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소상공인聯, 묘한 시점에 꺼내든 ‘정치’카드
[기자수첩] 소상공인聯, 묘한 시점에 꺼내든 ‘정치’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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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형 기자
박진형 기자

[중소기업투데이 박진형 기자] 행정소송도 하겠다고 한다. 헌법소원도 불사하겠다고 한다. 점입가경이다. 소상공인연합회가 주무부처인 중기부에 제출한 정관개정안에 대한 답변이 없자 한 말이다.

최근 소상공인연합회가 정치활동을 금지하고 있는 정관 제5조를 삭제하고, 소상공인연합회의 자유로운 정치활동을 보장해달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정부로부터 30억원에 달하는 정부보조금을 받고 있는 법정단체인 소상공인연합회가 정치활동을 하고 나아가 정치세력화를 추진하겠다는 문제로 시끄럽다.

법정단체의 정치참여는 대부분 정관을 통해 막혀 있다. 가까운 중기중앙회를 보더라도 정치참여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중소기업협동조합법 제8조에서 ‘조합, 사업조합, 연합회 및 중앙회는 정치에 관한 모든 행위를 할 수 없고, 특정인의 당락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금한다’고 명시 돼 있다. 법정단체의 정치활동 자체가 논란이 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이에 소상공인연합회는 다음과 같이 주장하고 있다. “다른 경제단체와 달리 연합회 설립 근거인 ‘소상공인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는 연합회의 정치활동에 대한 규정이 없고, 공직선거법 제87조, ‘그 명의 또는 대표자의 명의로 선거운동을 할 수 없는 기관·단체’에 소상공인연합회는 해당하지 않는다.”

이에 주무부처인 중기부는 떨떠름한 표정이다. 박영선 중기부 장관도 “국민 세금이 투입되는 정부 지원단체가 정치활동을 하는 것을 국민이 원하는지에 답이 있을 것”이라고 말해 우회적으로 ‘안 된다’고 못 박았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지난해 열렸던 ‘8·29 소상공인 총궐기 대회’ 1주년을 맞이해 서울 남산 안중근 기념관 앞에 모였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나라의 자주독립을 위해 행동한 안중근 의사의 정신을 배우기 위함이다. 안 의사가 일본 제국주의에 맞서 싸웠듯이, 소상공인들도 대기업 등의 침탈로부터 이겨내자는 의미다. 이날 소상공인들은 정치활동의 당위성에 대해 한 목소리를 냈다.

이 자리에서 소상공인연합회는 올해를 ‘정치참여 원년’으로 선포했다. 소상공인을 위한 근본적인 정치혁신을 위해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 이상 소상공인들은 정치권의 힘없는 약자가 아닌 적극적인 참여자가 되겠다는 의미다.

하지만 이 같은 주장을 하는 시점이 묘하다. 시계추가 빠르게 내년도 4·15 총선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기존 정당도 세력화된 협·단체의 힘을 빌릴 수밖에 없다. 선거철이 가까워질수록 다수의 회원사를 거느린 협·단체가 정치권에 요구하는 것이 많아진다는 것도 사실이다. 표가 아쉬운 정당에서도 외면할 수 없는 이유다.

어쩌면 소상공인연합회가 ‘정치’를 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국민의 세금인 정부 보조금을 깨끗이 포기하면 된다. 소상공인의 정치세력화를 통해 소상공인을 위한 진정성 있는 정당으로 규합하면 된다. 최승재 회장도 “우리를 대변하는 정당이 나오길 고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과거 노동자와 농민, 영세상인 등을 대변하기 위해 민주노동당이 출범했듯이 그렇게 소상공인을 위한 정당 탄생이 요원해 보이지만은 않는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소상공인들을 위한 정책을, 소상공인들의 건전한 정치참여를 실천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순수한 의도가 왜 지금 시점인지는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든다. 어찌됐던 시점이 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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