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박한 심정”토로…사내벤처활성화로 신규 일자리 마련

홍종학 장관이 간담회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홍종학 장관이 간담회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중소기업투데이 정수남 기자] “절박한 심정입니다.”

5일 서울 역삼동 팁스타운에서 열린 사내벤처활성화 간담회에서 홍종학 중소기업벤처부 장관의 맺음말 가운데 일부이다.

이는 현 문재인 정부가 청년일자리 창출을 최우선 경제정책으로 내세우고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지만, 우리 경제가 오랫동안 저성장 기조에 빠지는 등 일자리 창출이 녹록치 않은데 따른 발언이다.

7일 중기부에 따르면 이날 간담회에는 홍 장관을 비롯해 김형호 대중소기업협력재단 사무총장,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한국전력 등 등 공기업

과 중견기업 대표 30명이 참석했다.

이번 간담회는 중기부 등 유관부처가 추가경정예산 등을 포함해 하반기 예산 대부분을 청년일자리 창출에 할애하는 등 일자리 창출에 주력하고 있지만, 상황이 다소 어렵기 때문에 마련됐다.

사내벤처 활성화 대책은 미국을 본딴 것으로, 실제 미국은 1980년대 경기침체를 극복하기 위한 방편 가운데 하나로 대기업 내 벤처 활성화 전략을 구사했다. 이과정에서 나온 기업이 구글 니안틱(포켓몬고 개발), 노키아 욜라(스마트폰 개발) 등 사내벤처 기업이다.

노현석 현대차 팀장이 자사의 사내 벤처 운영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노현석 현대차 팀장이 자사의 사내 벤처 운영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서 노현석 현대자동차H스타트업 팀장과 김현수 삼성전자 연구소 창의개발센터 부장이 각각 자사의 사내벤처 우수사례를 발표했다.

현대기아차는 2000년 벤처프라자를 발족하고 그동안 사내벤처 육성과 벤처 투자를 통한 사내외 혁신 벤처 생태계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현대차는 그동안 47곳의 사내스타트업을 발굴해 육성했으며, 이중 11곳은 분사했다. 이들 11곳은 모두 9사의 회사로 거듭났으며, 이중 8개 벤처의 2016년 매출은 1508억원으로 집계됐다.

노 팀장은 “현대차 사내 벤처제도는 기술 융복합에 따른 무한경쟁시개를 맞아  지속적인 변화를 추진하고 있다”면서“현재 완성차에서 그룹사로 선발 범위를 확대했고, 영역도 자동차에 한정했던 것을 신산업 관련 모든 영역으로 확대하고 사내 젬처 육성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현수 부장은 자사의 창의 혁신 활동인 ▲C·LAB에 대해 소개했다. 삼성전자는 2012년 말 창의개발센터를 신설하고 C·LAB을 도입했다. 소규모 혁신 조직인 C·LAB은 삼성전자의 강점인 점진적 혁신과 만나면서 조직 전체의 창의와 혁신 역량을 강화하는데 기여했다.

도전정신과 빠른 실행력, 실패 용인을 골자로 하는 C·LAB이 기존 강력한  리더십, 일사분란한 조직문화, 세계적인 인재 육성책 등과 만나면서 시너지를 냈다는 게 김 부장 설명이다.

김 부장은 “C·LAB은 임직원의 창의 아이디어를 구현 지원하는 사내 혁신프그램”이라며 “C·LAB은 자율권, 수평조직, 성과기반 파겨격보상 등을 근간으로 지난 4년간 그동안 2만1000여명의 임직원이 참여했가”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2015년 C·LAB 스핀오프 제도를 도입한 결과 건강과 미용(8개), 환경·에너지(2개), 유아·교육(5개), 오락·연예(7개), 일상(5개), 정보전달(5개) 등의 분야에서 모두 34개 기업이 발족했다.

그는 “올해 도입 7년차를 맞은 C·LAB은 창의적인 끼와 열정, 남다른 도전정신을 가진 창의 인재들의 무대로 자리매김했다”며“앞으로도 다양한 혁신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어진 간담회에는 홍 장관을 비롯해 김형호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 사무총장과 지난달 사내벤처 육성사업 운영기업으로 선정된 대기업(7사), 중견기업(4사), 공기업(8사), 중소기업(3사) 대표와 사내벤처를 상대적으로 잘 운영하고 있는 삼성전자 등 6개 기업 대표 30명이 참석했다.

홍 장관을 비롯해 대기업, 중견기업, 공기업, 중소기업 대표들이 사내벤처 활성화를 위해 상호 의견을 나누고 있다.
홍 장관을 비롯해 대기업, 중견기업, 공기업, 중소기업 대표들이 사내벤처 활성화를 위해 상호 의견을 나누고 있다.

이들 기업 대표들은 벤처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정책 제안 등을 홍 장관에게 주문했다.

박광식  현대차부사장은 “사내벤처는 기업 내부적으로 혁신동력을 발굴하고, 외부적으로도 운영기업의 인프라와 네트워크를 통해 창업성공률을 배가시키는 유용한 혁신수단”이라며 “ 사내벤처 활성화를 위해서는 제도개선과 성장지원책 등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휴맥스 김성태 전무는 “현재 사내벤처를 육성하면서도 어디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난감하다”면서 “정부가 빠른 시일 안에 관련 규정과 제도 정비, 지원책 등을 마련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홍 장관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한민국이 한단계 도약하기 위해서는 개방형 혁신은 선택이 아닌 필수이며, 사내 벤처를 활성화해 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 많은 성공사례가 나와 사내벤처가 우리 경제의 개방형 혁신을 선도하길 바란다”며 “이번 간담회에서 나온 의견들을 사내벤처 활성화 정책에 적극 반영하겠다”고 부연했다.

사내벤처를 전략적으로 운용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조치현(앞줄 오른쪽) 상무가 활성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사내벤처를 전략적으로 운용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조지현(앞줄 오른쪽) 상무가 활성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현재 중기부는 삼성전자 등 주요 기업이 사내벤처를 운영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 올해 사내벤처 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운영기업이 사내벤처 팀을 발굴하면 정부와 기업은 일대일 연결 지원을 진행한다.

정부는 분사 창업 등에 필요한 자금도 지원한다. 지원 규모는 200억원으로 정부가 100억원, 모기업이 100억원을 각각  출자해 최대 100개팀을 돕는다. 정부는 사내벤처에 세제 혜택도 제공한다.

홍 장관은 맺음말을 통해 “정부가 일자리 창출에 주력하고 있지만, 우리도 답답하다”면서 “사내벤처가 시작인 만큼 민관이 함께 만들어 가야 한다. 정부는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간담회 이후에는  이춘구 기술보증기금 차장이 ▲사내벤처 보증지원을, 이찬형 중소기기술정보진흥원 실장이 ▲분사기업 연구개발 지원을, 양호현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 과장이 ▲사내벤처 지원사업 등을 사내벤처 관계자 30여명에 각각 설명했다.

간담회 이후 이춘구 기술보증기금 차장이 사내벤처 보증지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간담회 이후 이춘구 기술보증기금 차장이 사내벤처 보증지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한편, 중기부는 추가경정예산으로 확보한 2000억원을 청년고용특별자금으로 사용한다. 청년고용특별자금은 올초 2000억원 규모로 지원을 시작했으나, 수요가 많아 지난달 예상이 소진됐다. 중기부는 소셜벤처 활성화를 위해 1200억원 규모 ‘소셜임팩트 투자펀드’를 조성하고, 우수 청년소셜벤처에 1억원까지 창업사업화 비용 등을 지원한다.

국내 실물경제를 총괄하는 산업통상자원부는 산하 기관과 함께 국내총생산(GDP)의 1.5% 수준인 연간 25조5000억원 수준의 예산을 청년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큰 사업과 투자에 집중적으로 투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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