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15개월만에 0.25%p 인상 이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 2.3%로 상향조정
가계 이자비용 부담 증가
이 총재 "내년 1분기 추가 금리인상, 경제상황에 달려있어"

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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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투데이 황복희 기자] 한국은행이 25일 기준금리를 연 0.75%에서 연 1.0%로 0.25%p 인상했다. 지난 8월 15개월만에 0.25p 인상한 데 이은 올들어 두 번째 인상이다. 한은은 지난해 3월 코로나19 대응 차원에서 기준금리를 한번에 0.5p(1.25%→0.75%) 낮추고 2개월만인 5월에 연 0.5%로 다시 내린데 이어 계속 동결을 유지하다가 지난 8월 15개월만에 0.25%p 인상한 바 있다.

가파른 물가상승과 불어나는 가계부채에 대한 부담감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한은은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기존 2.1%에서 0.2%p 상향조정한 2.3%로 올려 잡았다.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각각 4.0%, 3.0%로 유지했다.

지난 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2%로 9년 9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한은의 물가안정 목표인 2%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주는 수입물가와 생산자물가 또한 동반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가계부채는 지난 8월 기준금리 인상 이후에도 증가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지난 9월말 가계신용 잔액은 1844조9000억원으로 3개월만에 36조7000억원 늘었다. 신용대출은 한풀 꺾였으나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꾸준히 자금수요가 발생하고 있다. 한은의 '9월 금융안정상황보고서'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0.25%p 오르면 가계 연간 이자비용이 2조9000억원 불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일각에선 한은이 내년 1~2월에 추가 금리인상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내년부터 금리인상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 선제적 금리인상의 필요성도 커졌다. 하지만 민·관 연구기관과 학계를 중심으로 금리인상 속도조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 금리인상에 속도를 낼지는 미지수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내년 1분기 경제상황에 달려있지만, 1분기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배제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추가 인상시기는 단정할 수 없다”며 “그때그때 입수되는 지표들을 보고 판단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이번 인상으로 기준금리가 1.0%가 됐지만 성장과 물가 흐름에 비춰볼 때 여전히 완화적인 수준”이라며 “경제상황 개선에 맞춰 기준금리를 정상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물가와 관련해선 “원자재 가격 상승에서 시작된 물가상승 압력이 여타 부문으로 광범위하게 퍼져나가고 있으며 2% 이상 상승한 소비자물가 품목 개수 또한 연초에 비해 크게 늘어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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