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작업자의 ‘조수’처럼 사람과 소통하며 작업”
무역통상연구원, "일반 산업용 로봇과 달리 별도 안전시설·인프라 필요없고 비용도 저렴"

사진은 '2021 로보월드'에서 AI자율주행기능을 겸한 협동로봇을 출시한 한 업체의 부스이며, 본문과 직접 관련은 없음.
'2021 로보월드'에서 AI자율주행기능을 겸한 협동로봇을 출시한 한 업체의 부스.

[중소기업투데이 조민혁 기자] 최근 업계 전문가들 사이엔 중소기업이 스마트화를 통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선 일반 산업용 로봇보다는 ‘협동로봇’이 더 적합하다는 의견이 많다. 협동 로봇(Collaborative Robot)은 산업용 로봇의 일종이긴 하다. 그러나 산업용 로봇과는 달리 작업자가 마치 조수를 두고 함께 일을 하듯, 사람과 작업공간을 공유하며 물리적으로 상호작용할 수 있는 로봇이다.

흔히 공장 자동화나 스마트화에 활용되는 산업용 로봇은 3개 이상의 축을 가지며, 바닥 또는 이동기기에 부착되어 자동조정이나 프로그램 업데이트가 가능한 로봇이다. 이는 산업 자동화나, 이와 관련된 작업 수행을 목적으로 하는 ‘다목적 기계 장치’로 분류되된다. 대체로 대형이고, 안전을 위한 펜스가 필요하며, 반드시 사람과의 안전거리를 확보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별도의 인프라와 안전 시스템이 필요하고, 사람 작업자와는 달리 별도의 기계 제어 시스템이 충족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중소기업으로선 설치와 운용이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는게 전문가들의 얘기다. 이에 비해 협동 로봇은 다르다. 작업자의 조수나 동료처럼 사람과 함께 작업하며 생산 자동화와 유연화, 작업환경의 안전성을 동시에 기할 수 있다는게 장점이다.

이에 관해 최근 분석 보고서를 낸 바 있는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특히 협동 로봇은 높은 안전성과 조작 편의성, 소규모 설치 면적, 공정 재배치 용이성 등의 측면에서 전통 산업용 로봇과는 또 다른 이점을 지니고 있다”면서 “이송, 적재, 조립, 연마, 투여 등 다양한 작업에 유연하게 활용될 수 있고, 단순 반복적이거나 위험한 작업에 적극 활용해도 된다”고 했다. 덕분에 “현장 근로자들 역시 더 안전한 작업환경에서 창의력이 요구되거나 부가가치가 큰 업무에 집중할 수 있다.”고 장점을 소개했다.

연구원은 특히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 인구 고령화에 따른 생산가능인구 감소, 중대재해처벌법 임박 등 최근 제조기업을 둘러싼 환경의 구조적 변화에 기업들도 대비하고 적응해야 한다”고 ‘협동 로봇’ 도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즉 “인건비 절감과 생산성 향상, 작업 안전성 등을 확보하고, 제조과정을 무인화·자동화·효율화하려는 최근 중소기업들의 수요와도 맞아떨어진다”고 분석했다.

연구원이나 다른 전문가들에 의하면 협동 로봇은 굳이 생산라인을 변경할 필요도 없다. 기왕의 생산라인에 바로 장착하면 가동할 수 있으며, 운영비도 일반 산업용 로봇의 25~30% 수준에 불과하다. 영세한 중소기업의 스마트와에 매우 적합한 대안이라는 얘기다. 특히 중소 제조업체의 경우는 ‘스마트 제조’를 추진하기 위한 가장 현실적이면서도 효과적인 방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또한 간단한 조작으로 다양한 공정에 재배치할 수 있어, 빠르게 변하는 시장 환경에 맞춰 제품 설계와 공정을 신속하게 수정·변경해야 하는 스마트 제조에도 효과적이라는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그러나 현재는 대다수의 국내 중소 제조기업이 시스템 호환성 부족이나, 비용 부담 등을 이유로 스마트 제조를 추진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연구원의 지적이다. 이에 “협동로봇 플랫폼이나 RaaS(Robot-as-a-Service) 활용을 통해 협동 로봇의 대중화를 촉진하기 위한 산업계 전반의 노력과 정책적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주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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