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 암호 키 분배, 양자 통신 분야 연구도 활발
“QKD, 암호 키 전송 거리 및 속도 한계 돌파” 경쟁도 가열
원자핵 기반 ‘양자 계측 및 센싱 기술’도 발전

양자 통신의 암호 키 분배에 관한 개념도.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양자 통신의 암호 키 분배에 관한 개념도.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중소기업투데이 조민혁 기자] 양자컴퓨팅과 함께 특히 중요한 것이 양자 통신 기술, 양자 계측과 센싱 기술 등이다. 특히 양자통신 기술은 “양자성을 사용함으로써 기존의 방법으로는 실현할 수 없는 통신 프라이버시 및 안전성을 확보하는 것”으로 정의된다.

한국기초과학연구원에 의하면 특히 그 핵심은 ‘양자 암호 키 분배’(Quantum Key Distribution, QKD)다. 이는 암호 키를 얼마나 빠르고 정확하게 전송하느냐가 중요하다. 그러나 많은 과학자들은 “현재의 QKD는 암호 키 전송 거리 및 속도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현재의 ‘BB84 프로토콜’에선 광섬유를 사용하는 현재 성능으로는, 광자가 도달하는 거리가 제한되고 있다. ‘BB84 프로토콜’은 송·수신자 간 QKD 과정 중에 양자 역학의 원리에 의해 도청 여부를 탐색할 수 있고, 어떤 도청자인지도 정확히 알 수 있을 정도의 보안 성능을 지닌다.

하지만 현재의 기술로는 약 100km만 전송할 수 있고, 속도는 약 1kbps이다. 최근엔 컴퓨터 통신 등에서 보통 메가헤르츠(MHz)로 표시되는 클록 펄스의 발생 주기인 ‘클록 속도’가 지난 2015년경 1GHz대에 이르는 기술이 개발되기도 했다. 또한 전송 거리를 연장하기 위해 ‘신뢰 노드(trusted node)’라는, 안전성이 보증된 네트워크화가 시도되고 있다.

이 분야에서 역시 선도적인 위치를 점하려는 경쟁이 나라마다 치열하다. 기술분석 사이트 ‘IT파인드’에 따르면 미국 고등연구계획국(DARPA)은 의 워싱턴DC에서의 실험을 통해 QKD 업그레이드를 시도하고 있다.

중국은 베이징-상하이 간 2000km의 간선과 허페이 등에서의 시내 네트워크를 완성시키는 등 대형 실장(디바이스)에서 앞서나가고 있다. 이에 미국에서는 민간기업이 QKD 네트워크를 제공하기 시작하며 맞서고 있다.

유럽 역시 EU 차원, 혹은 영국,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등 나라마다 QKD 첨단화를 위한 양자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최근에는 단순히 QKD 장치를 안전한 연결지점으로 잇는 것뿐 아니라 키 생성 제어, 키 관리, 공급과 같은 키 제공 플랫폼으로서의 연구개발도 이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기술의 품질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QKD 장치의 가격 경쟁력이다. 이를 위해 최근엔 기존의 코히런트(Coherent) 광통신 부품으로만 구성할 수 있으면서도, 기존 기술과의 친화성이 높은 ‘CV-QKD’가 주목받고 있다. 이는 광통신과의 파이버 코어(fiber core) 공유가 가능하다는 점이 입증돼 실용화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한편에선 “실장 안전성을 포함한 무조건적인 안전성이 증명되지 않았다”는 반론도 제기돼 귀추가 주목된다.

통신 기술의 일환인 e-SIM의 이미지. 본문 기사와 직접 관련은 없음. [출처=인피니언]
통신 기술의 일환인 e-SIM의 이미지. 본문 기사와 직접 관련은 없음. [출처=인피니언]

양자 계측·양자 센싱 분야도 빠르게 발전

양자 기술은 기존의 계측이나 센싱 기술이 갖는 한계를 돌파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양자의) 각속도에 따라 원자파의 양자 간섭 위상이 변화하는 효과를 이용하면 고감도 자이로스콥을 실현할 수 있다”고 한다.

애초 기존 센싱 기술은 광검출 자기 공명을 발견한 후 급속히 발전했다. 기초과학연구원은 “그 후 다이아몬드 결정으로 엔지니어링 된 양자시스템(양자 NV 센터)을 이용하는 양자 센서 연구개발이 진행됐다”고 돌이켰다. 그 결과 자장이나, 전장, 온도, 압력, pH 등의 측정에서 기존 센싱 기술을 능가하게 될 가능성을 찾았다.

이같이 개발된 양자 센싱 기술은 뇌, 심장, 세포, 단백질 구조 분석 등의 바이오 센터에서부터 금속 결함 검출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센서 디바이스의 보급뿐 아니라, 지름이 수 나노미터 정도인 다이아몬드 입자를 사용한 센싱 기술로 생명 현상 및 세포내 환경을 양자 계측하는 연구도 성행하고 있다.

현재 전문가들이 공감하는 대표적인 양자 센싱 기술 중 하나는 이른바 ‘안정동위체핵’을 초고감도로 계측하는 ‘초편극 MRI’가 꼽힌다. ‘안정동위체핵’은 “에너지적으로 안정돼 지구나 우주의 나이 정도의 시간으로는 변화하지 않는 원자”로 정의된다.

초편극 MRI는 이런 안정동위체핵을 검체에 투여함으로써 고감도로 MRI 촬영을 하는 기술이다. 또한 이를 바탕으로 방사선 피폭이 없는 안전한 분자 이미징 진단을 위한 연구가 세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미국 GE 헬스케어는 이와 관련한 장치를 개발, 세계 23개 지역에 보급, 수백명 규모의 임상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이 외에 ‘양자 얽힘 센싱’기술도 연구 중이다. 이는 광 또는 물질의 양자 얽힘을 이용하는 계측 기술이다. 대표적인 예로는 ‘양자 얽힘 현미경’이 있다. 이는 현미경의 레이저 빛 대신 양자 얽힘 빛이 사용되며, 해상도를 획기적으로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또 양자 광간섭 단층계(양자 OCT)라는 이미징 응용 방식의 계측 기술도 알려져 있고, 원자 기체계를 이용하는 물질의 양자 얽힘에 의한 센싱도 연구되고 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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