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원 폭로로 드러난 방송통신조합 비리 백태
K임원에게 뒷돈 줬다는 안세환 폭로에 K임원, 사실무근 주장
주대철 이사장, 조합원 및 직원 상대 금전거래 ‘후폭풍 거셀 듯’

한국방송통신산업협동조합 회원사인 안세환 비엔티플러스 대표가 조합 임원 카톡방에 올린 내용으로, 본지가 단독 입수했다.  
주대철 이사장
주대철 이사장

[중소기업투데이 박철의 기자] 한국방송통신산업협동조합(이사장 주대철, 이하 '조합')에서 조합임원이 회원사로부터 부당한 금품을 수수한 정황이 포착됐다.

본지가 제보에 의해 취재한 바에 따르면 지난 9월 24일경 조합 회원사인 안세환 비엔티플러스 대표는 A4 2장 분량의 호소문을 주대철 이사장과 조합 이사들의 카톡방에 올렸다.

본지는 안 대표가 공개한 ‘오성정보통신과 K상무(조합)의 폐단을 공개하여 상의하고자 한다’는 호소문을 최근 단독으로 입수했다. (본지 확인결과, 안세환 대표가 지목한 오성정보통신은 오에스정보통신이다. 김기동 오에스정보통신 대표가 과거 오성정보통신에서 근무하다가 독립한 오성 출신이라는 점에서 착각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 자료에 따르면 안세환 대표는 한국자산관리공사가 발주한 서울 역삼동 AB빌딩(공사금액 약 7억2000만원) 공사를 비롯해 종합의료복합단지(약 11억2000만원), 중부세무서(약 3억9000만원) 등 3건(총 공사비 22억3000만원)의 통합배선반 공사를 수주했다. 이들 3건 모두 설계 및 현장PM은 비엔티가, 시공 및 장비납품 등은 ADM이 맡았다.

이날 안세환 대표는 “AB빌딩 통합배선반 공사비(7억2000만원)를 정산 받은 뒤 공사금액의 각 15%와 10%(향후 3%)를 ADM과 오에스정보통신에 지급했고 조합 K상무에게 중재 명목으로 5%(약3500만원)에 해당하는 금액을 뒷돈으로 줬다”고 카톡방에서 폭로했다. 이에 본지는 지난달 사실확인차 K상무를 만나 금품수수 여부에 대해 질의했으나 명확한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다가 기사가 나간 뒤 본지에 연락을 해와 입장을 전했다. 그는 안세환 대표로 부터 금품을 수수하지 않았으며, 이에 주 이사장에게 금품을 건넨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반면 김기동 오에스정보통신 대표는 비엔티로부터 공사금액의 3%인 2200만원을 두 차례에 걸쳐 받은 것은 사실이나, 이는 안세환 대표의 부탁을 받고 민원을 해결해준 댓가라고 밝혔다.

안 대표는 또한  “ADM과 오에스정보통신 사이 공사에 따른 분쟁이 발생하자 K상무가 중재자로 등장했다”며 “경기도청 북부별관, 경기도 신청사 등 큰 프로젝트마다 오에스정보통신이 분쟁자로 올라오고, K상무가 중재자로 역할을 하려고 했다”고 주장했다. 본지는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최근 안세환 대표에게 수차례에 걸쳐 전화를 걸었으나 받지 않았고 카톡으로 보낸 문자 질의에도 답변이 없었다.

업계에서는 "K상무가 주 이사장에게 돈을 건넸다는 소문이 사실일 가능성이 크다"고 추측하고 있으나, 이에 대해 주 이사장은 "K상무로 부터 부정한 돈을 받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안 대표는 “중요 프로젝트마다 갑자기 분쟁자가 나타나고 그걸 중재하고 개인의 이득을 취하려는 그런 이상한 폐단을 참을 수 없었다”며 “조합 이사장님께서 더 이상 이런 폐단이 일어나지 않도록 시스템을 보완해 줄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그로부터 한달이 지났으나 주대철 이사장은 어떠한 조치를 취하는 것은 차치하고 별다른 반응 조차 나타내지 않고 있다. 결국 본지는 지난달 28일 해당 조합 감사에게 관련 내용을 제보했으나 H감사는 “안 들은 것으로 하겠다”며 오히려 비리 혐의 내용을 외면했다.

한국방송통신산업협동조합을 둘러싼 비위사실은 이 뿐만이 아니다. 주대철 이사장은 조합예산으로 업무용 고급승용차(제네시스)를 구입해 사적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조합이사들에게 지급한 선물용 구두상품권을 구매하는 과정에서도 착복한 정황이 포착되는 등 크고 작은 비위를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가운데 주 이사장은 정상적 절차가 생략된 인사전횡을 자행하고, 회원사들 및 직원들과 부적절한 금전거래를 한 사실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주 이사장은 지난 2019년 중소기업중앙회장 선거에 출마하면서 자신의 운전기사를 하던 C모씨를 조합 연구소에 입사시키고, 본인의 친구 자녀인 D씨, 조합 임원의 자녀인 E씨를 각각 조합 직원으로 채용하는 등 인사전횡을 일삼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 이사장은 지난 5월 자신이 창업한 세진텔레시스가 중기부로부터 마을방송, 통합배선반, 광다중화장치 등 3개 품목에 걸쳐 6개월간 직접생산자확인 인증을 취소당하는 곡절을 겪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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