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정부 ‘한국 단체관광’ 허용 후에도 정체상태 지속
높은 물가, 환율, 관광지 매력 감소, 혐한 정서 등 작용
연령 낮아진 中관광객 맞춤형 마케팅, 물가 안정화 등 필요

중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명동 입구 모습.
중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명동 입구 모습.

[중소기업투데이 이상영 기자] 중국 정부가 한국 단체관광을 허용한 후에도 유커(游客·단체 관광객)를 비롯한 중국인 관광객들이 늘지 않고 있다. 이는 국내 소상공인과 중소기업들에게도 적잖은 영향을 끼치는 요인이어서,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한국 여행의 매력을 높이는 노력과 다양한 마케팅 전략 등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중국의 한국 단체관광 허용과 중추절, 국경절 특수(9.29.~10.06.) 등에도 불구하고 지난 9월 기준 방한 중국인 관광객의 회복세는 미미해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정이다. 9월 기준 방한 상위 4개국(일본, 미국, 대만, 베트남)의 관광객 수는 코로나19 이전 대비 84.1~106.7%까지 회복됐으나, 중국은 48.8%로 크게 부진한 실정이다.

이에 대해 일단 중국 경제주체의 체감경기 악화를 가장 큰 요인으로 꼽는다. 최근 중국은 주요 실물경기 관련 지표들이 악화되는 등 미래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 특히, 소비자의 1인당 가처분소득 증가율도 최근 둔화하는 흐름을 보여 향후 중국인 소비자들의 체감경기 회복 지연 가능성도 높은 실정이다.

“이에 따라 제로코로나 정책 중단과 함께 국경 봉쇄 해제, 국제선 항공편 증편 등 해외여행 여건 개선에도 불구하고 중국인 관광객의 해외여행 수요 회복은 여전히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또 경제주체들의 체감경기가 악화하면서 코로나19 방역조치 완화에도 불구하고 중국인들의 보복여행 수요가 해외 대신 국내로 집중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또 다른 요인으로 방한 중국인의 특징이 변화하고 있음을 꼽았다. 즉, 개별여행 선호도가 증가하고 연령층도 낮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전반적으로 중국인의 단체여행에 대한 선호도가 감소함에 따라 중국인의 한국 단체관광 재개 효과가 미약한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한국관광의 주류를 이뤘던 단체여행 비율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까지는 전체 관광객의 20%를 상회하는 수준을 유지했으나, 올해 3년 3분기에는 13.8%까지 하락했다. 또한, 방한 중국인의 경우 한국 단체관광 금지 조치(2017년 3월) 이전에는 다른 여행지보다 한국 단체여행에 대한 선호도가 높았으나, 최근에는 다른 여행지와 비교해 선호도가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방한 중국인의 연령층도 이전에 비해 낮아지면서 과거만큼의 관광수입이 창출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방한 중국인 관광객 중 30세 이하 연령층 비율은 2023년 40.6%로 2015년 및 2019년 대비 약 4.8~5.0%p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30세 이하 방한 중국인의 1일 평균 여행 지출경비(2019년 기준)는 약 331달러로 다른 연령층의 평균 경비인 약 346달러보다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중국인 관광객의 둔화 양상을 보여주는 그래프. [출처=현대경제연구원]
중국인 관광객의 둔화 양상을 보여주는 그래프. [출처=현대경제연구원]

특히 한국이 여행지로서의 경쟁력이 약화됐다는 지적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중국인이 한국 이외 방문을 고려한 일본, 태국 등과 비교해 보면 위안화 대비 환율, 물가 등 한국의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약화된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중국인이 한국 외에 방문을 고려한 나라는 일본, 태국 등으로 이들 국가와 경쟁 관계”라고 했다.

그러나 이들 국가의 통화에 비해 원화가 강세인데다, 가파르게 상승한 한국의 소비자물가 등도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2019년에 비해 2023년에 가선 엔화/위안화 환율 상승률은 24.3%에 달할 정도로 위안화 대비 엔화의 가치가 특히 크게 하락했다. 이는 결국 일본 여행에 대한 수요 증가로 이어졌다는 지적이다.

한국의 소비자물가상승률도 일본이나 태국에 비해 높은 수준을 지속, 관광객에게는 부담이 되고 있다. 이 밖에도 관광산업이 발달한 일본이나 태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미흡한 외국인 친화적인 관광 인프라가 미흡하고, 중국 내 혐한 정서 확산 등의 요인으로 중국인의 한국 관광 선호도가 상대적으로 약화됐다는 분석이다.

이에 “중국인 관광객 회복이 국내 경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중국인 관광객의 특성 변화를 고려한 ‘맞춤형 전략’은 물론, 국내 관광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책 노력이 지속돼야 한다”는 주문이다.

이를 위해 중국인 관광객 특성이 유커(游客·단체 관광객)에서 싼커(散客·개별 관광객)로 변화한 만큼 코로나19 팬데믹 이전과는 다른 마케팅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다른 관광 경쟁국에 비해 높은 물가 수준 등 관광객 유치에 부정적인 여건이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한국 여행의 매력도를 높이기 위해 관련 물가의 안정화 대책 등이 지속적으로 추진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연구원은 특히 “방한 외국인 관광객의 국적 다변화, 재방문율 상승 등을 위한 중장기적 관점의 국내 관광산업 경쟁력을 높이는 전략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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