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 컴퓨팅 중심 양자기술 속도, 기존 슈퍼컴퓨터와 차원달라
美·中·EU 등 선도, 우리도 ‘표준화 포럼’ 등 국제표준 주도 전략 모색

양자기술 연구소. [출처=한국전자통신연구원]
양자기술 연구소. [출처=한국전자통신연구원]

[중소기업투데이 조민혁 기자] 2일 국내에서 각계 전문가 그룹으로 구성된 ‘양자기술 표준화 포럼’이 발족되면서 새삼 양자기술과 그 개발 동향, 향후 기술 전망 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국표원)이 주도한 ‘포럼’은 국제전기기술위원회가 ‘양자기술 국제표준화 위원회’를 신설하는 등의 흐름 속에서 우리 나름의 리더십을 확보하겠다는 의지가 배어있다.

양자기술(Quantum Technology)은 초고속 대용량 연산, 초신뢰 암호통신, 초정밀 계측 등을 가능하게 하는 첨단기술이다. 이는 인공지능, 신약·신물질 개발, 광물 탐사, 금융·보험, 물류·운송, 자동차·항공·조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앞으로 예측 불가한 변화를 야기할 것으로 전망된다.

좀더 구체적으로 양자기술 분야를 세분화하면, 양자 컴퓨터, 양자 시뮬레이터, 양자 암호 키 분배, 양자 통신 등으로 나뉜다.

한국전자기술연구원이나 전자통신연구원, 정보통신기획평가원 등 국내의 다양한 연구기관들도 관련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들 연구에 따르면 양자 기술에는 양자 컴퓨터, 양자 시뮬레이터, 양자 통신, 양자 센싱 등 다양한 기술이 포함된다.

이미 미국, 중국, EU 등 주요국들도 양자 기술이 차세대 산업 경쟁력을 좌우할 것으로 인식, 대규모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특히 대기업들도 차세대 암호기술인 양자 암호 키 분배, 그리고 양자 컴퓨터에 대한 천문학적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우리나라도 지난 2021년 4월, ‘국가 미래 전략기술’ 확보 차원에서 “양자기술 연구개발(R&D) 투자전략을 확정하고, 도전적인 원천기술 개발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애초 양자기술 내지 양자컴퓨터 연구의 시초는 지난 2014년 캘리포니아 대학교 산타바바라 캠퍼스의 마티니스(Martinis) 연구 그룹에 의한 ‘초전도 5 큐비트 디바이스’에 대한 ‘충실도’ 동작 실증에서 비롯됐다.

[사진=SK텔레콤]
대기업도 양자기술 투자 및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SK텔레콤]

이에 관해선 또 다른 설도 있으나, 최근 ‘IRS글로벌’은 “비슷한 시기에 미국의 IT 기업이 연구개발을 시작한 것이 밝혀졌고, 소프트웨어ㆍ하드웨어 스타트업이 잇따라 설립되었다”며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그런 초기 연구 이후 가장 대표적인 성과를 보인 분야가 ‘초전도 큐비트’와 ‘이온 트랩’이다. 이 밖에도 광양자, 반도체 양자 도트, 토폴로지컬 양자 등도 꾸준히 연구 개발됐다. 다만 “이들 모두 현재의 시스템상의 양자 게이트의 오류 빈도가 높고, 의미 있는 결과를 얻을 수 있는 프로그램(양자 회로)의 크기가 한정되어 있다.”면서 “집적도와 게이트 정밀도는 양립하기 어려우며, 오류 내성 양자 컴퓨터를 실현하는 데에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딱히 가시적인 오류 내성이 없는 양자 컴퓨터상에서 논리 오류를 허용하면서도, 양자 컴퓨터에서 최초로 실행 가능한 계산을 실행하는 것이 중요한 연구개발”이란게 중론이다.

현재 알려지기론 기존 슈퍼컴퓨터로는 1만 년이 걸리는 난수생성 계산을 53 큐비트의 양자프로세서를 통해 단 200초 만에 실행한 바 있다. 구글 연구팀이 2019년 10월에 이같은 사실을 발표, 긴가민가 하면서도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또한 텐서 네트워크(Tensor Network)를 이용하는 등 계산을 조정, 슈퍼컴퓨터의 계산 시간도 크게 단축했다.

이처럼 양자기술과 컴퓨팅의 하드웨어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그 계산 능력을 이끌어내는 소프트웨어의 중요성도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 소프트웨어 개발의 기반인 프로그래밍 언어 및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SDK)가 이미 제공되고 있다. 또 실제 기기 및 시뮬레이터에서 양자 프로그램을 실행할 수 있는 클라우드 플랫폼도 등장했다.

특히 전자통신연구원에 따르면 작은 양자 회로와, 통계 처리 및 최적화를 조합해 연산하는 ‘변동 양자 알고리즘’도 최근 잇따라 제안되고 있어, 앞으로도 발전 속도는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하지만 아직 “양자 화학 계산과, 기계학습 태스크에서의 양자 컴퓨터의 우위성을 실증하지는 못하고 있다”면서 “다만 클라우드 양자 컴퓨터를 제공하는 등 킬러앱을 탐색하는 환경은 갖추어지고 있다. 통계 처리를 통한 노이즈 보상 기술도 개발되고 있다”는게 현재까지의 양자컴퓨팅 기술의 발전 단계다.

최근, 국제전기기술위원회 산하의 국제표준화기구(IEC, ISO)에서도 이처럼 빠르게 발전되는 양자기술 개발 추세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 영국, 중국 등 선도국 중심으로 ‘양자기술 표준화 위원회’를 신설한 바 있다.

이에 우리나라도 그간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에서 ‘양자기술 백서’를 발간하거나, 2022년부터 ‘양자기술 표준화 평가그룹(SEG14)’을 설립하고, 표준화 로드맵을 개발하는 등 국제표준화 위원회 설립 활동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이번에 출범한 ‘양자기술 표준화 포럼’은 컴퓨팅, 통신, 센싱, 소재의 4개 분과로 구성된다. 운영사무국은 한국전자기술연구원과 한국기계연구원이 공동으로 지정됐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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