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머노이드 로봇 필수 기술, “사람 손처럼 유연하게 물체 잡아“
기존 국내 손가락 압력센서 기술 한계 극복, ‘로봇 손기술 새 지평’

'로보월드'에 등장한 '치킨로봇'. 본문과 직접 관련은 없음.
'로보월드'에 등장한 '치킨로봇'. 본문과 직접 관련은 없음.

[중소기업투데이 이상영 기자] 국내에서도 사람과 거의 흡사한 ‘휴머노이드’ 로봇으로 가기 위한 손가락 기술이 개발됐다. 즉, 물체의 강성에 맞춰 잡는 힘을 조절할 수 있는 지능형 로봇핸드 기술이 등장했다. 이를 개발한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 의하면 이는 초정밀 물체를 인지할 수 있는 ‘360도 전방위 촉각센서’ 기술이다.

연구원은 “360도 전방위 압력을 정밀하게 감지할 수 있는 로봇 손가락 개발에 성공했다”면서 “공기압을 기반으로 인가되는 방향과 상관없이 매우 정밀하게 압력을 감지할 수 있는 촉각센서 신기술”이라고 밝혔다. 연구원은 또 ㈜원익로보틱스와 협력, 촉각센서로 물체를 인식하고 유연하게 힘을 제어할 수 있는 로봇손까지 개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에 개발한 촉각센서 기술은 사람 손가락과 유사한 강성(모듈러스)과 형상을 갖는 로봇 손가락이다. 단단한 물체부터 변형 가능한 부드러운 물체까지 모두 유연하게 다룰 수 있다.

연구진은 “기존 3D 형상의 로봇 손가락에 적용되는 압력센서가 물체를 잡는 방향에 따라 왜곡된 신호를 보이곤 했던 기술적 한계를 극복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성능·신뢰성 측면에서도 우수해 로봇 손기술의 지능화에 새로운 장을 열었다”는 평가다. 그 핵심은 3차원 손가락 형태에서도 여러 방향에서 인가되는 압력을 정밀하게 감지할 수 있는 능력이다. 또 사람의 손처럼 자연스럽게 물체를 다룰 수 있는 유연성을 동시에 제공한다는 점이다.

이를 위해 로봇 손가락 기술에 전방위 압력 감지가 가능한 ‘에어챔버형 유연 촉각센서 기술’과 ‘고분해능 신호처리 회로 기술’, 물체의 강성 정보를 실시간 파악할 수 있는 ‘지능형 알고리즘 기술’이 결합됐다. 특히 전방위 촉각센서가 내장된 로봇 손가락을 개발함으로써 로봇이 제조, 서비스 분야 등 다양한 분야에서 더욱 복잡하고 섬세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게 될 것이란 기대다.

특히 로봇 손가락은 센서의 정밀 압력 감지 능력뿐 아니라, 압력 변화에 따라 LED 색상이 변화하도록 했다. 이는 “사용자에게 직관적인 피드백을 제공하는 셈”이란 얘기다. 또 진동 감지 및 무선통신 기능을 통합, 로봇과 인간 간의 소통도 강화했다.

기존 촉각센서는 압력이 가해지는 부분에 직접 센서가 배치돼 있어 고장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그러나 이번에 개발한 센서의 경우 압력이 인가되는 부위에 직접 노출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그로 인해 로봇 손처럼 지속적인 접촉에도 장기간 안정적 동작이 가능해 로봇핸드 응용 분야 확장성이 더욱 향상했다는 평가다.

연구원은 촉각센서 기술을 통해 로봇이 다양한 물체를 더 정밀하게 조작하고 인간과의 상호작용을 크게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360도 전방위 촉각센서’ 기술은 올 하반기에 상용화될 것으로 알려졌다.

전자통신연구원 지능형부품센서연구실 김혜진 책임연구원은 “이번 센서 기술이 로봇과 인간 간 상호 작용을 한 단계 발전시키고 로봇이 우리 사회와 산업에 더욱 깊숙이 통합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앞으로 연구진은 손가락 한 마디를 넘어 로봇손 전체가 인간과 같은 촉감을 가지도록 개발할 계획이다. 또한 압력뿐 아니라 온도, 습도, 광, 초음파 등 인간 감각 능력을 뛰어넘는 초감각 손 개발까지 확장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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