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구 비전에스티 대표
포스코 협력 중소기업

[중소기업투데이 황복희 기자] 지난 9일 문재인대통령의 경북 포항 소재 포스코 스마트공장 방문에 4개 중소기업 대표가 동행했다. 이 중 (주)비전에스티는 포스코 스마트공장에 기술을 제공한 협력 중소기업으로 이 회사 김중구 대표가 이 날 문 대통령과 함께 한 현장방문기를 본지에 보내왔다. 

포스코 스마트공장에 관한 자세한 내부 설명은 보안상 이유로 싣지는 못했으나, 본인 회사가 개발한 기술이 세계 일류기업인 포스코 스마트공장에 직접 적용된 것을 본 소감과 그간 포스코와의 상생협력을 통해 느낀 바를 기고에 담았다.

포스코 스마트공장에 기술을 제공한 김중구 (주)비전에스티 대표가 지난 9일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경북 포항 소재 포스코 스마트공장을 방문해 내부를 둘러보고 있다.
포스코 스마트공장에 기술을 제공한 김중구 비전에스티 대표(왼쪽에서 두번째)가 지난 9일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경북 포항 소재 포스코 스마트공장을 방문해 내부를 둘러보는 과정에서 문 대통령의 인사말을 듣고있다. 박영선 장관 옆에 손을 모으고있는 사람이 김중구 대표다. 문 대통령 오른쪽은 최정우 포스코 회장.
김중구 (주)비전에스티 대표
김중구 (주)비전에스티 대표

[포스코 스마트공장에 비전에스티의 기술을 싣다]             

우리나라처럼 대기업 의존도가 매우 높은 나라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기업은 마치 나무와 같다고 생각해왔다. 대기업이 커다란 숲이라면 중소기업은 작은 나무와 같다.

한 나라의 경제는 수많은 작은 나무와 커다란 숲들이 만들어낸 다양한 열매로부터 생겨난 가치의 총합과 같다. 기업의 3대 요소인 토지, 자본, 노동은 나무의 종류와, 나무의 생존에 필요한 물과, 나무를 가꾸는 사람에 비유할 수 있다.

처음 기업을 시작하는 일은 황무지에 한 그루의 나무를 심는 것과 같다. 땅은 기업을 이루는 초기 환경과 같고, 나무의 종류와 열매는 사업 아이템이며, 한 양동이의 물은 초기 자본금에 해당한다. 나무를 심는 사람은 창업자이며 나무를 함께 가꾸는 사람들은 직원이라 할 수있다.

처음 기업을 시작할 때 누구나 큰 희망과 멋진 장미빛 미래를 꿈꿀 것이다. 그러나 곧 깨닫게 된다. 나무를 심고, 가꾸고, 좋은 열매를 맺고, 그 열매를 돈으로 바꾸는 과정이 매우 어렵다는 것을. 주변을 둘러보면 말라 죽어가는 많은 나무들도 보이기 시작한다. 중소기업이 살아남는 것은 한 그루의 나무가 살아남는 것과 같다. 충분한 물과 영양분이 공급돼야 하고, 잘 가꾸어야 하고, 열매를 수확하고 시장에 팔아야 하며 이 과정은 끊임없이 반복된다.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보다 중소기업의 생존과 성장을 돕기 위한 제도가 가장 많고 지원도 가장 많다고 생각한다. 국가는 자금이 부족한 중소기업이 필요로 하는 수많은 연구개발과 마케팅 등에 필요한 다양한 자금을 지원하고 있고, 실제로 수많은 중소기업이 국가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그리고 중소기업은 결국 스스로의 힘으로 살아남아서 좋은 열매를 맺고 이 사회에 다시 도움을 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커다란 숲과 작은 나무의 상생관계 즉,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은 기업들이 스스로 만들어 내는 바람직한 노력이라고 생각한다. 대기업은 능력있는 중소기업에게 협업의 기회를 제공하고, 중소기업은 보유하고 있는 좋은 기술을 대기업을 통해서 실현해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지난 9일 포항에서 국내 유일의 '등대공장(Lighthouse factory)' 으로 등록된 포스코에서 스마트 혁신 및 중소기업 상생협력을 주제로 문재인 대통령과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장관, 그리고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참석하는 행사가 열렸다. 필자는 포스코 스마트 공장 협력 중소기업중 하나로 행사에 참석하는 영광을 얻었다.

지난 몇 년간 수많은 밤을 새며 열심히 개발한 결과가 고로 운전실 화면에서 잘 동작하고 있었고, 그 내용이 소개되는 순간 필자는 너무나도 큰 감동을 받았다.

(주)비전에스티의 기술이 포스코 스마트공장 구현에 일조한 노력을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큰 보람과 자부심을 느꼈다. 포스코 현장에서 그동안 함께 일했던 분들의 밝은 미소를 보는 순간은 참으로 행복했고 고마웠다.

포스코와 같은 거대한 공장에 중소기업 기술이 적용되는 것은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 고객이 대기업이라고 해서 시키는 일만 한다는 생각으로 일을 하면 실패하기 쉽다. 산업현장에서 실제로 일을 하시는 분들의 의견은 일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계속 반영되고 적용돼야 한다. 이 과정에서 새로운 좋은 아이디어도 나오게 되고 막혔던 문제들이 하나 둘 씩 풀리게 되면서 최종적으로 만들어진 결과는 산업현장에서 환영받을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좋은 결과를 얻어낸 경험은 또 다른 현장에서 실제로 도움이 되는 좋은 모델로 나타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은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어느 쪽도 일방적으로 요구하거나 배풀 수 있는게 아니며, 서로에게 실제로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결과가 만들어져야 비로소 상생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대기업은 좋은 성과를 만들어낸 중소기업과 지속적으로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다양한 제도와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중소기업은 좋은 결과로 대기업에 기여한다면 이게 바로 상생이 아닐까 생각한다.

작은 중소기업 입장에서 느끼는 포스코의 장점은 많으나 실질적인 부분에서 가장 큰 고마움이 느껴지는 부분은 바로 결제 제도에 있다. 포스코는 중소기업에게 어음이 아닌 현금으로 매우 신속하게 대금을 지급한다. 다른 대기업들도 포스코처럼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어음보다는 현금으로 바로 결제를 해 주는 시스템을 도입한다면 대한민국의 수많은 중소기업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큰 숲이 작은 나무에 도움을 주는 것에는 사실 이정도로 간단한 것도 있다.

비전에스티가 개발한 제품들이 전시된 모습
(주)비전에스티가 개발한 제품들이 서울 논현동 본사에 전시된 모습.

[비전에스티는 어떤 회사]

주식회사 비전에스티(대표 김중구)는 자율주행 차량용 카메라 및 실시간 양안 스테레오카메라, 슬라브(Slab) 문자 인식시스템 등을 개발·생산하는 업체로 김중구 대표(56)가 2005년 설립했다. 서울시 논현동에 본사를 두고 있다.

김 대표는 경북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포스텍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1993년부터 2005년까지 (주)포스콘,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 포스텍 전자전기공학과 등지에서 연구원을 지낸 기술 전문가다.

2005년 비전에스티(VisionST)를 설립해 대표 및 연구소장으로 연구 및 기술개발에 매진한 결과, 44개의 국내외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주요 개발제품으론 ▲출선구 영상분석 시스템 ▲Slab 문자 인식시스템 ▲자율주행 차량용 카메라·싱크보드·스테레오카메라 ▲실시간 양안 스테레오카메라 ▲산업용카메라 ▲인체 인식용 Stereo Vision Chip ▲지능형 3D Active 감시카메라 ▲레일바이트 추돌방지 장치 등이 있다.

이 중 출선구 영상분석시스템은 고로에서 출선되는 용선의 다양한 정보를 실시간 측정하는 비전시스템이다. Slab 문자 인식시스템은 포스코 열연 슬라브의 측면에 기록된 필기체 및 인쇄체 문자 인식 비전 시스템으로 두 기술 모두 포스코 스마트공장에 적용됐다.

실시간 양안 스테레오카메라는 2013년과 2015년 산업통상자원부 주최 무인자율주행자동차 대회에 적용된 바 있다.

지능형 3D Active 감시카메라는 중기청 기술혁신개발과제를 통해 개발했으며 국내외 보안 감시카메라 시장에 새로운 신기술로 진입할 예정이다.

레일바이트 추돌방지 장치는 비전에스티가 최초 개발한 것으로 하이원 리조트 등지에서 레일바이크에 적용했다.

비전에스티가 보유한 기술을 보면, 하드웨어 개발 기술로 ▲고속 비전시스템 개발기술(실시간 양안 스테레오 카메라 등) ▲산업용 비전시스템 개발 기술(산업용 카메라 등) ▲특수 비전시스템 개발 기술(철도용 특수 카메라, 화재인식 카메라 등) 등이 대표적이다. 또 알고리즘 및 소프트웨어 응용 기술로 ▲컴퓨터 비전 및 영상처리 기술 ▲슬라브 필기체 인식시스템 기술(포스코 적용) ▲차량 차간거리 인식 시스템 기술(현장 적용) ▲각종 비전시스템 산업체 응용기술 등이 있다.

(주)비전에스티가 개발한 기술을 현장 적용전에 사전 테스트 실험하는 현장.
(주)비전에스티가 개발한 기술을 현장 적용전에 사전 테스트 실험하는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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