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1회 정기 주주총회 개최, '회장·부회장직' 신설 의결
조욱제 사장 "다른 사심, 특정인 있어 신설한 것 아니다"
일각 “특정인을 회장직에 앉히기 위한 기반 다지는 것” 의혹

유한양행은 101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유한양행]
유한양행은 101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유한양행]

[중소기업투데이 노철중 기자] 유한양행이 회장·부회장 직제를 부활시켰다. 회장·부회장 직을 신설하고 사내이사 중 한 명을 선임할 수 있다는 내용의 정관 변경 안건이 주주총회를 통과했다. 유한양행에서 회장에 오른 사람은 창업주인 고(故) 유일한 박사와 연만희 전 고문뿐으로 연 전 고문이 1996년 회장 직에서 내려온 후 단 한 명도 회장직에 오른 바 없다.

유한양행은 15일 대방동 본사 강당에서 진행된 제101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이같이 결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주주총회에서는 ▲2023년 재무제표 승인의 건 ▲정관 일부 변경의 건 ▲이사 선임의 건 ▲감사위원 선임의 건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 ▲임원 퇴직금 지급 규정 일부 변경의 건 등의 안건이 통과됐다.

조욱제 사장은 인사말에서 “글로벌 갈등 국면과 더불어 인플레이션의 불확실한 환경 속에서 주주들의 성원과 임직원들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다양한 성과를 이루는 한 해였다”면서 “2년 후 다가올 유한의 100년사 창조를 위해 올해 글로벌 혁신 신약으로 당당하게 서게 될 렉라자를 필두로 유한양행의 비전인 ‘Great Yuhan, Global Yuhan’을 달성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주총을 통해 조 사장은 연임을 승인받았다. 이정희 이사회 의장의 연임안도 통과됐으며 김열홍 연구개발 사장은 신규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보통주 1주당 배당금 450원, 우선주 460원의 현금배당(총 321억)을 실시하기로 했다.

회사 사유화 논란을 일으켰던 회장·부회장직 신설 내용을 담은 정관 변경 안건은 이날 투표에 참여한 주주의 95%가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조욱제 사장은 “회장·부회장 직제가 신설됐을 뿐 누가 언제 맡을 것인지에 대해선 전혀 모른다”며 “다른 사심이나 목적이 있어서 신설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에 제 명예를 걸고 말할 수 있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진다.

회장 자리에 오를 인물로 거론됐던 이정희 의장은 “글로벌기업이 되면 그에 걸맞는 회장 직제가 필요할 수 있어 신설한 것일 뿐 누군가 회장이나 부회장을 하겠다는 의미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회사 측은 공식 입장문을 통해 “정관 개정의 목적은 향후 회사 규모에 맞는 직제 유연화”라며 “글로벌 연구개발 중심 제약사로 도약하는 시점에서 향후 우수한 외부인재 영입을 위해서도 필요한 조치”라고 밝혔다. 현 직급 체계로는 차상위 직급을 요구하는 인재에 걸맞는 대우를 해 줄 수 없는 상황이라는 설명으로 풀이된다.

저작권자 © 중소기업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