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 올해도 ‘릴레이 수주’ 이어간다

[중소기업투데이 노철중 기자] 2020년 연매출 1조 원 돌파 이후 매년 기록을 갱신하고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지난해 매출액 3조6900억 원대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에는 4조 원을 훌쩍 뛰어넘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6일 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 건선치료제 빔젤스와 뇌전증 치료제 5종을 보유한 벨기에 제약사 UCB와 3819억 원 규모 위탁생산(CMO)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는 회사의 올해 첫 계약이다.

7일 공시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3조6946억 원, 영업이익 1조1137억 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대비 23%, 13% 오른 수치다. 특히 영업이익은 회사 설립 이후 최대 실적이다.

업계에 따르면 이같은 가파른 성장세의 요인은 글로벌 상위 20대 빅파마 중 14개 사를 고객사로 보유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더욱이 이들과 단발성 계약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형성하고 있다는 점이 최대 강점으로 꼽힌다. UCB의 경우, 2017년부터 7년간 파트너십을 유지하고 있다.

이처럼 UCB와 장기 파트너십이 가능했던 이유에 대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세계 최대 생산능력 ▲스피드 경쟁력 ▲안정적이면서도 높은 품질을 바탕으로 고객사와 두텁게 쌓은 신뢰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먼저, 2023년 6월에 단일 공장 기준 세계 최대 규모인 4공장(24만 리터)이 전체 가동을 함으로써 회사의 총 생산능력은 60만4000리터로 대폭 확대됐다. 또한 공정혁신을 통해 바이오의약품 생산에 필수적인 기술이전 기간을 단축하고, 고객사의 긴급 물량 요청에도 유연하고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다.

품질 면에서도 글로벌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99%의 배치(Batch) 성공률을 기록했으며 올해 2월 말 기준 누적 규제기관 승인 건수 268건을 기록해 의약품 제조·관리 전 과정에서 품질 능력을 인정받았다.

ADC 전용 생산시설, 5공장 완공 ‘수주 경쟁력 강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앞으로도 ▲생산능력 ▲포트폴리오 ▲지리적 거점 확보의 3대 축 중심 성장 전략을 통해 수주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지난해 4월 착공한 5공장의 준공 시점을 2025년 9월에서 4월로 5개월 앞당겼다. 5공장은 18만 리터 규모로 완공 시, 총 생산능력은 78만4000리터에 달하게 된다.

향후 항체-약물접합체(ADC) 치료제 등 차세대 의약품 시장의 트렌드를 반영하기 위해 역량을 강화하고 포트폴리오를 확장할 계획이다. 우선 2028년 글로벌 시장 규모가 198억 달러로 예상되는 ADC 분야에 투자할 예정이다.

2021년 최대주주인 삼성물산,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와 함께 유망한 바이오 기업에 지분 투자하기 위해 조성한 2400억 원 규모 ‘라이프사이언스펀드’를 통해, 지난해 ADC 치료제 기술개발 기업 ‘아라리스바이오텍’과 ‘에임드바이오’에 투자했다. 또한 연내 상업 생산을 목표로 ADC 전용 생산시설을 건설 중이다.

차세대 의약품 생산뿐만 아니라 지난해 출시한 임시 발현 플랫폼 ‘에스-초지언트(S-CHOsientTM)’, 신약 후보물질 발굴 플랫폼 ‘디벨롭픽(DevelopickTM)’ 등 CDMO 내 기술력을 높이기 위한 연구개발도 꾸준히 진행할 계획이다. 또한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글로벌 고객사와의 유연한 소통과 잠재 고객사 발굴을 위해 추가적인 글로벌 거점 진출 방안을 다방면으로 검토할 예정이다.

KB증권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올해 예상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각각 4조3312억 원, 1조3920억 원으로 평가했다. 김혜민 연구원은 “올해 달러 약세에 대한 우려가 존재하지만 4공장 효과와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기존 제품 매출상승 및 신규 제품 마일스톤 유입 등에 따라 성장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뿐만 아니라 5공장이 완공되는 내년에도 성장 가능성이 점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