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4월부터 CHQ선재 출하가 t당 10만원 인상 계획
파스너업계, “원자재가 추가 인상은 파스너업계 생존 위협”
... 포스코에 56개 업체 대표 서명 담은 탄원서 전달
“포스코 이어 현대제철 등 동반인상” 우려, 가격인상 방침 철회 요구
“상생협력 및 관련산업 경쟁력 저해 요인 작용”
원소재- 파스너업계-완성차업계 간 협의체 구성, 소통창구·교류 절실
포스코, “파스너조합과 지속 소통하며 상생방안 모색 노력” 입장

한국파스너공업협동조합 회원사 대표들이  지난해 5월 충북 진천 소재 ㈜선일다이파스를 방문해 스마트공장을 둘러보는 모습. [한국파스너공업협동조합]  
한국파스너공업협동조합 회원사 대표들이  지난해 5월 충북 진천 소재 ㈜선일다이파스를 방문해 스마트공장을 둘러보는 모습. [한국파스너공업협동조합]  
자료= 한국파스너공업협동조합
자료= 한국파스너공업협동조합

[중소기업투데이 황복희 기자] 국내 최대 선재 생산업체인 포스코가 오는 4월1일부터 자동차용 부품에 쓰이는 냉간압조용(CHQ) 선재가격을 t당 10만원(7%내외) 인상할 계획이어서, 이를 공급받는 중소 파스너업계가 “생존을 위협하는 처사”라며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한국파스너공업협동조합(이사장 정한성, 이하 조합)은 26일 “파스너산업계는 자동차용 파스너사업에 약 70%가 편중돼 있고 핵심 원자재인 자동차 CHQ(Cold Heading Quality, 냉간압조용 선재) 강재를 포스코에 의존해 사용하고 있다”며 “국제원자재가 하락세 속에서 포스코의 이번 인상은 자사 선재판매 사업 부문 적자를 메우기 위해 중소 파스너업계를 희생양으로 삼는 처사”라고 반발했다.

포스코가 파스너업계에 공급하는 CHQ선재 출하가는 t당 평균 140만~150만원으로 추산된다. 

조합에 따르면, 포스코는 CHQ 출하가를 2021년 2월 t당 10만원, 6월 20만원, 10월 20만원(SCM류) 등 3회에 걸쳐 35% 인상한데 이어, 2022년 4월부로 t당 18만원(CHQ류), 28만원(SCM류)의 추가적인 인상을 했다. 이에 파스너업계는 2년 연속 코로나19 확산까지 가세해 평균 영업이익률이 1%대의 열악한 실적을 보였으며, 지난해부터 다소 숨통이 트이는 듯했으나 이마저도 그 해 4월 파스너산업의 중간 가공공정인 신선공정업계로부터 유틸리티 비용(전기요금, 가스요금 등) 부담에 따른 2만~10만원(t당) 추가 인상까지 더해지면서 설상가상 여파를 견뎌내지 못하게 됐다”고 호소했다.

조합은 “실제로 국제원자재 가격은 지난 1년여간 하락(2023년 3월~2024년 3월 19%↓) 추세에 있고, 또 해외에 직수출하는 업체들은 포스코의 인상기준을 글로벌기업들에게 인정받지 못하고 있어 고스란히 부담을 떠안아야 하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국가기간 산업체인 포스코가 수익성 제고 우선 방침과 적자보전 방침을 중소산업계에 전가시키는 것은 정부정책인 중소기업과의 상생협력을 저버리는 것은 물론 경쟁력 저해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뿐만 아니라 “포스코의 출하가 인상이 시행된다면 이어지는 현대제철의 동반 인상도 예상돼 설상가상의 상황을 맞게 된다”고 덧붙였다. 이에 “원자재를 공급하는 굴지의 대기업인 포스코 등에서 중소·중견기업들과의 상생협력과 해외 수출시장에서의 경쟁력 유지를 위해 인상방침을 철회해 줄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최근 조합은 관련 업계 56개 조합원사 대표의 서명을 받아 포스코에 가격인상 철회를 요구하는 탄원서를 전달하고 포스코의 대응을 주시하고 있다.

정한성 조합 이사장은 “업계가 요구하는 포스코 원자재(CHQ) 출하가 인상 철회가 대승적 차원에서 받아들여져 파스너산업계의 중소기업들에게도 모처럼 불어오는 회복세의 훈풍을 경영실적 상승의 계기로 삼고, 나아가 최대 경쟁국인 대만 파스너산업과의 경쟁력을 만회하는 것은 물론, 대중소 상생협력의 계기가 되어 세계 속에서의 파스너산업으로 발전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포스코홀딩스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77조1270억원, 영업이익 2조5310억원을 기록했으나, 선재판매 사업부의 경우 업황 부진 등으로 적자를 본 것으로 알려진다.

이번 CHQ 출하가 인상을 앞두고 포스코는 업계 대표들과 만남을 갖고 적자 보전 차원의 가격인상 계획을 사전에 전달했으며 이 자리에서 업계 대표들은 반대 입장을 밝혔다고 업계 관계자는 전했다. 포스코가 건설용과 산업용 선재 부문의 적자를 상대적으로 호황인 자동차용 선재 부문에서 메우려한다는게 업계 주장이다. 중소 파스너업계는 포스코로부터 CHQ를 공급받아 이를 자동차용 부품으로 제작해 주로 현대자동차에 납품 하는데, 현대자동차가 원재료 인상분을 반영해주지 않으면 업계가 고스란히 떠안게 된다는 얘기다.

파스너업계는 관련 산업생태계의 선순환 구조를 위해 원소재- 파스너업계-완성차업계 간 협의체 구성을 통한 소통창구 구축 및 교류의 필요성과 함께, 이를 위한 정부 및 유관기관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안과 관련해, 포스코는 이날 오후 본지에 “당사는 원가상승 등으로 인한 CHQ 선재 제품 가격 인상을 사전 안내하였으며, 파스너조합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상생방안을 모색할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라는 입장을 밝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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