뱅가드, 대출의존 탈피·DC형 퇴직연금 고수익 시현에 주력
SMFG, 중소기업 중심 ‘기업대상 디지털 비즈니스’ 확대

뱅가드 홈페이지 캡처 화면.
뱅가드 홈페이지 캡처 화면.

[중소기업투데이 이상영 기자] “대출에만 의존해선 은행의 생존을 기약할 수 없다”.

최근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이런 전제를 바탕으로 글로벌 자산운용사 뱅가드(Vanguard)와 일본 최대 은행이자 자산운용사인 SMFG(스미토모 파이낸셜 그룹)의 사례를 들어 주목된다.

미국 내 AUM 1위 플레이어, 뱅가드

이에 따르면 뱅가드는 2013년 미국 DC형 퇴직연금 운용자산(AUM) 규모 1위 플레이어로 도약한 이후 현재까지 시장점유율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안정적 수익 확보를 추구하는 패시브(Passive) 투자방식으로 연금시장의 관심이 확대됨에 따라, 뱅가드는 축적해 온 패시브 운용역량을 바탕으로 시장의 입지를 빠르게 강화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이는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등에 절대 비중을 두고 있는 국내 은행, 금융기관들과는 크게 구분되는 점이다.

뱅가드는 경쟁우위(가격경쟁력)를 극대화하기 위해 ‘공격적 저가전략’에 주력하며, 업계 최초로 ‘로보어드바이저’를 출시, 퇴직연금사업을 자문영역 등으로 확장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또한 퇴직연금 관련 운영지원 서비스를 지렛대삼아 고객기반을 확대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우선 가격경쟁력 우위를 극대화하기 위해 뱅가드는 저비용을 통해 실질수익률을 높이고, 안정적 성과(낮은 변동성)를 시현하고 있다. 이를 통해 2022년 기준으로 TDF 시장 1위로 발돋움(37% 점유율)하는 등 우수한 퇴직연금상품 운용실적을 올렸다. 이를 기반으로 DC형 AUM 규모 1위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또한 자문서비스를 활용, 영업경쟁력을 높였다. 저마진으로 인한 수익확대 제약을 극복하기 위해 경쟁사에 비해 선제적으로 로보어드바이저를 런칭했다. 이를 퇴직연금 비즈니스에 자산관리 차원의 개인화된 자문(advisory) 서비스와 결합하는 등 퇴직연금사업의 확장을 모색하고 있다.

경영지원 서비스 등 非가격경쟁력도 강화하고 있다. 퇴직연금 운영과 관련, 풀 서비스 경영지원 프로그램을 구축하고, 외부 전문기관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지속적으로 서비스역량을 확충했다. 주식보상이나, 플랫폼 탑재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를 통해 특히 임직원들을 자사 퇴직연금사업 충성고객으로 유인하기도 했다.

우리금융연구소 ESG·자산관리연구실의 김신진 연구원은 “특히 뱅가드가 DC형 운용자산 규모를 비약적으로 늘리고 퇴직연금 사업자로서 신뢰도를 구축할 수 있었던 핵심 원동력은 ‘낮은 운용보수’에 기반한 수익률 제고와 ‘안정적 운용성과’”라고 짚었다. 이를 통해 장기간 운용되는 퇴직연금의 특성과 투자목적에 충실했다는 평가다.

그는 또 “국내 퇴직연금시장에도 로보어드바이저 도입이 예상되는 만큼, 뱅가드의 사례를 참고하여 초기시장을 선점할 필요가 있다”면서 “기존고객 충성도를 높이고, 젊은층 신규고객 유입을 도모하며, 자문서비스 부문에서의 퇴직연금 수익원 다각화를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본 SMFG의 기업금융 솔루션 사례

한편 같은 연구소의 기업금융·신성장연구실 김진 책임연구원은 일본 SMFG의 기업금융 솔루션 강화 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일본 SMFG는 중소·중견기업이 일반 경영업무에서 디지털 도구를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기업대상 디지털 비즈니스’를 확대하며 기업금융 솔루션을 강화했다”면서 “그 결과 일본 3대 금융그룹 중 중소기업 대출이 최대폭 증가하고, SMBC은행은 중소기업을 위한 일본 최고의 은행으로 선정되었다”고 전했다.

그에 따르면 SMFG의 기업대상 디지털 비즈니스는 중소·중견기업의 디지털 전환을 지원하는 것이 목표다. 이를 통해 그룹사 서비스를 제공하는 ‘DX원스톱솔루션’과 외부 제휴사의 서비스를 연계하는 ‘디지털플랫폼’의 두 축으로 구성돼 있다.

또 “중견·중소기업의 디지털화 니즈는 높으나 실행 역량이 부족하다는 점에 착안해 기업 대상 디지털 비즈니스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다.

DX원스톱솔루션은 그룹솔루션추진실을 중심으로 기업고객의 수요에 대해 SMBC 컨설팅, 카드캐피탈 등 그룹사의 서비스로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는 내용이다.

또 비금융 자회사인 ‘Plaritown’의 플랫폼을을 통해 비즈니스 매칭, 전자계약, 탄소배출량 산정, 데이터처리 등 여타 비금융자회사 뿐만 아니라 외부 제휴사의 서비스까지 연계하고 있다.

김 책임연구원은 “SMFG가 다양한 비금융 자회사를 설립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여러 업계의 경험을 가진 인재 양성, 아이디어 공유 활성화, 신속한 사업화 구조 등 제도와 조직의 운영 방식 변화가 작용한 결과”라고 풀이했다.

SMFG는 또 은행원을 다른 업종의 스타트업 기업에 파견하는 벤처파견제도를 도입했다. 또 “사내 정보와 아이디어 공유를 위한 SNS플랫폼 운영, CEO참석 월간 미팅에서 사업화 결정에 따른 즉각적인 예산 책정, 아이디어 제안자를 사내벤처의 CEO로 발탁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였다”는 것이다.

김 책임연구원은 “SMFG의 사례는 금융회사가 고객과의 관계를 심화시키고 금융업과 시너지를 높일 수 있는 수단으로 비금융업을 활용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면서 “국내에서도 금융회사의 비금융 진출이 논의되고 있는 만큼, 규제 완화에 대비하여 비금융업 진출을 통한 기업금융 솔루션 강화 전략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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