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硏 “국내 금융권, 투자수요 예상 동남아지역 적극 공략”
딜 발굴, 자금지원, 펀드판매, 펀드설정 및 운용 등 역할분담 필요

사진은 본문 기사와 직접 관련은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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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투데이 이상영 기자] 저성장, 고물가 시대를 극복하기 위해선 인프라 투자와 개발이 중요하다는 제언이 나와 눈길을 끈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그간 정부 중심으로 육성돼 왔으나 최근의 고물가·고금리 환경 속에서 세계 각국에서 민간투자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를 위해 연구소는 전세계 인프라금융 시장 동향을 지역별·산업별로 진단하고, 인프라 펀드/PF 부문 글로벌 선두주자인 호주 매커리 그룹과 일본 3대 금융그룹의 사례를 분석, 비교했다.

이에 따르면 국내 금융그룹들의 경우 거점 진출국, 특히 동남아국가를 중심으로 신규기회를 모색하고, 전세계적인 탄소중립 및 에너지 전환 트렌드 속에서 유망분야로 자리매김한 ‘그린 산업’을 중심으로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주장이다.

또 그린 인프라금융을 추진하되, 그룹 탄소중립 등 ESG경영 실천과의 연계성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연구소는 “일단 글로벌 사례를 참고해 대내외 시너지를 강화하면서 인프라금융을 확장할 수 있는 전략을 추진할 것”을 제안했다. 뚜렷한 대체시장이 없는 ‘아세안 성장의 시대(The ASEAN Century)’가 도래했다는 점에서, 향후 투자수요가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동남아 지역을 적극 공략할 것을 주문했다.

동남아는 세계 3위 인구 규모(6억8000명), 5위 경제 규모(3조6000억 달러), 높은 경제성장률(’22년 평균 5.5%)로 인프라 개발압력이 큰 반면, 아직 인프라 수준이 열악하고 민간투자는 저조한 실정이다.

이에 “국내 은행들은 딜 발굴, 자금지원, 펀드판매(개인고객 대상), 운용사는 펀드설정 및 운용, 펀드판매(계열사 및 기관투자자 대상)로 역할을 분담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증가하는 개인고객의 인프라 투자 니즈에 맞춰, 은행은 퇴직연금(DC, IRP) 운용 시 우량 인프라펀드 투자 비중을 확대, 고객을 유치·유지하고, 수익성을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또 인프라 프로젝트를 통해 발생·획득한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나, 탄소배출권(Carbon Credit) 등을 활용해 그룹 탄소중립 실현에 기여할 수 있다. 단, “2차적으로 환경파괴, 지역주민 피해 등을 발생시킬 수 있는 그린워싱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는 지양할 것”을 주문했다.

실제로 최근 미국에서 계획되던 2000km 길이 탄소포집·저장 관련 파이프라인 건설 프로젝트인 ‘하트랜드 그린웨이’의 사례를 들어 주의를 당부했다. 이 사례는 블랙록, 발레로에너지(미국 에너지기업) 등에서 총 31억 달러의 투자를 받았으나, 파이프라인 경로 인근 지역주민과 환경단체들의 반발로 결국 무산되고 말았다.

한편 연구소는 “지난 10년간 지역별·섹터별 글로벌 민간 인프라금융 시장 동향을 분석한 결과, 아시아에서 북미로, 화석연료·교통 등 전통적 인프라에서 ‘그린 인프라’로 투자자금이 이동하고 있다”고 추세를 전했다.

북미지역의 경우 신규인프라 구축보다는 노후화된 기존 인프라를 개량하는 목적의 프로젝트가 많다. 비교적 성과목표가 구체적이고 신뢰성 있는 수요예측이 가능해 투자위험이 낮은 점이 특징이다.

특히 아시아지역에선 신규 인프라가 축소되고 있다. 이는 인도에서의 과도한 입찰경쟁 및 저가수주 경쟁, 복잡한 인허가 절차, 통계자료 부실, 제도변화에 따른 기업부담 가중 등의 문제가 발생하며 다수 PPP 프로젝트가 지연·철회된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또한 전세계적으로 강력한 에너지 전환을 추진함에 따라 ‘그린’ 분야로 자금이 집중됐다. 코로나19로 인한 급격한 비대면화로 통신 분야 투자도 확대되고 있다.

예를 들어 호주 매커리 그룹은 자국내 우호적 제도하에서 계열사간 시너지를 극대화하여 일찍이 인프라금융에 대한 전문성을 축적함으로써 글로벌 1위 인프라 운용사 지위를 획득한 바 있다.

이 회사는 단순 펀드 운용·성과보수(매커리 AM)뿐 아니라 인수 과정에 계열사가 참여하여 IB 자문·인수주선(매커리 캐피탈), 대출이자(뱅킹 & 파이낸셜 서비스) 등 다양한 형태의 수익을 수취한 것이다.

일본 3대 금융그룹은 2010년대 초 정부 지원책, 유럽계 금융회사 입지 축소 등 우호적인 환경을 활용했다. 국책은행-제조·건설기업-종합상사 등과의 적극적인 협업을 통해 전세계 PPP에 참여한 결과 글로벌 PF대출 선두주자로 빠르게 부상하고 있다.

한편 전세계 인프라 투자규모는 2021년 4조7000억 달러로 최근 10년간 연평균 3.7%나 성장하고 있다. 인프라 투자는 건당 투자규모가 크고 회수 기간이 길어 진입장벽이 높고 단기적 관점의 접근이 어려워 정부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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