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홈앤쇼핑 '인사청탁', 김기문 회장 개입 드러나
[단독] 홈앤쇼핑 '인사청탁', 김기문 회장 개입 드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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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훈 전 홈앤쇼핑 사장 구속 '판결문'
재판부, 중앙회장 등 청탁정황 포착
청탁대상자에 10~20점 가점 부여
본지가 단독 입수한 강남훈 전 홈앤쇼핑 사장 구속 판결문 일부
본지가 단독 입수한 강남훈 전 홈앤쇼핑 사장 구속 판결문 일부

[중소기업투데이 박철의 기자] ‘피고인 강남훈은 2011.9.7.부터 같은해 9.22 기간 동안 실시된 공채 1기 신입사원 채용공고기간 중 중앙회 회장 등 회사 내·외부 유력인사들로부터 응시자 중 김**, 김*민, 이**에 대한 채용청탁을 받았다.’

‘피고인 강남훈과 여 모씨는 2013,11,18부터 같은 해 12.2 기간 동안 실시된 공채 2기 신입사원 채용공고를 앞두고 중앙회 회장 등 내·외부 유력인사들의 청탁에 대비해 임의로 20점의 가점을 부여할 수 있는 중소기업자녀 우대 가점(10점) 및 인사팀조정 가점(10점)제도를 신설했다’.

지난 6월9일 서울중앙지법이 강남훈 전 홈앤쇼핑 대표와 여모 전 홈앤쇼핑 인사팀장에게 업무방해 등 부정채용혐의로 각각 징역8개월을 양형하고 법정 구속시키면서 낸 판결문(사건 2018고단5733)을 본지가 단독으로 입수했다. 강남훈 전 대표가 신입사원 공채 때 청탁받은 응시자는 총 10명(1차 김*민 외 3명, 2차 김*웅 외 7명)이다.

강남훈 전 대표는 중소기업중앙회 출신으로 홈앤쇼핑 개국을 준비하던 2011년 홈앤쇼핑 전무이사로 옮긴 뒤 대표이사 부사장을 거쳐 2013년 홈앤쇼핑 대표이사로 승진해 2018년 3월 퇴직했다. 당시 홈앤쇼핑 임원 인사권을 쥐고 있던 김기문 회장의 황태자로 불리는 등 승승장구했지만 홈앤쇼핑 재직기간 동안 자행된 인사비리혐의로 지난 6월 구속됐다.

본지가 입수한 이번 판결문을 종합하면 홈앤쇼핑 1·2차 신입사원채용 과정에서 ‘중앙회장이 청탁을 했다’고 명확하게 못을 박았다. 당시 중앙회장은 김기문 현 중소기업중앙회장을 지칭한다.

그러나 중앙회장이 누구를 청탁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이 없다. 다만 당시 홈앤쇼핑 인사담당자인 오 모씨의 파일에 김*민과 김*웅의 지원서류에 ‘중앙회’라는 메모가 각각 발견돼 이 두 사람을 김기문 회장이 청탁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만약 김기문 회장이 청탁을 했다면 법적 책임을 피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는 것이 법조계의 시각이다. 특히 중소기업중앙회가 이번 정기국회에서 국정감사 피감기관으로 선정될 경우, 이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공개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판결문에 따르면 재판부는 <신입1차>일반직군 서류전형결과 파일(인사 담당 파일)과 ‘면접진행자 최종정리’시트에는 응시자 김**에는 ‘김수방’이라는 메모가, 응시자 김*민에 ‘중앙회’라는 메모가 존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서 2차 채용과정에서도 인사담당자인 오 모씨의 파일에는 ‘김*웅’에 ‘중앙회’라는 메모가 삽입돼 있고, 응시자 3718명 중 인사조정 항목으로 김*웅 등 14명에게 각각 10점씩 가점을, 중소기업자녀 우대 가점으로 14명 중 7명에게 각 10점의 가점을 부여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강남훈 전 대표는 1차 채용당시 적용한 ‘중소기업 유공자 우대 가점’과 2차 채용당시 적용한 ‘중소기업자녀 우대’와 ‘인사팀조정 가점’ 등 모두 특정인을 채용하기 위해 새로운 규정을 만들었다. 즉 서류전형에서 탈락한 특정인(청탁)을 채용하기 위해 객관적이지도 합리적이지 않은 항목을 추가해 점수를 올리는 수법을 동원했다는 것이 재판부의 설명이다. 1차 때는 10점의 가점을, 2차 때는 20점의 가점을 특정인에게 부여해 서류면접을 통과시킨 뒤 임원면접을 거쳐 최종 합격자로 선발했다. 재판부는 청탁자 10여명에게 가점이 부여되지 않았다면 모두 탈락대상이라고 설명했다.

홈앤쇼핑은 1차 채용 때 총 879명이 응시했고 지원자의 서류전형과 임원면접을 거쳐 최종 75명이 합격, 12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반면 2차 채용 당시에는 3718명이 응시해 27명이 최종 선발돼 무려 137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홈앤쇼핑 관계자는 현재 중앙회 집행부 및 이해관계자들의 친인척이 대략 50여명에 이른다고 전했다.

재판부는 “채용비리 범행은 수많은 입사지원자들에게 공정경쟁기회를 박탈하고 나아가 사회 일반에 속칭 연줄로 정규직을 취득할 수 있다는 왜곡된 인식과 관행을 고착화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비난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실력에 따른 공정한 채용절차를 믿고 취업 준비생에게 안겨준 허탈감과 상실감이 매우 크다”고 양형이유를 밝혔다.

[홈앤쇼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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