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경제연구원, 양국의 기술 격차 1년...
2014년 1.4년에서 2016년 1년으로 좁혀져

[중소기업투데이 정민구 기자]

중국에 대한 한국의 기술우위가 중국의 약진으로 위협받고 있다. <자료=현대경제연구원>

중국의 '기술 굴기(崛起)'가 만만치 않다. 한국을 빠르게 추격해오면서 양국의 기술 격차는 고작 1년으로 좁혀졌다.

위안화 약세 상황에서 중국 가격 경쟁력이 더욱 높아진데다 기술 격차까지 뱔반 차이가 없어 국내 수출산업은 위기 상황이다.

19일 현대경제연구원은 정민·한재진 연구위원과 김수형 연구원이 작성한 ‘한·중 수출 구조 변화 비교와 시사점’ 보고서를 내고, 한·중 양국의 전체 기술 격차(120개 국가전략 기술 기준)는 2014년 1.4년에서 2016년 1년으로 좁혀졌다고 발표했다.

한국의 기술 우위는 일단 유지됐지만 대부분 분야에서 격차는 급격히 좁아졌다. 우선 전자·정보·통신기술 격차는 1.8년에서 1.5년으로 줄었다. 의료 부문은 1.5년에서 1년, 에너지·자원·극한기술은 0.9년에서 0.4년으로 격차가 작아졌다. 향후 중요성이 커진 바이오(1.7→1.5년), 기계·제조·공정(1.7→1.3년), 나노소재(1.1→0.7년) 등도 모두 2년 전과 비교할 때 격차는 좁혀졌다. 더욱이 중국 우위 항공우주 기술 격차는 4.3년에서 4.5년으로 더  벌어져 관련업계의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이는 고스란히 기술 수준에 반영됐다. 한국의 고위기술 제조업 수출 비중은 2000년 35.8%에서 2016년 30.4%로 줄어든 반면 중국의 고위기술 제조업 수출 비중은 2000년 22.4%에서 2016년 32.6%로 증가하며 2000년대 이후 지속적으로 늘어 조만간 우리나라를 넘어설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게다가 기술 격차가 거의 나지 않는 상황에서 수출 경쟁 격화는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같은 품목에 대한 전체 품목 대상 한·중 수출 경합도 지수(ESI, Export Similarity Index)는 2000년 0.331에서 2016년 0.390으로 상승했다. 2000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ESI는 경쟁관계에 있는 국가가 특정 시장에서 수출을 두고 경합을 벌이고 있을 때 경쟁 정도를 측정한 지표로 1에 가까울수록 양국의 수출구조가 유사, 경쟁이 심화된다는 뜻이다. 석유화학, 철강, 기계, 정보기술(IT), 자동차 등 주력 8대 품목의 ESI는 0.470으로 집계됐다. 석유화학 ESI는 0.7에 달했다.

우리나라가 일부 품목, 국가에 대한 수출 쏠림 현상이 큰 것도 불안 요인이다. 특히 한국 전체 수출의 75%를 차지하는 8대 주력 품목(석유화학·철강·철강제품·기계·IT·자동차·조선·정밀기기)의 한·중 ESI는 2011년(0.425) 이후 꾸준히 상승해 2016년에 0.470을 기록했다. 또 2000년대 들어 한국은 5대 수출국 의존도가 늘었는데 중국은 줄어드는 등 한국의 수출 다변화 진행이 중국에 뒤떨어진 것으로 분석됐다.

이같은 현재 상황에 대해 보고서는 “기술 투자, 연구개발(R&D) 지원, 원천 기술에 대한 개발 사업 확대 등 정부 주도의 기술경쟁력 강화 방안이 필요하다”며 “반도체, 자동차 등 일부 품목에 집중된 수출 구조를 개선하고 인도·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신흥국 시장 진출 등으로 수출 구조를 다변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한 보고서는 "미중 무역전쟁, 글로벌 경기 부진 가능성, 신흥국 경제 위기 가능성 등 하반기(7∼12월)에 불거지고 있는 수출 하방 리스크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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