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적 솔루션 "흥미롭지만 혁신적이지 않아" 평가
기존 은행들 "디지털전환" 발빠른 대응
상호 협력과 경쟁의 '하이브리드' 방식 부상

핀테크의 등장으로 금융권이 불안에 휩싸였으나, 의외의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사진은 게티 이미지.   
핀테크의 등장으로 금융권이 불안에 휩싸였으나, 의외의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사진은 게티 이미지.   

[중소기업투데이 김세정 기자] 핀테크 기업의 등장으로 국내는 물론 미국에서도 기존 은행들이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은행들이 디지털전환 등을 통해 핀테크에 대한 대응력을 키우고, 핀테크기업에 대한 당국의 각종 규제가 강화되면서 지금은 누가 최종 승자가 될지 모르는 의외의 상황이 빚어지고 있다. 

최근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 보도에 따르면, 당초 디지털기술을 앞세운 핀테크 기업이 은행과의 ‘전쟁’에서 쉽게 이길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특히 핀테크는 출발 당시, 각종 규제 등의 어려움을 딛고, 새로운 경험과 함께 핵심 서비스를 제공하는 혁신적인 방법을 주무기로 고객에게 다가갔다. 

하지만 은행들도 가만히 앉아서 당하고만 있지 않았다. 은행에는 핀테크에는 없는 ‘안정성’, ‘튼튼한 기존 고객 기반’, ‘전통적인 자본력’과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는 ‘광범위한 금융 솔루션’이 있었다. 

물론 양측의 전쟁이 시작되면서 치열한 경쟁이 전개됐다. 핀테크는 자신들의 포트폴리오에 더 많은 금융 서비스를 추가했고, 은행은 디지털전환을 취하면서 핀테크의 혁신을 따라잡고자 노력했다. 하지만 승부는 쉽게 나지 않았다. 오히려 양쪽 모두 상황이 어렵게 됐다. 핀테크의 경우 그동안 높게 평가됐던 가치가 빛을 잃은 모양새다. 생각보다 가치가 없다는 평가를 얻었다. 오히려 부채 비용은 높아졌고 많은 기술적 솔루션들이 ‘흥미롭지만 혁신적이지는 않은 것’으로 재평가됐다. 

그래서 핀테크 기업들은 생존을 위한 방편으로 사업 방향을 변화시키고 있다. 과거 모든 이들을 대상으로 하던 고객 유치의 범위를 자신들과 맞는 고객에 더 집중하는 방향으로 서비스를 바꾸고 있다. 이들은 또 현금 보유액을 늘리기 보다 현재 현금보유액을 유지하는 한편 불필요한 직원을 정리하고 비용 절감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미국의 지역 은행들 역시 살아남기 위한 자구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미국내 자산 기준 16위였던 실리콘밸리은행(SVB)이 지난 3월 파산하고 중소형 은행인 퍼스트퍼블릭은행의 신용등급이 ‘투자주의’ 7단계로 강등되는 사태 이후, 자체적인 고유 자금 유동성과 자본 문제에 직면해 새로운 규제 감독 상황에 처했다. 

반면 규모가 큰 은행들은 오히려 공격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이들 큰 은행은 경쟁사는 물론 경우에 따라서는 기술까지 인수할 기회를 엿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역은행과 핀테크 기업들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새로운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경고한다. 은행과 핀테크는 여전히 경쟁 상대이지만 상호 생존을 위한 협력과 경쟁의 ‘하이브리드’ 방식이 급부상하고 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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