켈리 성장세 '숨고르기', 여름 성수기 지나 성공여부 판가름
오비맥주 점유율 46.75%, 하이트진로는 28.47%...격차 2.38%p 좁혀 
경기침체, 수입맥주 공세 등 환경 녹록치 않아...마케팅전략이 관건

켈리 제품 이미지. [하이트진로]
켈리 제품 이미지. [하이트진로]

[중소기업투데이 노철중 기자] 하이트진로가 올해 창립 100주년을 맞아 국내 맥주 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탈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특히 지난해 4월 출시한 신제품 켈리가 선전하고 있어 기대를 모은다. 회사도 전사적으로 맥주시장 왕좌 탈환에 총력을 기울이는 분위기다.

하이트진로는 2012년 이후 맥주 시장 1위를 오비맥주에 내준 후 만년 2위에 머물러 있다. 2019년 3월 테라를 출시하며 1위 탈환을 노렸지만, 코로나19의 여파로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하지만 테라는 출시 50일만에 130만 상자 판매를 기록하며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이후 꾸준히 판매고가 늘어났고 ‘테진아(테라 + 진로이즈백)’, ‘테슬라(테라 + 참이슬)’라는 신조어까지 만들며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테라 이후 4년 만에 선보인 켈리도 초반 강세가 매서웠다. 출시 36일만에 100만 상자, 99일만에 1억병 판매를 돌파했다. aT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2023년 맥주 브랜드별 매출은 카스가 1조5127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테라 4697억원 ▲필라이트 2399억원 ▲아사히 1977억원 ▲켈리 1760억원 ▲클라우드 1674억원 ▲칭다오 1131억원 ▲하이네켄 1087억원 ▲하이트 927억원 ▲버드와이저 916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켈리는 출시 1년도 지나지 않아 매출 순위 5위에 자리한 것은 주목할만하다. 초반 강세가 겨울 들어서 살짝 꺾이긴 했지만 그럼에도 소비자들이 꾸준히 켈리를 찾았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테라 출시 당시 행사장 사진. [하이트진로]
테라 출시 당시 행사장 사진. [하이트진로]

하이트진로의 자존심 회복의 향방은 맥주 성수기인 여름에 판가름이 날 것으로 보인다. 오비맥주와 시장점유율 격차는 많이 줄어들었다. 지난해 오비맥주의 점유율은 46.75%, 하이트진로는 28.47%로 나타났다. 두 회사의 점유율 격차가 전년 대비 2.38%p 줄었다. 하지만 aT 자료를 기반한 통계가 반드시 정확한 것은 아니며, 여러 데이터를 종합한 뒤 시장에서 우위가 어느 한쪽으로 기울어졌다고 판단될 때 승패가 갈리게 된다는 게 업계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켈리 홍보비 지출의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전년에 비해 667억원 감소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2조5204억원, 영업이익 1239억원으로 전년 대비 매출은 0.9% 상승한 반면 영업이익은 30% 급감했다.

하지만 주류업계에선 출시 후 판관비 지출이 늘어나기 때문에 영업이익이 줄어드는 게 일반적이다. 신제품이 시장에 안착하는 기간은 약 2년 걸린다는 얘기도 있다. 지난해 경기침체의 여파도 있었고 원재료 가격의 상승에 따른 판매가격 인상 이슈도 있었다. 사실 켈리의 성공 여부는 올해 여름을 지나야 판단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맥주시장 1위의 키를 쥔 켈리의 성적표가 중요한 이유다.

올해에도 국내 경제는 크게 나아지지 않을 것으로 업계에선 보고 있다. 수입 맥주, 특히 일본의 역습이 거세지고 롯데칠성음료의 크러시와 같은 신제품 출시 등으로 올해 국내 맥주시장은 경쟁이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같은 동일한 조건에서 차별화는 마케팅에서 나오기에, 어느 회사가 어떤 전략을 내놓느냐가 승부의 관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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