합장들이 직접 선거로 중앙회장을 선출하고 연임도 할 수 있도록 개정되었다.

그러나 직선으로 당선된 전임 회장들이 잇따라 비자금 조성이나 뇌물 수수 혐의 등으로 구속되면서 정부는 다시 2007년에 간선제, 단임제로 바꿨다. 그러나 간선제 이후에도 부작용이 끊이지 않았다. 간선제로 인해 일부 조합장만 선거에 참여하다 보니 투명성과 공정성 시비가 끊이지 않았다. 이에 정부는 결국 법 개정을 통해 다시 직선제로 선거를 치르게 된 것이다.

이번 선거를 두고 도시농협조합장과 농촌농협조합장 간의 한판 승부가 펼쳐질 것이란 분석이 유력하다. 특히 강호동 조합장이 가장 앞서고, 그 뒤를 송영조, 조덕현 조합장이 추격하는 ‘1강 2중’의 판세가 형성되고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강호동 조합장은 지난 24대 농협회장 선거에도 출마, 3위에 오른 바 있다. 5선 조합장으로서 농협중앙회 이사를 지냈다.

강 조합장을 추격하고 있는 송영조 후보는 6선 조합장으로서 농협중앙회 이사, 경제지주 이사를 역임했다. 조덕현 조합장은 농업경영인 출신으로 농협중앙회 감사위원을 지냈다.

강 조합장이 ‘1강’으로 꼽히지만, 정작 당선을 확신할 순 없다는 전망도 있다. 치열한 3파전 탓에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2차 결선투표가 진행될 경우 1차 투표에서 2위를 차지한 후보가 3위 표를 흡수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물론 두드러진 강세를 보이고 있는 강 조합장이 1차 투표에서 과반을 차지하면 그럴 가능성도 사라진다.

농협 주변에선 “조합장들의 정확한 여론을 가능하기 어렵다”는 얘기도 나온다. 흔히 지역의 초선 조합장일 경우 선배격인 예전 다선 조합장의 입김이 상당 부분 작용한다. 그러나 최근에는 “초선 조합장들도 나름대로 자신만의 주관을 갖고 투표에 임하는 분위기”다.

또 직선제에다 2차투표까지 갈 경우 주변의 영향을 주고받을 틈도 적고, 오로지 ‘자신의 판단’에 따라 한표를 행사할 확률이 크다. 현재 알려지기론 전체 조합장의 37% 가량이 초선이다.

이번 선거부터 도입되는 ‘부가 의결권’ 제도 역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농협에 따르면 조합원 수 3천명 미만인 조합은 한 표, 3000명 이상인 조합은 2표를 행사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전체 1111명의 조합장이 1252표를 행사하게 된다.

조합 수를 지역별로 보면 경기(161개), 경북(151개), 전남(144개), 충남(143개), 경남(137개), 전북(92개), 강원(79개), 충북(65개), 제주(23개), 대구(22개), 서울(19개), 부산(14개), 울산(17개), 인천(16개), 광주(14개), 대전(14개) 등이다.

투표와 개표는 25일 서울 농협중앙회본부 대강당에서 실시되며, 선거운동은 24일까지 가능하다. 당선된 신임 농협중앙회장 임기는 3월 정기총회부터 4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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