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 위원장
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장태평 농특위원장
장태평 농특위원장

여당이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은 후 한동훈 비대위원장을 추대하였다. 그는 비대위원장을 수락하면서 ‘막연한 자신감보다는 동료시민과 나라의 미래를 위해서 잘 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더 크게 느낀다’면서 국민의 상식과 생각을 나침반 삼아 공공선을 이루는 ‘실천’을 하겠다고 했다. 여당의 혁신을 넘어 절망적인 우리 정치에 희망의 빛을 주는 것 같아 반갑다. 정치의 새로운 시대가 열리게 되기를 기대한다.

무엇보다 정치의 세대교체가 이루어질 것 같아 기쁘다. 70년 대 출생의 젊은 정치인이기 때문이 아니다. 제도와 ‘정당을 숙주 삼아 수십 년 간 대대손손 국민들 위에 군림하고 가르치려드는 운동권 특권정치를 청산해야 한다.’고 기득권 정치 세력의 교체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최근 이 특권 운동권에 심지어 청년들까지 새로이 무임승차하면서 구습을 이어가는 정치 풍토에 국민들은 절망감마저 느끼고 있었다. 현재와 같이 진영논리에 젖은 무책임한 패거리 정치 문화가 변해야 한다. 사익을 우선 추구하는 타락한 카르텔 정치꾼들이 사라져야 한다. 깨끗하고 새로운 정치 세력이 등장해야 한다.

대한민국은 사실 백척간두에 서 있다. 출산율 0.7의 인구 절벽만이 대한민국을 자살로 모는 것이 아니다. 경제성장률이 계속 하락하여 대다수 선진국보다 낮은 대표적인 저성장 국가가 되었다. 수수방관한다면, 이도 인구 자살이나 다름없게 나라를 쇠멸로 몰고 갈 것이다. 다시 블록화 되어가는 국제 정세에서 지정학적 취약성도 도사리고 있고, 북한의 핵 위험도 증가하고 있다. 선택을 잘못 한다면, 안보 측면에서도 자살적 선택이 될 수 있다. 즉, 그 어느 때보다 지혜로운 국가 리더십이 요구되고 있다는 얘기다. 그런데 각 분야에서 갈등이 극대화 되고, 진영논리로 싸움이 격화되고 있다. 거의 내전상태다. 이를 해결할 정치적 리더십이 절실하다.

일부 정치꾼들에 의하여 우리나라는 오히려 정치가 실종되고, 최소한의 윤리와 원칙마저 무너지고 있다. 사법체계와 사법정의가 훼손되고, 3권 분립의 민주적 헌정 질서가 흔들리고 있다. 정치꾼들이 자신과 자기 진영의 작은 이익 때문에 최소한의 금도도 무너뜨리고 있다. 국가의 안위는 안중에도 없는 듯하다. 마치 임진왜란 발발 1년 전의 조선과 같다.

임진왜란 당시 국가를 구한 사람들은 뜻밖의 사람들이었다. 전쟁이 발발하기 2년 전 조선은 일본으로 통신사를 파견하였다. 통신사는 1년 간 일본 정세를 파악하고 귀국했다. 정사 황윤길은 전쟁이 날 것이라고 보고했고, 부사 김성일은 전쟁 가능성이 없다고 보고했다. 진영논리가 작용했다. 조정에서는 전쟁이 없을 것으로 결론 내리고, 전쟁준비를 하지 않았다. 심지어 전쟁준비를 하면 민심을 어지럽힌다 하여 축성 작업을 중단하기까지 하였다. 그러나 통신사 경호요원으로 파견되었던 황진이라는 하급 군관은 전쟁이 날 것을 확신하고, 귀국하면서 전쟁 때 쓰겠다고 일본 보검을 구입하였다. 귀국 후에는 활쏘기와 말달리기 등 전쟁 준비를 철저히 하였다. 전쟁이 나자 그는 싸우는 전투마다 승리하여 일본군의 진로를 차단하며 전라도를 방어하였다. 그는 1591년 현감에서 전쟁 발발 후 웅치전투와 이치전투에서 혁혁한 공을 세우며 충청도 병마절도사가 되었고, 1593년 진주성 전투를 지휘하다 전사하였다. 황진 장군이 전사하지 않았다면, 일본군은 더 치명적인 피해를 보았을 것이라 한다.

이순신 장군도 전쟁발발 1년 전에 전라좌도 수군절도사가 되어 전쟁준비를 철저히 하였다. 군사훈련, 병참 준비, 대포와 거북선 제조, 그리고 바다와 주변 지형의 정확한 파악 등 만전을 기했다. 그래서 23전 23승을 거둘 수 있었고, 나라를 구하였다. 그리고 전국 방방곡곡에서 수많은 의병들이 일어났다. 이들이 국가를 구했다. 모두 자기 직분에 충실했던 사람들이다. 조정의 신하들은 전쟁 후에도 반성은커녕 공적 다투기에 바빴다.

지금의 국회의원들이 임진왜란 당시 조정의 신하 같지 말아야 한다. 한동훈 위원장이 이순신 장군이나 황진 장군 같은 사람이다. 그는 기성 구태 특권정치를 청산하라는 시대정신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다. 용기와 헌신으로 공동체와 동료시민을 위해서 책임을 다 하겠다고 한다. 승리의 과실을 취하지 않고 ‘선민후사’ 하겠다고 한다. 진정성이 느껴진다. 모든 정치인들이 이랬으면 좋겠다. 앞으로 한 위원장이 정교하고 박력 있게 준비할 전략과 정책에 큰 기대를 건다. 우리나라 정치혁신의 실현을 기대한다. 그리하여 압축 성장과 민주화에서 파생된 그림자를 지우고, 대한민국이 자유민주주의의 부강한 나라로 재도약할 수 있는 비전 있는 정치 리더십이 펼쳐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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