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 업체 '스테이지엑스' 선정, “완전히 새 통신사 될 것”
“자금력과 기술적 한계 등 지속가능한 생존 어려워” 우려도

알뜰폰 업체 '스테이지엑스'가 제4이동통신사로 최종 선정됐다. 사진은 본문과 직접 관련은 없음.
알뜰폰 업체 '스테이지엑스'가 제4이동통신사로 최종 선정됐다. 사진은 본문과 직접 관련은 없음.

[중소기업투데이 이상영 기자] 2대1 경쟁 끝에 제4이동통신사로 최종 선정된 스테이지엑스가 7일 공식적인 자리에서 “내년 상반기 전국망 통신 서비스를 출시하겠다”며 통신 설비 구축에만 6128억원을 투자할 것임을 밝혔다. 이전 제4이통사 결정은 이미 2000년대 중반부터 정부가 추진해왔으나, 지속 가능한 경쟁력과 자본력 등의 이유로 미뤄지곤 했다.

이번에 제4이통사로 낙찰된 스테이지엑스는 지난달 31일 5세대(5G) 28㎓ 주파수 경매에서 최종 낙찰받으면서 제4통신사 지위를 확보했다. 알뜰폰 업체 스테이지파이브는 이를 위해 컨소시엄을 주도적으로 결성한 바 있다. 앞으로 병원, 공연장, 공항이나 서울 명동 등 인구 밀집 지역에 5G 28㎓ 핫스팟을 구축하는 게 대표 사업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시장 전문가들 중엔 제4통사 출범에 대한 의구심이 팽배한 실정이다. 지속적으로 경쟁력을 유지할 만한 자본력과 차별화된 기술을 과연 갖출 수 있을 것인가가 문제다. 자칫 기존 이통3사에 밀려 생존이 힘들 경우 “이통시장의 과점 구조를 깬 자유경쟁”을 내세운 정부의 취지와도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그럴 경우 자칫 거액의 지원금을 혈세로 제공해야 하는 사태도 예상할 수 있다.

더욱이 통신시장은 진입장벽이 높기로 유명하다. 웬만큼 차별적인 기술이나 참신한 아이디어로 승부를 내기가 어렵다. 특히 주파수 효율성과 자금력이 경쟁력을 좌우한다. 이는 15년 가까이 제4 이동통신 사업자를 만들 수 없었던 것도 그런 까닭이란 지적이다.

또한 제4이통사에게 부여될 5세대 이동통신(5G) 28㎓ 주파수의 기술적 한계도 지적되고 있다. 이는 속도는 빠르지만 도달 거리가 짧다. 그래서 서비스 범위를 넓히려면 기지국을 많이 세워야 하는데 그 비용이 감당하기 어렵다. 심지어 기존의 이통3사가 주파수를 할당받고도 애초 부과된대로 기지국을 충분히 세우지 못해, 주파수를 다시 반납하는 사태도 빚어지고 있다.

애초 정부의 취지는 기존 이통3사의 과점 구조를 깨고 한층 자유로운 시장 경쟁을 확보하는 것이다. 제4이통사가 그런 경쟁을 부추기는 도화선이 되길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자금력과 기술적 한계 등으로 시장에서 생존 위기에 오히려 몰릴 가능성도 크다. 그래서 적잖은 전문가와 시장 분석가들은 “상황에 따라선 제4이통사의 생존을 위해 정부의 정책금융과 세제지원이 필요할 수도 있다”고 예상하기도 한다.

또 다른 전문가는 “후발 주자를 살리기 위해 기존 이통3사의 발목을 묶는 차별적 규제도 시행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그렇게 되면 ‘자유 경쟁’이란 애초의 취지가 무색해지는 셈”이라고 지적한다.

그런 가운데 7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스테이지엑스사는 “내년 상반기 중 전국 단위의 서비스를 본격 출시하며 새로운 통신 패러다임을 제시하겠다”며 “각종 수수료와 유통 구조를 바꿔 파격적인 가격의 요금제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서상원 스테이지엑스 대표는 “40여년간 공급자 중심으로 운영됐던 통신 서비스를 바꾸겠다는 목표로 사업을 기획했다”며 “기존에 문제가 되는 소위 ‘호갱(호구+고객)’이 없도록, 고객에게 최대한 혜택이 돌아가는 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서 대표는 또 “네번째 통신사가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통신사가 되기 위해 고객 중심에서 도전하는 통신사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날 기자간담회를 지켜본 다수의 언론은 “목표는 뚜렷했지만, 이를 뒷받침할 만한 재정적 상황 등은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다”며 의구심을 지우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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