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서도 회복조짐 거의 없어, 재고조정·절감에 주력
제조장치·소재 등 수주도 크게 감소, 장치 투자는 2024년 증가 예상

삼성전자 메모리 반도체 5종. [삼성전자]
삼성전자 메모리 반도체 5종. [삼성전자]
반도체 장비와 설비 등을 전시한 데모룸. 본문 기사와 직접 관련은 없음. [출처=서플러스 글로벌]
반도체 장비와 설비 등을 전시한 데모룸. 본문 기사와 직접 관련은 없음. [출처=서플러스 글로벌]

[중소기업투데이 이상영 기자] ‘코로나19’가 잦아든 2022년 중반부터 수요가 급격히 감소하면서 불황에 빠진 세계 반도체 시장은 2023년 들어서도 회복될 조짐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이에 주요 반도체 기업은 재고 조정·절감에 주력했고, 제조 장치 및 소재 등의 주변 기업도 수주가 크게 감소했다. 업계나 시장 전문가들은 세계의 반도체 시장이 2024년에는 회복세로 접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나, 두고 볼 일이다.

최근 글로벌 트레이드 아틀라스, 캐나다 시장분석기관 테크인사이츠(TechInsights), 반도체 국제산업단체인 SEMI, 그리고 이들 전문기관의 자료를 분석, 종합한 시장분석기관 IRS글로벌 등은 “다만 반도체 수요가 감소하는 상황에서도 첨단 반도체 제조 공장의 신설 및 증설을 위한 설비투자는 미국을 중심으로 2023년에도 굳건하게 증가해, 역대 최대치를 갱신할 것”이라며 이같이 시장을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미국 정부가 2022년 후반부터 2023년 전반에 걸쳐 잇따라 발표한 반도체 수출 관리 및 투자에 관한 규제는 전 세계적으로 반도체 관련 산업의 투자·수출 전략, 공급체인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테크인사이츠는 지난 1월, 2023년의 세계 반도체 매출이 전년도 대비 5% 감소한 6070억 달러가 될 것이라는 예측을 발표했다. 이중 집적회로(IC)가 6% 감소한 4932억 달러, 한편 非IC로 분류되는 옵트일렉트로닉스, 센서/액추에이터, 디스크리트 반도체(O-S-D)는 0.4% 감소한 1139억 달러로 예상했다.

2022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반도체 수요의 감소 경향은 적어도 2023년 중반부터 후반까지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2024년 이후에는 메모리 및 로직 등의 IC 및 O-S-D를 포함한 폭넓은 제품군에서 수요가 회복돼 성장세로 전환될 것이라는 전망을 제시했다.

이러한 전망에 따르면, 2024년의 반도체 매출은 전년 대비 10% 증가하고, 2025년에는 11%가 증가하며, 2026년에는 14%가 증가해 3년 연속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이게 된다.

반면에 SEMI는 지난 3월에 세계 반도체 제조 시설의 설비 투자 전망을 보고하는 ‘World Fab Forecast 보고서(2023년 1분기)’에서 “2023년의 세계 반도체 전(前)공정의 제조 장치를 대상으로 하는 지출 금액이 전년 대비 22.3% 감소한 763억 달러로 떨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는 2022년 12월의 보고서에서 발표한 전회차 예측값(16.2% 감소한 810억 달러)보다 하향 조정된 수치다. PC나 모바일 등의 세계적인 수요가 감소하여 반도체의 재고 조정 프로세스가 계속됨에 따라 대만, 한국, 중국을 비롯한 주요 생산 거점에서 제조 장치 수요를 하락시켰다. 특히 중국의 제조 장치를 대상으로 하는 지출은 전년도 대비 35.2% 감소하여, 전 세계의 감소폭보다 13% 정도가 더 높은 수치다.

또한 반도체 종류별로는, 메모리가 44.4% 감소한 171억 달러로서 가장 큰 낙폭을 기록한 한편, 아날로그 부문은 13.1% 증가한 56억 달러로 유일하게 증가했다.

 전 세계 반도체 前공정 제조 공장 건설에 관한 투자 금액(유치 국가·지역별)(단위: 백만 달러)[출처=SEMI, IRS글로벌]
 전 세계 반도체 前공정 제조 공장 건설에 관한 투자 금액(유치 국가·지역별)(단위: 백만 달러)[출처=SEMI, IRS글로벌]

한편 SEMI는 주요 반도체 기업의 재고 조정 프로세스가 2023년 중에는 거의 완료됨에 따라 2024년에는 前공정의 제조 장치를 대상으로 하는 지출액이 전년도 대비 20.6% 증가한 920억 달러로 회복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유치 국가·지역별 2024년 지출액은 대만이 4.2% 증가한 249억 달러, 한국은 41.5%가 증가한 210억 달러, 중국은 1.6%가 증가한 166억 달러, 미국은 23.9%가 증가한 112억 달러로 내다보고 있다. 또한 일본은 대폭 감소한 전년도(50% 감소) 상황에서 변화해 82.2%가 증가한 70억 달러가 될 것으로 본다.

다만 SEMI는 지난 3월, “2024년 이후 미국 내 대규모 반도체 공장이 가동될 것을 고려해, 반도체 제조 장치 시장의 2023년의 침체는 일시적인 것”이라며 “2024년에는 설비 투자가 회복되어 다시 호황을 누릴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앞서 언급한 SEMI의 보고서에서는 반도체 前공정의 신규 제조 공장 건설에 관한 지출 전망도 공표하고 있다. 그 전망에 따르면, 2023년에는 반도체 시장 상황이 악화됨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팹 건설 프로젝트 덕분에 2023년 건설 투자 금액이 역대 최고치를 갱신하며’ ‘2024년에도 더욱더 성장할 것’이라고 한다.

구체적으로는, 전 세계에서 신규 제조 공장 29건의 착공을 포함한 총 97건의 건설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관련된 투자 금액은 전년도 대비 6% 증가한 306억 달러가 지출된다. 또한 2024년에는 신규 제조 공장 6건의 착공을 포함한 총 83건의 프로젝트에 대해 전년도 대비 21% 증가한 371억 달러가 지출될 전망이다.

이 기관은 “반도체 시장 상황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공장 건설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가 확대되는 배경에는, 최근 미국과 대만, 한국, 일본 등의 주요 국가·지역 정부가 대규모 지원금을 갹출해 반도체 산업 장려책을 도입한 사실이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미국에선 2022년 8월 제정한 CHIPS 및 과학법(CHIPS 플러스법)을 통한 미국 내 반도체 제조 능력 강화를 위한 527억 달러 규모의 예산 조치가 적용될 것에 대비, 인텔, TSMC, 삼성전자를 비롯한 주요 반도체 기업이 수백억 달러 규모의 신규 공장 건설 계획을 이미 발표한 바 있다.

이러한 이유로, 2023~2024년의 공장 건설 프로젝트 관련 투자 금액은 미국이 가장 큰 유치 국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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