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자통신연구원 개발, ‘RISC-V’ 플랫폼
원클릭으로 반도체칩 자동설계
세계최고 초저전력 프로세서 원천기술 확보
전력소모 35% 절감, “중소업체들도 쉽고 빠르게 칩 설계”
반도체칩 부족사태 속 '주목'

전자통신연구원 연구진이 중소 팹리스를 위한 시스템 반도체 칩 설계 기술을 개발했다.(사진=한국전자통신연구원)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연구진이 중소 팹리스를 위한 시스템 반도체 칩 설계 기술을 개발했다.[한국전자통신연구원]

[중소기업투데이 조민혁 기자] 국제적인 반도체 칩 부족사태가 이어지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특히 중소 팹리스(비제조 설계부문)업체들의 역할이 중시되고 있다. 그 중 시스템 반도체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이를 개발하는 중소 팹리스들의 경쟁력은 국가 경쟁력과도 직결된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개발과 실증 단계에선 많은 비용과 기술이 필요하다. 최근엔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이 시스템반도체를 쉽고 빠르게 개발할 수 있는 반도체 설계기술을 개발해 관심을 끈다.

전자통신연구원의 지능형반도체연구본부 연구진은 “국내 중소 팹리스 업체들이 신속하게 경쟁력 있는 제품을 개발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개발 취지를 밝히면서 “리스크파이브(RISC-V) 기반 반도체 칩을 쉽고 빠르게 설계할 수 있는 플랫폼, 리스크파이브 익스프레스(RISC-V eXpress, RVX)를 개발했다”고 소개했다.

스마트폰, IoT/웨어러블 기기 등 ICT와 IT기술이 집약된 다양한 분야에서 반도체는 매우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특히 반도체 칩에서 두뇌 역할을 하는 것이 프로세서, 즉 CPU다. 현재 국내 IoT/웨어러블 반도체 칩의 약 90%는 ARM사의 CPU를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ARM사의 CPU를 사용하는 경우 설계 수정이 거의 불가능하고 로열티 부담이 있어 RISC-V 기반 칩이 CPU 제조·설계업체들, 특히 중소업체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는 설명이다.

현재 RISC-V는 시스템반도체 설계에 필수적인 CPU 구조와 설계 자산(IP) 등이 오픈소스로 공개돼 있다. 사용자가 라이선스 비용 없이 자유롭게 구조 변경 및 설계가 가능해 자체적으로 반도체 칩을 개발, 판매할 수 있다. 자본과 기술력이 부족한 중소 업체들에게 매우 유용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연구진은 “그러나 프로세서 개발 노하우가 충분하지 않은 중소 팹리스 업체나 스타트업 등의 경우, 오픈소스 검증, 설계 플랫폼 구축, 긴 개발기간 등 높은 진입장벽으로 여전히 칩 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이에 자동으로 RISC-V 반도체 칩을 설계해주는 플랫폼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에 따르면 이는 목표 성능에 적합한 IP를 선택한 후, 설계 버튼을 누르는 것만으로 손쉽게 반도체 설계를 할 수 있다. 특히, “본 플랫폼에는 IoT/웨어러블 분야에 특화된 초저전력 기술이 적용되어 있어 활용성이 높다. 본 기술은 온도역전현상을 이용해 전력 소모를 약 35%까지 절감할 수 있다”면서 “실제로 RVX 플랫폼을 통해 개발된 칩은 0.7V 전압으로 동작하는 IoT 어플리케이션을 0.48V 전압만으로 구동할 수 있어 세계 최고 수준의 초저전력 성능을 입증했다”고 성과를 소개했다.

연구진은 이 밖에도 초저전력 기술 외에도 다양한 IP와 네트워크 기술, 사용자 인터페이스 등을 모두 통합해 사용자의 목적에 맞는 시스템반도체를 자동 설계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해당 플랫폼을 대학 교육에 활용, 미래 반도체 인력 양성에도 기여한다는 취지다.

연구원에 따르면 중앙대와 경희대 학부 과정에 200여 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반도체 설계 교육에 RVX를 적용, 반도체를 직접 설계해보는 기회를 제공했다. 교육을 이수한 학부생들은 ‘제22회 대한민국 반도체 설계대전’에서 장관상 수상 및 국제 논문 발표 등으로 RVX 플랫폼을 활용해 쉽고 빠르게 반도체를 설계할 수 있음을 입증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자통신연구원 지능형반도체연구본부 이재진 책임연구원은 “RISC-V 기반 시스템반도체 개발의 진입장벽을 낮춤으로써 국내 RISC-V 기술 확산 및 생태계 구축에 기여하기 위한 해답으로 RISC-V eXpress를 개발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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