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설팅 비용 100억 지출 뇌관
중앙회 ‘들러리’ 비판도 제기
비리백화점, 재승인 여부 불투명

중기부는 소상공인의 원활한 온라인시장 진출과 판로 확대를 위해 TV홈쇼핑 입점 지원 계획을 발표했다. 사진은 중소기업중앙회에 설치돼 있는 홈앤쇼핑 코너. [이화순 기자]
오는 9월 정기국회에서 홈앤쇼핑에 대한 대대적인 국감이 예고되고 있다.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 설치돼 있는 홈앤쇼핑 코너. 

[중소기업투데이 박철의 기자] 김옥찬 홈앤쇼핑 사장이 지난달 23일 취임했다. 그는 취임사를 통해 “방송과 유통분야에 대한 경험과 지식이 부족하다”며 “여러분들과 부담없이 소통하며 부족한 것을 열심히 배우겠다”고 자신을 낮췄다.

이어 “기업의 성공은 직원의 노력의 결과이지만 기업의 실패는 리더에게 있다는 소신을 가지고 지금껏 일해 왔다”며 홈앤쇼핑의 정상화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당시 한 언론매체도 그를 두고 “차분하고 온화한 성격의 소유자로 금융권에 머무를 때도 노사갈등을 원만히 해결한 경험을 가진 덕장으로 평가되고 있다”고 호평했다.

오는 23일 취임 1개월을 맞이하는 김옥찬 사장. 언론의 평가대로 김 사장은 덕장으로 홈앤쇼핑의 경영정상화를 주도할 수 있을까? 그에 대한 평가를 하기에는 다소 이르지만 홈앤쇼핑의 산적한 과제를 해결하는데 걸림돌이 적지 않아 앞날이 순탄치 않음을 예고하고 있다.

무엇보다 오는 9월 열리는 정기국회에서 홈앤쇼핑에 대한 대대적인 국정감사가 예고되고 있다.

이번 국감에서 중소기업중앙회 및 홈앤쇼핑의 부정채용 비리와 사회공헌기금 유용문제, 콜센터 비리가 집중적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콜센터에서 벌어진 여직원 사망사건과 함께 직원들간 부적절한 성관계 등도 마찬가지.

강남훈 전 사장은 홈앤쇼핑 개국 초창기(1~2기 신입채용) 때 저지른 인사비리혐의로 현재 구속상태에 있다. 뿐만 아니라 3~4기 공채 입사자 중에도 적지 않은 인원이 중앙회 임직원 및 협동조합 이사장들과 연계돼 있어 또 다른 뇌관이 될 공산이 크다. 중앙회 역시 인사채용 비리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실례로 입사과정에서 특혜 의혹을 받고 있는 A씨의 경우 의혹이 불거지자 1년간 휴직계를 낸 상태에서 오는 하반기 복직 또한 불투명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에 이번 국감에 대한 업계의 관심이 높을 수밖에 없다.

국감도마에 오를 사안은 이것만이 아니다. 강남훈 전 홈앤쇼핑 사장이 홈앤쇼핑 상장과 관련, B사에게 컨설팅 명목으로 100억원대의 비용을 지출한 것으로 알려져 적지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홈앤쇼핑 상장은 지분구조와 기본적인 정관만 살펴봐도 가능여부를 쉽게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주주총회에서 홈앤쇼핑의 임원진은 “현재의 지분구조로는 홈앤쇼핑 상장에 대한 기대를 할 수 없다”고 밝힌 바 있어 소액주주들의 불만이 거세다.

이런 가운데 홈앤쇼핑은 내년 6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재승인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비리 백화점’이라는 오명을 쓰고 있는 상태에서 홈앤쇼핑에 대한 재승인은 그야말로 난센스라는 게 방송 전문가들의 평가다. 직원 퇴사종용, 언론 재갈물리기 등 임직원들의 갑질도 극에 달한 상태다.

한편 지난 8일 김기문 중앙회장은 홈앤쇼핑 이사회 의장 자격으로 변성완 부산시장 권한대행과 부산 컨택센터 설립을 위한 투자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를 두고 업계 안팎에서 말들이 많다. 홈앤쇼핑 경영진이 나서야 할 자리에 이사회의장이 참석했다는 점과 컨택트사업 지방이전이 ‘생뚱맞다’는 게 업계 반응이다. 김옥찬 사장은 이날 정상적으로 회사에 출근하는 등 부산 MOU 체결식에 참석하지 못할 특이한 동정이 없었다는 게 홈앤쇼핑 내부자의 증언이다. 아울러 국내 대다수 홈쇼핑업체들은 컨택트를 중앙과 지방에 분할해서 운용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홈앤쇼핑이 중앙회의 들러리(?)’라는 불만이 제기된 배경이다.

한 법무법인 관계자는 “상법상 주식회사에서 이사회 의장의 역할은 지극히 한정돼 있다”며 “계열사에 대한 지나친 경영권 간섭은 자율경영을 해칠 소지가 적지 않다”고 강조했다. 한마디로 ‘월권’에 해당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런 이유로 김옥찬 대표를 두고 연말 내 사퇴설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취임사에서 언급했듯이 ‘실패한 리더’로 남기보다는 조기사퇴를 통한 명예회복을 노릴 것이라는 게 그의 스타일을 잘아는 주변과 업계의 예상이다.

김 사장은 KB금융지주사장과 KB국민은행장 대행, 서울보증보험 사장 등을 거친 금융권 베테랑이다. 국내 최대 금융그룹인 KB금융그룹 회장 후보에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다.

김 사장이 물러날 경우, 이원섭 부사장이 자연스럽게 홈앤쇼핑 사장에 오를 수 있다는 소문이 무성하다. 이원섭 부사장은 중소기업중앙회(본부장)에서 지난 2월 홈앤쇼핑으로 갈아타면서 전무에 이어 부사장에 오르는 초고속 승진을 했다.

중앙회 한 관계자는 “김기문 회장이 홈앤쇼핑 이사회를 장악한데 이어 김옥찬 사장을 홈앤쇼핑 수장으로 앉히는데 성공했다. 앞서 지난해 감사도 김 회장이 임명한 측근이다”며 “이원섭 부사장이 사장에 오를 경우 새로운 제국이 건설되는 것이 아니냐”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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