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사피온 등 자체 개발
기존 엔비디아 아성에 도전
삼성·네이버·구글·메타·아마존 가세

SK 자회사 사피온이 개발한 AI반도체. [출처=사피온]
SK 자회사 사피온이 개발한 AI반도체. [출처=사피온]

[중소기업투데이 조민혁 기자] 생성형 AI 열풍과 함께 초거대 AI 구현을 위한 고성능·대용량 반도체 수요가 증가하면서 글로벌 업계는 원활한 칩 공급과 시장 주도권 확보를 위해 자체 칩 개발 붐이 일고 있다.

초거대 AI를 구현하려면 인간의 뇌에서 시냅스 역할을 하는 매개변수(파라미터)가 수십억 개 이상인 AI 모델을 매끄럽게 구동시키는 인프라가 필요하다.

즉, 대규모 데이터 학습과 빠른 연산이 가능한 챗GPT는 기존 반도체가 아닌 AI에 특화된 전용 반도체가 필수다. 그런 점에서 저전력으로 빠르게 복잡한 데이터 연산이 가능한 엔비디아 GPU가 품귀 현상을 빚는 등 폭발적으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현재는 엔비디아는 이 회사의 실적이 AI 반도체 수요를 가늠하고 AI 산업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올라왔는지 판단하는 바로미터가 될 만큼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그러나 구글·메타·아마존도 본격적으로 자자체 AI 칩 개발에 나섰고, 마이크로소프트는 최근 연례개발자회의(Ignite 2023)를 개최하며 첫 자체 AI 칩을 공개하는 등 ‘AI반도체 경쟁’이 불붙고 있다.

특히 MS는 연례행사 ‘Microsoft Ignite 2023’에서 자체 개발한 AI용 GPU ‘애저 마이아’와 클라우드용 CPU ‘애저 코발트’, 애저 부스터 등 을공개하며 데이터센터용 칩을 내재화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도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SK는 ‘SK 테크 서밋’ 행사에서 3년 만에 전작(X220)에 비해 연산성능 4배, 전력효율 2배 이상 향상된 데이터센터용 AI 반도체 ‘X330’를 공개했다.

SK자회사인 사피온은 후속작 X330을 출시하는가 하면, 삼성전자·네이버의 원팀은 상용 기술 수준에 근접하면서 AI 반도체 개발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X330은 엔비디아의 AI용 그래픽카드(GPU) ‘L40S’보다 연산 성능은 약 2배, 전력효율은 1.3배 우수하다는 내부 테스트 결과를 얻었다는게 회사측 설명이다.

특히 “경쟁사 GPU(엔비디아의 L40S GPU)를 X330으로 교체하면 소나무 1,130만 그루를 심는 탄소저감 효과가 있다”면서 “데이터센터 운영을 개선해 고객사가 총소유비용(TCO)을 절약할 수 있는 비용 효율성·우수성이 뛰어나다”고 했다.

이처럼 향상된 성능 및 전력효율을 기반으로 거대언어모델 지원을 추가하고 개선된 TCO(총소유비용, Total cost of ownership)를 통해 AI 서비스 모델 개발 기업 및 데이터 센터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AI 모델은 데이터를 입력하는 ‘학습’과 원하는 결과를 얻어내는 ‘추론’으로 나뉘는데 사피온은 추론 영역에서 사업을 확장하겠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네이버는 지난해 12월 협력키로 발표한 지 약 11개월 만에 프로그래머블(FPGA) 기반 AI 반도체 테스트를 성공적으로 완료하며 상용 수준 기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프로그래머블(FPGA) 기반 AI 반도체는 용도에 맞게 프로그래밍이 가능한 것이다. 회로 변경이 불가능한 일반 반도체(ASIC)와 달리 필요에 따라 회로를 다시 구성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AI 반도체 칩은 AI 모델에 최적화된 프로그래밍이 필요하기 때문에 삼성전자와 네이버는 FPGA를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양사는 초거대 AI 모델을 구동하여 상당한 성능 결과가 보여준 것으로 평가된다. 시험 평가에 쓰인 초거대 AI 모델은 네이버의 하이퍼클로바X로 추정된다. 또한 AI 모델 경량화에 뛰어난 성능을 보유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같은 AI 모델 경량화는 초거대 AI 모델 크기를 줄여 보다 빠르고 효율적으로 구동한다는 의미다. 특히 AI 경량화 기술 중 하나인 ‘파인 그레인드 프루닝’ 분야에서 세계 최고 성능을 확보한 것으로 관측됨으로써 세계적인 ‘AI 반도체’ 경쟁에서 우위를 점한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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