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서민층 LP가스시설개선사업 현장 가다-울릉도
[르포] 서민층 LP가스시설개선사업 현장 가다-울릉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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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관망사업 확정, LP가스시설개선 올해로 ‘아듀’

[중소기업투데이 황무선 기자]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가스안전공사가 실시한 현장 사전조사에 따르면 지자체가 제공한 서민층 LPG사용시설 명단 23만3000여개소중 현재 남아있는 LPG호스시설은 약 12만4000여 가구로 추산되고 있다. 올해 서민층 LP가스시설개선사업(이하 시설개선사업)을 통해 약 10만여 가구에 대한 개선이 이뤄지고, 내년 개선대상 약 5만7000여 가구까지 개선되고 나면 지난 10년간 서민층을 대상으로 추진되온 LP가스시설개선사업은 성공적으로 마무리 될 것이란 기대다.

하지만 여전히 숙제도 남는다. 기초생활수급자를 비롯해 차상위, 소년소녀가장, 독거노인 등 서민층 대상이 유동적이라는 점과 현재까지 9년간 사업이 비교적 사업수행이 용이한 곳들을 대상으로 사업이 우선적으로 진행될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재 남아있는 지역의 상당수가 도서지역이나 산간오지 등 비교적 개선이 어려운 곳에 거주하는 취약계층들이란 점에서 현실적인 문제가 있다. 사업종료를 두해 앞둔 올해는 시설개선사업 현장취재 대상을 도서지역으로 결정하고 그 실태를 확인했다. <편집자 주>

2014년부터 1151가구 개선, LPG사용세대 20% 혜택
고령화 등 안전 사각지대 개선, 가스사고 제로화 일조
시설개선사업 D-1년, 산간도서 소외대상 지원책 필요

동해의 대표적 화산섬 울릉도는 98.61%가 산간지역으로 이뤄져 있다. 이렇다 보니 울릉도의 주거지역은 항구를 중심으로 비탈을 따라 방사형으로 이뤄진 것이 특징이다.
동해의 대표적 화산섬 울릉도는 98.61%가 산간지역으로 이뤄져 있다. 이렇다 보니 울릉도의 주거지역은 항구를 중심으로 비탈을 따라 방사형으로 이뤄진 것이 특징이다.

시설개선 9년차, 올해 역대 최대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 계층, 독거노인 및 소년소녀가장 등 경제적으로 살림이 어려운 서민층 LPG 사용세대의 낡고 위험한 호스시설을 보다 안전한 금속배관으로 교체하기 위해 시작된 서민층 LP가스시설개선사업. 이제 이 사업도 올해 9년차를 맞았다.

당초 5년으로 예정했던 서민층 시설개선사업은 그 탁월한 효과와 정책적 유효성이 입중 되면서 지자체의 미개선 가구에 대한 지속적인 개선 요구로 2016년 사업이 5년이 더 연장됐다. 하지만 이 사업도 이제 내년이면 사업이 공식 종료된다.

정부는 2011년부터 2017년까지 지난 8년간의 사업을 통해 국비와 지방비를 합해 1298억5600만원을 투입해 서민층 LPG사용시설 59만6360세대를 개선했다. 사업 종료를 2년을 앞둔 정부는 올해 사업 시행 이래로 역대 최대인 예산인 247억5500만원(정부 198억5000만원, 지방 49억500만원)을 지원해 총 10만21가구를 대상으로 시설개선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중 울릉도는 올해 52가구를 개선할 계획이다.

초여름이 시작되던 6월 하순 서민층 시설개선사업 현장을 방문하기 위해 예년보다 이른 시간 집을 나섰다. 올해는 특별히 내륙을 벗어나 섬 지역의 사업추진 현장을 방문지로 정하다 보니 쉽게 가볼 수 없는 울릉도를 방문지로 정해 이른 새벽 짐을 꾸려 출발했다.

서울역에서 출발, 포항까지 KTX로 약 2시간 반이 걸렸다. 그리고 다시 포항여객터미널에서 배편으로 3시간 반을 달려 최종 목적지인 울릉도 사동항에 도착했다. 집에서 서울역, 포항을 거쳐 울릉도까지 걸린 시간은 환승과 대기 시간을 포함해 약 10시간 정도. 다행히 좋은 날씨 덕을 많이 봤던 일정이었지만, 역시 쉽게 가보지 못할 곳이기에 이번 여정을 통해 왜 울릉도를 ‘신비의 섬’이라 부르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동해안 몇 안 되는 섬이자, 최대 규모의 섬인 울릉도는 면적 72.91k㎡로 부속 도서 중에서도 비교적 큰 규모의 섬이지만 대지는 1.02k㎡(1.39%)에 불과할 정도로 평지보다 산간 지역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대표적 화산섬이다.

인구는 군청이 위치한 울릉읍이 6859명, 서면 929명, 서면 태하 493명, 북면 1437명 등 총 9718명이 거주하고 있다. 전체 세대수는 총 5463세대로 세대당 인구수는 1.78명에 불과했다. 1980년에는 1만9057명이 거주했지만 이후 매년 지속적으로 인구가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울릉읍 도동 중심에 위치한 울릉군청의 모습. 울릉도는 국내 여러 섬들중에서도 쉽게 가보기 힘들고, 여타 다른섬들과 다른 지리적인 특성으로 인하 일명 '신비의 섬'으로 불리고 있다.
울릉읍 도동 중심에 위치한 울릉군청의 모습. 울릉도는 국내 여러 섬들중에서도 쉽게 가보기 힘들고, 여타 다른섬들과 다른 지리적인 특성으로 인하 일명 '신비의 섬'으로 불리고 있다.

변화하는 울릉도, 가스산업도 달라져

울릉도 에너지 사용실태는 전형적인 도서지역의 모습이다. 섬 대부분이 비탈지역으로 항구를 중심으로 마을이 꾸려진 형태를 띄고 있었다. 이렇다 보니 취사는 당연히 LPG를 사용하고 있지만 육지와 달리 소형저장탱크 등이 활성화 되지 않아, 난방은 주로 기름보일러를 사용하는 형태가 일반화 돼 있었다.

최근 울릉도는 한 해 20~30만 명이 찾는 대표적 관광지로 변모하면서 최근 공공시설과 호텔, 리조트, 아파트 등의 건설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섬을 일주하는 도로 역시 정비를 위한 공사가 한 창이었고, 상수도 배관공사에다 신항만 공사도 한창 진행 중이었다. 향후 공항까지 들어설 예정이다 보니 섬의 대부분은 다양한 공사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다.

갈수록 편의를 위한 각종 인프라가 확장되는 과정에 있었지만 울릉도는 아직까지도 도서지역이란 한계로 가스산업의 경우 충전소를 비롯해 소형저장탱크나 중대형 가스시설 등은 전무한 상황이었다. 그나마 정기적인 배편이 확충되며 예전과 같은 에너지 고립으로 인한 공급대란은 없어졌다. 하지만 보다 경제적이면서 안정적인 가스공급을 군을 비롯해 지역주민들이 희망하고 있다 보니 최근 확정된 군단위 LPG배관망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커 보였다.

서민층 LP가스시설개선사업 초기부터 참여해온 우산가스 한광호 대표.
서민층 LP가스시설개선사업 초기부터 참여해온 우산가스 한광호 대표.

 “그래도 2~3년 예전에 비해 지금은 천국입니다. 한 때는 20일정도 배가 못 들어오는 경우도 있었는데, 지금은 웬만한 자연재해 정도는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울릉도 토박이로 태어나 군 제대 후 30여년간 LPG판매점을 운영해온 우산가스 한광호 대표의 말이다. 한때 울릉도에도 4~5개의 판매점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2개 판매점이 섬 전체의 가스공급을 책임지고 있다. 이중 우산가스는 유일한 가스시공면허 보유업체로 시설개선사업을 비롯해 울릉군의 가스시설공사와 LPG공급을 책임져 왔다.

“현재는 월, 수, 금 4.5톤 차에 LPG용기를 싣고 정기적으로 배가 들어오지만 불과 몇 년 전 만해도 배가 못 들어오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렇다 보니 돈이 조금만 모이면 용기를 사고, 다시 조금만 모이면 용기를 사곤 했습니다.(웃음)”

이런 상황을 겪다보니 자연스레 한 사장은 용기 부자가 돼 버렸다. 특히 20여일간 배가 못들 어 온 사태를 겪으면서 그는 아예 그런 비상사태를 대비해 용기 보관창고도 크게 증축했다.

2000여개의 LPG용기를 한번에 보괄할 수 있는 우산가스 대형 용기보관창고.
2000여개의 LPG용기를 한번에 보괄할 수 있는 우산가스 대형 용기보관창고.

 “혹시 어디서 이런 창고(이런 규모) 보셨습니까? LPG용기 2000개가 들어가는 창고입니다.” 현재 울릉도의 한 달 LPG사용량은 약 50톤(5만kg) 정도. 한 사장은 이 정도 양이면 20일은 충분히 버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현재 섬 내에 깔려있는 우산가스 용기도 약 7000~8000여개에 이른다고 했다.

가스공급 중단과 관련해 웃지 못 할 사건도 있었다.

군수 집으로 한 군민의 전화가 왔다. 주민이 “밥 먹었냐” 물었다. 군수가 “네. 먹었습니다. 식사하셨어요?” 물었더니 그 주민은 “그래, 넌 따신 밥 먹어 좋겠다.” 가스가 없어 난 밥도 못먹고 있는데, 너는 따뜻한 밥을 먹어 좋겠다는 항의였다.

“지금은 모두 옛 이야기가 됐지만 진짜 배가 오랫동안 들올 경우 울릉도는 사실상 비상이다. 그럴 땐 배달원들이 모두 나서 각 집집마다 용기 잔량을 확인하고, 여유분을 모자란 곳에 가져다주는 방식으로 가스가 들어올 때가지 버텼다”고 한 사장은 말했다.

 

이희근 울릉군 지역공동체경제팀장.
이희근 울릉군 지역공동체경제팀장.

배관망사업 확정, 기대감 증가

“탱크를 설치할 부지선정 문제로 최근까지 난항이 있었지만, 최근 군 단위 배관망 사업이 확정돼 올해 중에는 착공할 예정입니다”

울릉군청에서 만난 이희근 지역공동체경제팀장은 사업이 완료되기까지 아직 해결해야할 일들이 많이 남았지만 배관망 사업이 완료되고 나면, 울릉도의 에너지산업 인프라와 주민들의 삶도 크게 달라질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한동안 소형저장탱크 설치위치 등 공급시설 문제로 사업 진행에 난항을 겪어 왔던 울릉군 LPG배관망사업은 최근 매인 탱크의 설치 부지 문제가 해결되면서 다시 정상궤도를 찾았다. 현재 사업진행을 위한 본 설계가 진행 중이다. 올해 착공에 들어가 내년 울릉읍 3개 지역에 대해서는 공사를 마칠 계획이다.

“무엇보다 그동안 용기로 공급받던 LPG 공급방식이 배관망으로 바뀌면 가스가격도 크게 낮아질 것이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가스산업 생태계도 크게 변화할 것이란 생각입니다”

울릉군에 대한 배관망 사업이 확정되면서 사실상 정부 지원하에 이뤄지던 서민층 시설개선사업도 올해로 마지막 해를 맞게 됐다. 기본적으로 울릉읍을 비롯한 서면과 북면에도 배관망 사업을 예정하고 있기 때문이란 설명이었다.

군청이 위치한 울릉읍 지역은 내년까지 군 단위 배관망이 구축된다. 하지만 북면과 서면 등은 향후 몇 년은 더 기다려야할 상황이다. 또 실질적으로 배관공사가 어려운 세대도 있기 때문에 향후 군 단위 배관망사업의 제외 대상에 대한 시설개선 대책이 필요해 보였다.
 

시설개선사업 현장. 우산가스 한광호 대표가 금속배관 설치공사를 진행중이다.
시설개선사업 현장. 우산가스 한광호 대표가 금속배관 설치공사를 진행중이다.

LPG시설개선, 사고제로 1등 공신

울릉군은 2014년 200가구를 시작으로 2015년 181가구, 2016년 618가구, 2017년 101가구, 2018년 51가구 등 지난 5년간 총 1151가구를 개선했다. 마지막해가 되는 올해도 52가구를 대상자로 선정해 개선사업을 진행 중이었다.

지금까지 서민층 시설개선사업 세대 수만 보면 수적으로는 많지 않지만 울릉도 전체 세대수와 비교하면 전체 사용세대중 약 1/5이 서민층 시설개선사업의 수혜를 받은 셈이다.

이희근 팀장은 “울릉도의 전체 세대 수는 5490가구이지만, 이중 60세 이상 가구는 33%를 차지하고 있다”며 “대부분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못한 만큼, 노후된 가스호스를 자체적으로 교체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서민층 시설개선사업 덕분에 안전 사각지대에 놓였던 고령가구의 낡은 호스를 금속배관으로 교체하면서 가스사고를 근본적으로 차단할 수 있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울릉도는 전체 인구가 감소하는 추세에 있다 보니 어떤 지역보다 고령가구의 비율은 빠르게 늘어나고 있었다. 연령별 가구 규모를 살펴보면 3가구 중 1가구는 60세 이상 가구였다. 그리고 다음으로 55∼59세 연령이 가장 많았고, 60~64세 연령이 2위를 차지할 정도로 노령화가 심한 지역이었다.

또 평지가 적고 산비탈에 대분의 주택들이 항구를 중심으로 방사형 형태로 구옥들이 빼곡하게 밀집된 형태를 이루고 있었다. 때문에 대부분의 가스용기는 주택 밖 한 귀퉁이를 차지하고 있는 형태였다.

또 신규 주택을 제외한 대부분의 도심 주택은 증축과 재증축을 거치면서 공간을 확장한 형태였다. 현장을 방문한 당일도 금속배관을 설치하기 위해 부엌에서 외부로 배관을 연결하기 위한 벽면 천공 작업중 예상치 못한 전기배선이 나와 가스시설 개선공사를 진행하는데 애를 먹기도 했다.

섬 지역인 울릉도는 타지역과 달리 해풍 등으로 인한 부식이 빠르게 진행되는 특징이 있다.
섬 지역인 울릉도는 타지역과 달리 해풍 등으로 인한 부식이 빠르게 진행되는 특징이 있다.

한광호 대표는 “울릉도는 산간 중심의 섬에 부두를 중심으로 마을들이 발달하다 보니 가스를 보관할 장소가 부족하고, 시공 여건이 좋지 않은 가구들이 많다”며 “도서지역의 특성상 LPG용기나 배관 역시 부식 속도가 육지보다 빨라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육지와 멀리 떨어진 도서지역임에도 불구, LPG가격은 안전성을 유지하고 있었다. 지역적 특수성으로 인해 가스의 선박 운송료를 현재 도와 군이 함께 부담하고 있었고, 내년부터는 아예 비용을 국비로 지원키로 했다는 설명이었다. 때문에 울릉도의 LPG가격은 20kg 기준 5만3000원 정도로 육지와 비교해 다소 높은 편이었지만, 전반적으로 육지에 비슷한 가격을 유지하고 있었다. 오히려 울릉도의 전체 물가가 육지보다 높다는 점을 고려하면 평균치란 이하란 설명이었다.

아울러, 현재는 상업적인 개발이 많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라도 LPG사용량 증가 등 큰 변화는 없었다. 겨울이면 육지로 나가 생활하는 고령자 세대가 많은데다, 최근 인덕션 보급과 함께 난방도 전기히터로 전환되는 곳들이 크게 늘었다는 게 사업자의 설명이었다.

하지만 향후 군 단위 배관망사업이 본격 되고, 가스저장탱크와 충전소, 저장기지 등이 확충된다면 가스산업도 새로운 전성기가 시작될 수 있다는 기대다.

금속배관 설치를 위해 작업차량에서 배관을 절단하고 있 한광호 대표와 시공자의 모습.
금속배관 설치를 위해 작업차량에서 배관을 절단하고 있 한광호 대표와 시공자의 모습.
가스시설 교체 공사후 이상여부를 확인하고 있는 우산가스 한광호 대표.
가스시설 교체 공사후 이상여부를 확인하고 있는 우산가스 한광호 대표.
공사를 마친후 한국가스안전공사 직원이 설치된 시설에 대해 확인검사를 하고 있다.
공사를 마친후 한국가스안전공사 직원이 설치된 시설에 대해 확인검사를 하고 있다.
독도(서도)내 민간인 거주시설의 모습.
독도(서도)내 민간인 거주시설의 모습.

 

독도(서도)에 있는 주민 거주시설를 방문한 한국가스안전공사 직원이 주택 외부에 설치된 가스시설을 점검하고 있다.
독도(서도)에 있는 주민 거주시설를 방문한 한국가스안전공사 직원이 주택 외부에 설치된 가스시설을 점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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