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규모 불문, 디지털모형(BIM), 탈현장 건설(OSC) 보편화
건설기계 자동화, 로봇 도입, 중장비 등 건설기계 MG/MC화 가속도

서울대가 민간업체와 산학협력으로 개발한 디지털트윈에 의한 스마트건설 프로그램 이미지로서, 본문과 직접 관련은 없음.(사진=서울대 공과대학)
서울대가 민간업체와 산학협력으로 개발한 디지털트윈에 의한 스마트건설 프로그램 이미지. 본문과 직접 관련은 없음.[서울대 공과대학]

[중소기업투데이 조민혁 기자] 건축물의 디지털화를 위한 BIM(Building Information Modeling)기술과 ‘탈현장 건설’(OSC, Off-Site Construction), 그리고 AI와 빅데이터, 로봇이 결합된 스마트 자동화가 스마트건설을 위한 키워드로 꼽히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 건설’이 빠르면 10년 이내에 건설시장을 주도할 것이란 전망도 곁들여지고 있다.

16일부터 킨텍스에서 ‘스마트건설안전산업전 2023’을 필두로 이어질 각종 스마트건설 산업전에서도 이런 기류는 확인되고 있다. 이번 전시회 역시 BIM과 건설 현장을 원격제어 내지 재현하는 ‘OSC’를 바탕으로 한 최신 스마트기술이 망라될 예정이다. 주최측에 따르면 건설현장 안전기술을 포함해 지능형 CCTV, 로봇, 드론관제, 인공지능(AI), 메타버스 등이 접목된 스마트건설과 안전 시스템이 두루 선보일 예정이다.

스마트 건설에 대해선 이미 지난 2021년부터 국토교통부가 그 개념과 방법론,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바 있다. 또 한국건설기술연구원,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등이 그 세부적인 기술과 디지털화를 위한 공법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에 따르면 스마트 건설은 특히 제조업 기반의 OSC 기술이 그 핵심이다. 이는 주요 부재, 모듈(부재가 합쳐진 유닛)을 공장에서 제작하여 현장에서 레고 블럭처럼 조립하는 건설방식이 대표적이다. 또 IoT·AI 등이 접목돼 위험을 사전에 알리는 안전장비를 적극 보급하고, 안전에 취약한 현장 중심으로 이를 확대해갈 것을 건의하기도 했다. 유지관리를 위해선 드론·로봇 등 첨단장비를 안전점검에 사용하고, 기존 인력 중심의 방식을 대체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이번 ‘스마트건설산업안전’ 전시회에서도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주최하는 ‘탈현장’ 공법 전시회인 ‘모듈러&프리캐스트콘크리트산업전’이 동시 개최되어 해당 분야의 첨단 공법을 소개할 예정이다.

스마트 건설의 또 다른 핵심 중 하나는 우선 건축물의 형상, 속성 등을 정보로 표현한 디지털 모형인 ‘BIM’을 도입, 건설산업을 디지털화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BIM이 현장에 효율적으로 적용될 수 있도록 데이터 작성기준 등 표준을 규정한 BIM 시행지침을 제정하고, 설계도서나 시공상세도를 BIM으로 작업해 성과품으로 납품할 수 있도록 하는 기준이 필요하다.

또 설계기준, 시공기준 등의 건설기준도 컴퓨터가 이해하고 처리할 수 있는 형식, 즉 현재의 PDF방식이 아닌, 온톨로지 방식으로 디지털화하여 BIM 작업의 생산성을 높인다. 또한, BIM 설계에 소요되는 대가기준을 SOC 분야별로 마련하고, 적정대가가 지급될 수 있도록 하는 예산 편성도 필요하다.

이번 전시회를 주관한 건설기술연구원에 의하면 특히 공공 중심으로 BIM을 확대, 도입하는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즉, 신규 공공사업을 대상으로 공사비 규모, 분야별로 건설 전 과정에 걸쳐 BIM 도입을 순차적으로 의무화하는 것이다. 예컨대 BIM 도입이 빠른 도로 건설 분야부터 1000억원 이상의 시공에 우선 도입하고, 철도·건축, 하천·항만 등의 순으로 도입한다.

또한 건설기계 자동화와 로봇 도입도 가속화돼야 한다는 주문이다. 수요가 많은 건설기계 자동화 장비(MG/MC, 즉 운전자를 보조하여 작업효율 향상)부터 품질·안전 등에 관한 시공기준을 제정하고, 원격조종, 완전 자동화 등 무인운전에 대한 특례인정 근거도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여기서 MG는 GPS 수신 등을 통해 운전자에게 필요한 시공정보를 시각화해 제공하는 것으로 자동차 내비게이션 기능과 유사하다. MC는 기계에 장착된 각종 센서를 통해 운전자 조종 없이도 자동 제어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현대건설기계의 경우 매번 스마트건설 산업전마다 ‘현대커넥트(HYUNDAI CONNECT)’ 체험존도 설치해 무인·자동화 기술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도 했다. 이 회사가 선보인 14톤 수소 굴착기와 수소연료전지 파워팩, 1.8톤 미니 전기굴착기 등도 그런 노력의 일환이다.

현대두산인프라코어 역시 2023년 출시 예정인 1.7톤 미니 전기굴착기와 하이브리드 엔진이 장착된 굴착기를 전시할 예정이다. 무인·자동화 솔루션인 ‘콘셉트 엑스(Concept X)’와 스마트건설 솔루션 ‘사이트 클라우드(Xite Cloud)’에 대한 시연행사도 수시로 열고 있다. 이 회사는 앞서 별도의 전기 배터리팩을 출품함으로써 그간 내연기관에 집중됐던 중장비 엔진의 전동화 솔루션을 구축하고 있다.

스마트건설은 이처럼 기업의 규모를 불문하고, 건설과 건축업계의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글로벌 연구기관에 따라선 향후 10년 정도면 레거시 건설시장을 압도할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시장조사․분석기관인 IRS글로벌은 “건설업에서는 야외작업이나 현장 간의 빈번한 이동, 날씨 등 외부환경으로 인해 시스템에 의한 업무 표준화나 자동화·로봇화가 구현되기 어려운 업계로 여겨져 왔다”면서 “건설산업이 포스트코로나 시대에도 생존하고 번창하기 위해서는 디지털 기반 사업전략과 모델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정체된 생산성, 낮은 수익성, 높은 수작업 비율을 극복하기 위해서라도 디지털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얘기다.

‘세계경제포럼’ 역시 “코로나19 이후 주택 건설시장에서 안전하고 스마트하게 건설이 이루어질 수 있는 핵심 키워드는 스마트 건설”이라고 점찍었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인 어니스트앤 영(Ernst&Young)은 “IT 및 소프트웨어 회사들은 건설 산업의 디지털화에 대한 니즈를 파악하고 건설 프로세스에 적합한 솔루션을 개발·확장하고 있다”면서 “향후 10년간 BIM과 같은 기술 혁신의 도입으로 현장 노동의 생산성 향상과 프로젝트 관리 감독 강화 등 세계 건설산업의 스마트화가 급속히 진전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런 가운데 국토교통부도 “오는 2025년경까지 즉시 건설 현장 전반으로 보급 가능한 핵심기술 패키지를 확보함으로써 ‘스마트 건설’ 기술 선두국 반열에 진입하는 한편, 건설산업의 생산성을 25% 이상 향상하고 공사기간과 재해율은 25% 이상 감축해갈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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